본격적인 여름휴가철에 대비해 ‘바캉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묵혀 왔던 살을 단기간에 빼는 ‘폭풍 다이어트’를 하는 이가 많은데 ‘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일주일에 1㎏ 이상 체중을 급격히 감량하게 되면 영양부족이나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원푸드 다이어트’나 식욕억제제는 영양분 결핍을 초래해 신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간에 무리를 주게 된다.
또 급격한 체중감량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유발할 수 있다. 내장지방 조직이 과다하게 분해되면서 축적된 지방산이 지방으로 전환된 후 간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즉 과다한 유리지방산(free fatty acid)이 유입돼 간을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다.
이향림 서울시 북부병원 내과장은 “간은 우리 몸의 화학공장으로서 영양물질 대사·혈액조절·쓸개즙 생성 등을 담당하며, 전체의 80% 이상이 손상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며 “한번 손상되면 쉽게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성 간염도 간을 손상시키는 주원인이다. 간염 바이러스는 간에 ‘지하당’을 만들고 번식한 후 간세포를 파괴시키며, 궁극적으로 간 기능을 손상시킨다. B·C·D형 바이러스만 만성 간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중 B형은 국내 간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한국 성인의 약 7%는 B형간염, 1%는 C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인 것으로 추측된다. D형은 국내에서 찾기 어렵다.
간은 손상에 대비해 충분한 예비기능을 보유하고 있으며, 간세포가 절반 이상 파괴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간의 손상 정도가 심한 경우가 많다.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는 6개월에 한번 정도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를 받아 간기능을 점검해야 한다. A·B형간염은 백신이 나와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받으면 된다. 그러나 C형간염의 경우 개발된 백신이 아직 없기 때문에 평소 생활습관을 관리해 감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불필요한 양약, 생약, 건강기능식품 등을 복용하면 오히려 간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는 게 좋다. 지나친 음주도 간질환의 주요인으로 평소 절주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