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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뿌리라고 아무나 먹지 마라
  •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 등록 2013-05-04 21:05:04
  • 수정 2013-05-09 21: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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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여성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 기맥 약한 태음인에게도 해로워

김달래 한의원 원장

어린 시절 먹을 것이 없을 때는 늦가을부터 칡뿌리를 캐서 물고 다녔다. 씁쓸하면서도 입안에 물고 있으면 단맛이 나는 칡뿌리 생각에 가끔 약장 속의 칡을 입에 넣어보지만 영 그 맛이 나지 않는다. 칡 속에는 전분이 들어 있어서 칡뿌리를 잘게 쪼개 망치로 두드린 다음 물 속에서 씻어내면 녹말이 분리된다. 이를 침전시켰다가 말리면 고운 녹말을 얻을 수가 있는데 이를 갈분(葛粉)이라 부른다. 칡은 뿌리인 갈근(葛根)을 한약재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꽃인 갈화(葛花)는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셔 병이 났을 때 약으로 사용한다. 때로는 잎사귀도 약으로 쓴다.

이소플라본 계열 성분, 석류의 600배

칡은 콩과 식물로 그 뿌리는 늦가을 이후 잎이 떨어진 다음 채취한다. 단맛이 많이 나는 게 질 좋은 것이고, 여름철에 채취하면 쓴맛이 강해 질이 떨어진다. 생칡에는 전분이 약 20%, 말린 칡뿌리 속에는 약 37% 들어 있다.
콩과 식물에는 이소플라본(isoflavone)계 성분이 주로 들어 있다. 다이드제인(daidzein), 다이드진(daidzin), 푸에라린(puerarin), 베타시토스테롤(β-sitosterol), 아라키딘산(arachidic acid) 등이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 자료를 보면 이소플라본이 칡 1㎏당 뿌리에는 9115㎎, 꽃에는 318㎎, 잎에는 145㎎이 함유돼 있다. 이는 콩보다 30배, 석류보다 600배나 많은 것이다.

다이드제인 성분이 여성호르몬 역할

칡은 맛이 달면서 성질이 평이해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잘 맞다. 칡뿌리는 머리가 아프고 등이나 목 뒷쪽이 결린 증상을 완화시킨다. 목이 마르거나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도 개선한다. 또 몸에 열이 많아서 얼굴이나 피부가 붉은 사람의 피부병을 치료한다.
실험적으로도 칡뿌리는 성장기 생쥐의 자궁 중량을 늘려준다. 이는 칡 성분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작용을 하기 때문인데 다이드제인(daidzein)이 이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칡은 처음에는 혈당치를 올리지만 나중에는 하강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사상의학 처방 가운데 칡이 가장 많이 들어가서 주재료로 사용되는 처방으로는 태음인에게 좋은 열다한소탕, 청폐사간탕, 갈근해기탕 등이 있다. 한 첩당 칡뿌리가 12~16g이나 들어간다.

칡은 석류보다 강하다

며칠 전 53세의 부인이 필자를 찾아왔다. 갱년기 증상으로 고생하는데 칡을 먹었더니 간염증효소 수치가 400 넘게 나왔다고 했다. 아랫배가 차고 손발이 시려워 평생을 고생했는데 3년 전부터 갱년기가 시작되었다고 했다. 그 이후 수시로 더웠다가 추웠다 하는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어느 날 방송에서 여성들의 갱년기 증상에 칡이 좋다고 해서 집에서 달여 먹었더니 이런 상태가 되었다고 했다.
칡은 만만한 약재가 아니다. 비록 칡의 전분으로 냉면을 만들어 먹기는 하지만 칡전분과 칡을 달여 먹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칡 속에 이소플라본이 많다고 해서 모든 여성들에게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세상에 강력한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핵무기가 비록 강하지만 함부로 들이댈 수 없는 것처럼 칡 속에 여성호르몬으로 작용할 수 있는 물질이 많다고 해서 갱년기증상을 앓고 있는 모든 여성들에게 다 좋다고 여긴다면 말도 안되는 소리다. 그만큼 칡은 체질과 증상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몸에 상당한 손상을 줄 수도 있다.

맥이 약하거나 위장병 있으면 먹지 말아야

칡뿌리는 한번에 16g 이상 먹지 않는 게 좋다. 오랫동안 먹을 때에는 반드시 한의사와 상의한 다음 복용해야 할 정도로 한약 가운데서는 강한 약에 속한다. 특히 맥이 약하거나 목소리에 힘이 없는 사람, 위장병이 있거나 식은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사상의학에서는 칡을 몸에 열이 많은 태음인의 약으로 사용한다. 또 비록 태음인 체질이라 할지라도 맥이 약하고 장이 약한 사람에게는 칡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소음인 체질인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칡을 먹지 않는 게 좋다. 중국 금나라 때의 유명한 의가인 장원소(張元素) 선생도 “칡은 위의 기운을 상할 우려가 있으므로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몸이 차고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은 칡을 많이 먹거나 오래 먹으면 소화력이 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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