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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끼 식사는 소음인 체질에 맞다
  •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 등록 2013-03-21 14:52:00
  • 수정 2013-03-26 20: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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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양과잉시대, 1일1식은 소화력 약하고 천천히 먹는 소음인에게 적합

김달래 한의원 원장

요즘 1일1식이 한창 관심을 끌고 있다. 하루 한끼를 먹으면 비만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혈관이 깨끗해지고 피부가 매끄러워지며 면역력이 증강되고 뇌가 활성화돼 건강하게 오래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이에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사상체질로 보면 소음인에게 적합한 식사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생명체는 먹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먹이가 많으면 개체수가 늘어났다가 먹이가 줄면 개체수도 감소한다. 인류도 마찬가지라 끊임없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한 결과 25만년 전에 지구상에 등장한 인류는 1만년 전쯤에는 전세계 인구가 약 530만명으로 늘었고, 예수가 태어났을 때에는 2억명 정도로 증가했다.
그러다가 1650년대쯤에는 약 5억5000만명 정도, 영국의 맬더스(Malthus)가 1798년 인구론을 출간했을 당시에는 약 8억명으로 늘었다. 1804년 10억명, 1927년 20억명, 1974년 40억명, 1999년 60억명으로 급속히 증가해 2012년 현재 세계인구는 70억명을 넘어섰다. 가히 혁명적으로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1800년 이후에는 산업혁명으로 농업기술이 발달하면서 식량의 생산성이 늘어나면서 인구가 급증했고,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의학이 발달하면서 인구폭발이 일어나게 되었다.
사실 인류는 오늘날과 같이 영양과잉 상태를 살아본 적이 없었고 평균수명도 오늘날과 달리 짧았다. 사람의 평균 수명은 지금으로부터 약 25만년 전에는 13세, 청동기에 18세, 10세기 20세, 중세기 30세, 18세기 중엽 40~50세에 불과했고, 20세기 중엽에 이르러서야 70세 한계선을 돌파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45년에는 48세가 평균수명이었고, 현재는 80세를 넘고 있다.

현대는 영양과잉시대

20세기는 인류의 문명이 한껏 발전한 시기였고, 인류의 건강과 수명도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규칙적인 식생활과 의료기술 및 건강정보의 보급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20세기 후반부터 문명의 이기(利器)들이 널리 보급되면서 서구사회를 시작으로 전세계적으로 영양공급과 운동부족으로 인한 비만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이 흡연과 함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공단도 건강검진을 받은 국민 3명 중 1명꼴로 비만이며, 비만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음인은 적게 먹는다

사상의학의 4가지 체질 가운데 태음인은 소화력이 좋아서 많이 먹고 움직이는 것을 싫어해서 살이 잘 찐다. 이에 비해 소음인은 소화력이 약해서 적게 먹고 천천히 먹는데도 불구하고 음식물이 소화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 그래서 소음인은 한창 성장기에도 한꺼번에 많이 먹지 못하고, 음식을 삼키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려서 밥을 입안에 그대로 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소음인 체질을 타고난 사람은 성장기가 끝나면 평생토록 체중변화가 거의 없는데 비해 태음인 체질은 성장기가 끝나고 나서도 상황이 변할 때마다 체중이 늘어나곤 한다. 태음인 남성들의 경우 결혼하고 나면 체중이 약 10% 늘어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태음인은 동물성 지방질이 많은 육류도 잘 소화시키기 때문에 매 끼니마다 고기반찬이 없으면 반찬투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지나치게 열량을 많이 섭취하는 경향성이 있고, 음식 섭취량도 소음인에 비해 월등히 많은 편이다.

소음인은 하루 한끼로도 괜찮다

사람은 체질마다 육체적 특성과 정신적 가치관이 다르다. 소음인은 근육이 부드럽고 살이 잘 찌지 않아서 날씬하고 체중변화가 없는 편이다. 우리 몸에서 열생산을 가장 많이 하는 기관은 바로 근육이다. 근육은 잠을 잘 때도 약간 긴장된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열을 발생시키는데, 근육량이 적으면 아무리 혈액순환이 잘 된다도 해도 체온이 낮게 유지된다.
소음인은 또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고,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위장관 운동이 약해져서 소화가 늦어진다. 정신적으로도 예민하고 섬세해서 생각이 많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장관 기능이 떨어져 잘 체하기도 한다. 소음인 체질 중 어릴 때부터 하루에 세 끼 식사를 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특히 폐경 이후의 소음인 여성은 하루에 한끼만 먹어도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몸상태를 잘 살피고 전문가와 상담해 영양부족으로 건강히 상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소음인에게 좋은 음식

소음인 체질은 선천적으로 소화기 기능이 약하고 양기가 부족하기 쉽다. 그래서 양기를 해치는 차가운 음식이나 성질이 냉한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사상체질의 창시자 이제마 선생도 소음인의 약이나 음식은 볶고 찌고 굽고 데우거나 익힘으로써 효과를 강화하고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
소음인은 소화기가 약하기 때문에 차가운 우유 한잔에 빵을 먹는 것보다는 따뜻한 미음이나 찹쌀 떡을 천천히 씹어서 먹거나, 성질이 따뜻해서 대사율을 높여주는 생강차나 꿀차를 마시는 게 바람직하다. 또 차가운 과일이나 녹즙, 기름진 육류는 많이 먹는 게 좋지 않다.
이런 이유로 소음인은 손발이나 아랫배가 차갑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며 기온변화에 상당히 민감해진다. 소음인 체질은 차가운 음식이나 소화가 어려운 음식을 먹으면 배탈이 나는 경우가 많아서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에 대해 확고한 기준을 가지게 된다.

한끼 식사를 금해야 할 사람

아무나 하루에 한끼를 한다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성장기 어린이나 대사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안된다. 또한 위궤양이나 십이지궤양, 궤양성 대장염 등이 있는 사람도 피해야 한다. 수유 중인 산모나 임신부도 하루 한끼 식사법을 하면 안된다. 또 당뇨병, 심장병, 고혈압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도 혼자서 결정하지 말고 담당 의사와 상담한 뒤 결정해야 한다. 더구나 체중이 정상범위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 가운데 40㎏이하인 남성이나 35㎏이하인 여성은 전혀 맞지 않는 방식이다.
특히 태음인이나 소양인이 하루 한끼 식사법을 무리하게 지속할 경우 기운이 약해져서 매사에 의욕이 더 떨어지고 더 게을러질 수도 있다. 따라서 한 달 정도 한끼 식사법을 해본 다음에 육체적으로 활동량이 줄어들지 않고 깊은 잠을 잘 수 있는 사람만 지속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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