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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기전 헛기침, 타는 듯한 가슴통증엔 위산식도역류 의심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2-11-18 17:04:26
  • 수정 2012-11-25 00: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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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름진 음식 섭취 늘며 환자 증가 … 저녁식사 후 바로 눕지 마세요

명치 끝이 아프면서 트림이 자주 나고 가슴이 답답하다. 마치 체한 것 같아 소화제를 먹었지만 차도가 없다. 평소 술 담배를 즐기는데다 스트레스를 잘 받는 체질에 많이 생기는 증상이다. 식사 후 누우면 속쓰림보다 가슴에 타는 듯한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왕왕 있는데 이럴 땐 마치 40~50대 심장돌연사를 유발하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아닌지 의심해보게 된다.

또는 헛기침을 자주 하고, 목이 쉬거나 이물감이 느껴진다. 특히 잠자리에 눕기 전에 기침이 잦아진다. 인후두나 기관지에 문제가 있나 싶어 이비인후과를 찾지만 이와는 별 상관이 없는 질환이다. 이같이 모호한 증상을 일으키면서 최근 증가하고 있는 게 역류성 식도염(위산식도역류)이다.
이 질환은 강한 산성을 띠는 위장의 내용물이 식도로 거꾸로 올라와 식도를 부식시키기 때문에 일어난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도 식도염이 없으면 비미란성 역류질환이라 따로 구분하기도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서 위산식도역류 환자는 2000년 36만명에서 2010년 285만9000명으로 급증했다. 육류 섭취 증가 등 식생활의 변화가 국내서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늘어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심찬섭 건국대병원 소화기병센터장(소화기내과 교수)은  “3대 영양소 중 가장 서서히 소화되는 지방을 과량 섭취하면 위산이 장시간 분비되는데다가, 복부비만으로 복압까지 높아져 위산이 장쪽으로 내려가기 보다는 장마철에 하수가 역류하듯 식도로 거슬러 올라 약한 식도벽 자극하고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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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찬섭 건국대병원 소화기병센터장이 위산식도염을 호소하는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식도는 성인의 경우 25㎝, 직경은 2㎝인 비교적 연약한 기관이다. 식도와 위 사이엔 식도괄약근이 있어 위산이 식도로 넘어오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하는데 기름진 음식을 섭취해 위산이 과잉 분비되거나, 복부비만이 심하거나, 과식이나 음주 후 바로 눕는 습관을 가지면 괄약근의 힘이 약해져 위산이 역류하게 마련이다.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 증가도 이 질환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초콜릿, 사탕, 탄산음료, 가공주스, 커피 등 인스턴트식품은 고열량인데다 위산분비를 자극할 수 있다. 심지어 한국인이 즐겨 먹는 김치, 고추, 된장, 양파도 역류성 식도염에는 유리하지 않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위궤양 및 위암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항생제 투여로 제균(除菌)하는 요법이 아이로니하게도 역류성 식도염이 증가하는 측면도 있다. 제균 요법은 헬리코박터균을 80% 가량 박멸하는 효과를 발휘해 위·십이지장궤양이 재발되지 않게 해준다. 헬리코박터는 전 국민의 46.6%, 성인의 69.4%가 감염돼 있다.
그런데 헬리코박터 감염 상태에서는 위산 분비가 억제됐다가 제균요법으로 헬리코박터균이 사라지면 위산 분비가 활발해져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역류성식도염이 헬리코박터 박멸 뒤에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아직 이유는 명확하지 않으나 위산을 알칼리성으로 중화시키는 헬리코박터균이 사라지면 증가한 위산이 역류하고, 이로 인해 위장관내 세균총(유해균 유익균 중간균의 분포 비중)이 변화하면서 식도염을 일으키는 환경으로 바뀐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고지방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서구인은 20~40%가 역류성 식도염을 앓는다. 이에 비해 국내서는 그 절반인 10~20%가 이 질환을 앓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심 교수는 “환자의 10%는 치료해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수가 있고, 40~60%는 재발돼 증상은 경미하지만 결코 만만하게 볼 질환이 아니다”며 “큰 걱정은 하지 말되, 방치하면 식도암의 위험성을 배제하기 어려우므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식도염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 식도궤양, 바렛식도를 거쳐 식도암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바렛식도는 쉽게 말해 식도에 굳은 살이 박여 조직의 성질이 변하고 식도가 좁아지는 현상이다. 위-식도 경계선에서 위 상부는 선암성 조직으로 변해 식도로 타고 올라오고, 식도 하부는 편평상피암 조직이 되기 쉽다. 바렛식도는 연간 0.5%씩 암조직으로 변한다. 이는 정상인에 비해서는 30~100배 정도 식도암 발생 위험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지난 20년간 식도선암은 다른 종류의 암보다 증가 추세가 두드러지는데 다행히도 동양에서는 바렛식도의 유병률이 서양처럼 흔치 않으며 이 때문에 바렛식도 전용 치료기의 수요도 없는 편이다.

속쓰림은 증상은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암에 등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대체로 위궤양은 통증이 식후 30~60분 경에 나타나고 음식물을 먹어도 통증이 잘 완화되지 않는다. 반면 십이지장궤양은 통증이 식후 2~3시간이 지나 공복이 될 때 나타난다. 밤에 공복시 통증 때문에 잠을 깨는 경우가 흔하며, 음식물이나 제산제를 먹으면 곧 통증이 완화되는 게 위궤양과의 차이점이다. 역류성 식도염은 주로 과식 후에, 특히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은 후에 많이 나타나고 증상이 나타날 경우 물을 한잔 마시거나 제산제를 복용하면 금방 소실되는 특징을 보인다.

위산식도역류나 바렛식도는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약3분의 1을 차지하고, 환자의 90%가 웬만해선 병원을 찾지 않는다는 통계다. 하지만 속이 쓰리다고 소화제, 관절염 치료용 소염·진통제를 먹으면서 버티면 위궤양이나 위암의 조기발견을 놓칠 수 있고, 위궤양 위장출혈과 같은 약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조기진단은 내시경검사나 바륨조영술로 충분하지만 필요에 따라 24시간 식도산도검사나 식도내압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치료는 위산분비억제제와 위장관운동촉진제를 6~8주 복용한다. 위산억제제로는 라베프라졸(일동제약 라비에트) 등 주로 프로톤펌프억제제 계열 약물 처방되며, 약리기전은 같아도 환자마다 약물에 따라 증상 개선 정도나 부작용 호소 양상이 달라지므로 전문의와 상담해 가장 적합한 것으로 처방을 바꿔가는게 현명하다. 심찬섭 교수는 “증상이 재발할 경우 치료 용량을 줄여서 유지요법을 실시하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역류성 식도염의 주요 증상
① 항상 속이 쓰리다
② 트림을 자주 하고 신물이 넘어온다
③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된다
④ 기침이 잦고 쉰 목소리가 난다
⑤ 가슴이 답답하고 통증이 있다

식도염에 해로운 생활습관 및 식사습관
-과식과 운동부족으로 인한 비만.
비만은 복압을 상승시키고 횡격막에 기계적인 압박을 가해 식도괄약근 이완이나 식도열공탈장을 유발한다.
-꽉 끼는 옷을 착용하는 것.
코르셋이나 복대, 압박이 심한 브래지어 등은 복부비만과 마찬가지로 위 내압을 증가시켜 위산식도역류를 초래한다.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즐겨 먹고 급하게 먹는 것.
특히 늦은 저녁 기름진 음식으로 야식하면 비만과 위산분비가 촉진된다.
-커피, 초콜릿, 탄산음료를 즐기는 것.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음주와 흡연을 즐기는 것.
-식후 3시간 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
식후에 바로 누우면 식도괄약근이 연약해져 역류성 식도염이 유발되기 쉽다.
걷거나 서 있을 땐 위산식도역류가 어느 정도 누그러진다.
-복압을 유발하는 운동
윗몸 일으키기, 역도, 등척성 운동(10초 이상 장기간 저반복 운동), 대변 볼 때 복압을 높이는 것은 약물치료 중 피해야 한다.
단, 헬스장에서 타는 자전거 운동은 위 식도 역류질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 포도, 딸기, 오렌지와 같이 신맛을 내는 주스나 과일즙
역류를 더 유발한다. 토마토는 칼륨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이지만 산도 많이 포함돼 있어 절제한다. 브로컬리, 양배추, 무, 콩 비지, 마, 바나나 등 위를 자극하지 않는 게 좋은 음식이다.물이나 우유, 생채소즙은 일시적으로만 약간 도움이 된다.
- 불규칙적인 약물 복용
아침 식사 30분전에 먹어야 가장 효과가 좋다. 불규칙한 약물복용은 치료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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