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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섹스리스’ 부부 잠자리 횟수가 줄어든다면.
  • 유은정 좋은클리닉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등록 2013-03-13 17:54:24
  • 수정 2013-04-10 18:2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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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태기를 생물학적 반응으로 받아들이되 성적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유은정 좋은클리닉 원장

7년전 결혼한 부부에게는 여섯살 딸과 두살 아들이 있다. 어느 주말 밤 9시 30분, 침실에 두 사람은 부부침대에 걸터 앉아있다. 갓 샤워하고 나온 아내의 가슴이 눈 앞에 버젓이 보여도 특별히 시선이 가거나 흥분되지 않는다. 성욕이란 단순히 나체를 보았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서로에 대한 흥분을 기대하지 못할 때 부부관계 횟수는 자꾸 줄어만 들게 된다. 남편과 아내는 저조한 횟수가 자신의 매력을 잃은 것 같아서 매우 수치스럽다. 

“피곤해?” 아내에게 말을 걸지만, 이 말의 속뜻은 나와 섹스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해”. 이 말은 ‘내 몸에 손대지마’라고 들린다.
등을 돌려 잠을 청한다. ‘기분 나쁘지만, 결혼생활이 다 이런 거’라고 위로하면서.

결혼과 섹스의 공존은 비현실적 환상인가

부부 사이에 잠자리가 소원한 이유는 알랭드 보통이 지적했듯이 ‘일상’과 ‘성애’의 영역 사이를 원만하게 이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성관계를 할 때 요구되는 자질은 아이를 돌보거나, 회사일을 할 때에 필요한 자질들과 대조적이라는 이야기이다. 
오래된 부부가 섹스를 회피하는 이유는 더 이상 성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섹스가 주는 쾌락이 섹스가 끝난 후에 부과될 하루의 일상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즘 부쩍 섹스리스(Sexless) 커플에 대한 상담이 늘어나고 있다.  섹스리스 자체를 문제로 보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증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부가 서로 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생물학적 반응이므로 권태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무작정 받아들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섹스리스의 정의는 연구마다 다르지만, 건강한 부부가 한달에 한번 미만의 횟수를 6개월 이상 지속했을 경우를 말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부부권태기는 5~7년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고 하며 괜히 짜증을 내거나 마음에 들지 않고 부부관계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면 반드시 의심하라고 했다.  
부부 사이에 성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책은 무심하고 권태로운 상대방의 모습에서 자꾸 새로운 모습을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배우자 외에 새로운 이성에게서 쾌락을 찾는 것도 잠시 뿐이다.
가정을 지키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마찬가지로 다른 이성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더욱 커져서 결국은 자신이 원하는 성적 쾌락도 지속되지 못한다. 30년 이상 같이 지내는 부부의 사진을 보면 세월에 따라 모습이 많이 달라진다. 얼굴 표정도, 체형도 달라져서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점점 더 마를 수도 있고, 운동을 해서 몸이 좋아질 수도 있고 살집이 붙을 수도 있다. 자신의 노력에 따라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매력을 더하기도 한다.

상대를 탓하기 전에 나를 돌아보라

부부 사이에 성관계 횟수가 줄어드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특히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육체적 피로, 시간 부족, 육아 스트레스 등으로 부부만의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 나이가 들면 갱년기도 찾아오고 여러 가지 이유로 각방을 쓰는 부부도 늘어난다. 
각방을 쓰는 것은 부부관계가 회복되는데 좋지 않지만 대화가 충분하고 섹스를 계속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어린 자녀나 코골이 등의 이유로 각방을 쓰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다.
단 각방을 쓰는 것도 두 가지 선행조건이 필요하다. 정해진 기간에 부부가 합의하면 가능하다. 부부가 심리적으로 독립되면서 서로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지킨다면 각방을 쓰는 여부는 그들만의 선택이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부부상담을 하다보면 가장 흔한 반응이 상대방을 비난하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부부는 상대방을 탓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돌볼 줄 알아야 한다. 내 상태가 나쁜 것을 배우자 탓으로 돌리지 말고 꾸준히 몸과 마음을 관리하면서 라이프사이클에 맞춰서 자신을 챙겨야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 
배가 나오고 살이 찌고 건강을 잃어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마음의 짐을 줘선 안된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복부비만으로 배가 너무 나와서 자신의 성기가 잘 보이지 않는 남편에게 이혼소송을 해서 승소한 사례도 있다. 
부부는 한 몸이라고 하지만, 사실 독립된 개체다. 내 인생을 철저하게 혼자 책임질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 내 인생의 목적을 갖고 주부로서, 직장인으로서 인생의 주인이 돼 자신을 돌 볼 때 상대에게 자신의 매력을 잃지 않을 것이다.
섹스는 군중속의 고독을 잊게 해주는 친밀감의 극치를 가져다 주지만 자주 관계를 갖지 못하는 것을 자꾸만 비정상으로 여길 필요는 없다. 부부관계가 소홀해진 상태를 받아들여라. 단 섹스와 결혼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생물학적 나이에 맞는 성생활을 이어나가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자. 나 스스로가 부부간 대화에 인색하지 구는지, 마음이 딴 데 가 있는 사람처럼 대하는지, 괜히 이유없이 성질 부리는지 살펴보고 평생 스스로 남성으로 또는 여성으로서 매력을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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