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부터 확대 시행되는 포괄수가제에 대해 반대입장을 고수해 온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정부정책을 수용하는 대신 1년의 시행기간 동안 합리적인 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려했던 복강경 자궁수술 거부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학회 측은 18일 성명서를 통해 “7월부터 확대 시행되는 포괄수가제는 위기상황인 산부인과에 더욱 치명적인 제도가 될 수 있다”며 “상급종합병원에서 한번도 제대로 시행해보지 않은 제도를 유독 산부인과만 전면적으로 시행한다면 결국 환자에게 가장 많은 피해가 집중되고, 산부인과 수술의 발전 및 중환자진료가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 때문에 위험이 적은 정상산모의 제왕절개술과 개복에 의한 자궁절제술만 우선 시행하고, 제도가 개선된 이후 적용범위를 확대해 나가자고 요청해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회 관계자는 정부정책을 수용한 이유에 대해 “정책결정권은 우리에게 있는 게 아니며, 이 제도의 문제점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실제 시행해 보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1년의 시행기간 동안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제도를 합리적·이성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정부도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이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명문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정호 산부인과학회 사무총장은 “포괄수가제 시행으로 인한 피해는 산부인과학회에서 감수할 것”이라며 “제도의 문제점을 국민에게 알리고 이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선행 산부인과학회 이사장은 “1년 안에 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대정부투쟁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