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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벌초 주의보(1) 통증·안구손상·수지절단
  • 홍은기 기자
  • 등록 2012-09-11 19:00:35
  • 수정 2013-01-13 19: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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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초 40분 작업에 20분 휴식, 허리 숙이고 낫질할 땐 20분마다 스트레칭

9월 중순엔 추석을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벌초에 나선다. 벌초를 하다 보면 예초기(刈草器, 예취기)나 낫에 다치거나 뱀이나 벌에 물릴 수도 있다. 유행성 가을철 전염병에 걸릴 가능성도 있다. 벌초 과정에서 무거운 예초기를 다루다 척추·관절 통증을 앓기도 하고 강한 햇볕에 노출돼 피부가 거칠어지는 등 여러 후유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벌초시 유의할 건강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예초기 조심하고 조심해서 다뤄야 … 2~3명이 번갈아 써야 통증과 사고 예방

예초기는 풀을 깎는 용도로 만들어진 기구로, 날카로운 칼날이 고속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는 곳은 풀속의 돌이나 바위를 발견하기 힘들고, 예초기 칼날과 돌이 부딪치면서 칼날 파편이 팔이나 다리 등으로 튀어 다칠 수 있다.
작업 전에는 예초날 덮개를 끼우고 볼트·너트의 조임 여부를 확인한다. 또 긴소매와 긴바지, 장갑, 보호안경(안면보호대), 긴 장화(안전화), 무릎 보호대 등 안전장구를 착용하며 칼날이 돌에 부딪히지 않도록 사용 전 주변을 살피고 제초를 시작해야 한다. 작업 중에는 안전거리(15m) 이내에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작업을 중단하거나 사람만 이동할 때엔 엔진을 정지시킨다. 특히 초보자이거나 봉분이나 비석 주위의 풀을 깎을 때에는 나일론 커터를 사용한다. 예초기 사용 시 날이 돌에 부딪쳐 불꽃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간이소화용구를 지참하면 더욱 좋다.
예초기는 연료와 오일을 넣으면 무게가 10㎏을 넘게 된다. 무거운 예초기를 들고 산을 오르내리는 것도 힘들지만 심한 진동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상당하다. 도시에 거주하며 육체노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예초기를 이용한 벌초 자체가 체력에 부치는 일이어서 부주의하다간 자칫 사고를 당하기 쉽다.
벌초를 가벼운 나들이 정도로 여기고 임했다가는 위험에 처할 수 있고 신체 곳곳이 통증으로 시달릴 수 있다. 예초기 모터 회전으로 인한 진동을 견디기 위해 어깨와 팔에 힘을 주게 되면 상체 전체가 긴장하게 된다. 어깨, 등, 허리 등이 뻐근해지고 통증이 생기기 쉽다. 
박경남 대전 을지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예초기 사고는 장시간 예초기 사용으로 힘이 떨어진 오후에 나기 쉽다”며 하며 “피로가 누적되면 40분 작업에 20분 휴식을 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어깨 끈을 조절해 엔진 부분을 등에 붙여 메고 2~3명이 교대로 예초기로 벌초해야 사고와 요통 근육통을 피할 수 있다”며 “부득이하게 혼자 작업해야 한다면 오후에는 더 길게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비석이나 돌담이 있는 경우 주변 풀은 낫으로 작업하는 게 안전하다. 낫으로 풀을 벨 때는 허리를 90도 가까이 숙이게 돼 조금만 지나도 어깨와 허리에 통증이 생긴다. 잡초를 뽑을 때 쪼그려 앉으면 무릎과 발목에도 무리가 간다. 때문에 20분마다 허리를 펴고 일어서서 어깨, 팔, 다리 등 전신을 골고루 스트레칭 해주는 게 좋다.
산을 오를 때에는 허리를 숙이게 되는데 돌출된 디스크와 인접한 신경이 휘어진 척추에 압박당하기 때문에 요통이 생길 수 있다. 무릎이나 발목 관절이 부실한 사람도 경사가 높은 산에 오르면 미끄러지거나 발목이나 손목을 삐끗하기 쉽다. 앉았다 일어설 때에는 바닥을 짚고 무릎부터 천천히 일어나 허리를 쭉 편 뒤 스트레칭을 한다. 쪼그리고 앉아있다 뒤를 돌아보는 동작은 척추가 뒤틀어지며 허리디스크 파열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고도일병원의 김성권 줄기세포센터장은 “벌초할 봉분은 주로 산 중턱에 있어 산에 오르는 첫 단계도 만만치 않다”며 “등산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훌륭한 운동이지만 허리디스크 같은 척추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통증을 부르는 원인”이라고 말했다.이어 “벌초할 때는 목이 긴 장화를 신는 경우가 많은데 무거워 발목관절을 지지해 주지 못한다”며 “발목까지 올라오는 등산화를 신고 산에 오른 뒤 벌초하기 직전에 장화로 갈아 신는 게 안전하다”고 권했다.
벌초를 마친 뒤 집에 돌아오면 몸의 피로를 풀어줘야 한다. 따뜻한 물로 전신 샤워를 하면서 굳어진 근육과 척추를 이완시켜준다. 평소 만성적으로 통증이 있는 부위에 통증이 생겼다면 핫팩이나 따뜻한 수건으로 찜질해준다. 

눈에 돌가루 들어가면 눈물로 흘러나오도록 … 보호고글 착용이 최선

벌초를 하다 눈을 다쳐 실명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예초기를 사용하다가 모래나 돌가루 등 이물질이 톱날에 닿아 눈에 들어갔을 경우 인위적으로 눈을 손으로 문지르거나 비비면 각막이 손상될 염려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고개를 숙인 뒤 눈을 깜빡여 눈물이 나게 함으로써 이물질을 씻겨 나오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해도 계속 눈이 아프면 각막이 이미 손상됐을 수 있으므로 즉시 안과에 가서 치료받도록 한다.
누네안과병원 김순현 망막센터 원장은 “예초기 작업 중 다친 환자는 대개 망막까지 손상을 입어 시력을 잃는 경우가 많다”며 “눈을 보호하는 고글을 착용하고 작업을 할 경우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데도 이러한 노력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추석연휴를 전후해 밤가시에 찔려 눈을 다치는 사람도 많다. 밤가시에 찔리는 것은 대체로 밤나무 가지를 흔들거나 장대로 칠 때 갑자기 얼굴로 밤송이가 떨어지면서 발생한다.
김안과병원의 경우 9~10월에 해마다 30~40명이 밤가시에 찔려 병원을 찾고 있다. 다치는 부위는 대부분 각막이며, 깊이 박히지 않은 경우는 외래에서 가시를 제거할 수 있지만 깊숙이 박힌 경우에는 수술실에서 뽑아내야 한다. 가시를 뽑아내더라도 다소간의 시력장애를 가져오게 되며, 깊이 박힐 경우에는 외상성 백내장·포도막염·홍채 이상 등과 함께 세균의 침입에 따른 각막염, 안내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밤가시로 인한 눈 손상 역시 조금만 주의하면 예방할 수 있다. 챙이 긴 모자와 함께 보호고글을 착용하면 된다. 고글이 없으면  보안경, 선글래스, 일반안경을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잘린 손마디는 너무 건조하지 않게 4도로 냉장해 병원으로 운반

불의의 사고로 손가락 등이 절단되었다면 재접합 수술을 위해 빠르고 정확한 조치가 중요하다. 과다 출혈을 막기 위해 출혈 부위를 압박붕대로 지혈한다. 국소압박으로도 피가 멈추지않으면 출혈부위에서 가까이 위치한 동맥부위를 누른다.지혈을 한다며 출혈부위의 심장 가까운 쪽을 강하게 묶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래 지나면 피가 안 통하던 부위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고 실제로 지혈 효과도 좋지 않으므로 주의해야한다.
절단 부위는 가능한 빨리 냉장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절단 부위가 오염된 경우 생리식염수로 씻어낸 후 깨끗한 거즈, 수건에 적셔 싼 후 비닐봉지에 넣는다. 연고를 바르거나, 항생제 가루를 뿌리는 사람이 많은데 이보다는 소독약을 바르고 씻어내는 것이 좋다. 절단된 손가락 마디를 물 속에 담가 운반하면 조직이 퉁퉁 불어 접합 수술이 불가능해진다. 아직도 상처에 된장이나 담뱃가루 등을 바르는 사람이 많은 데 상처에 오히려 해로우므로 금물이다.
얼음을 넣어 약 4도 정도의 냉장 온도를 유지시킨 다음 환자와 함께 병원으로 가져간다. 다만 절단된 손가락 마디가 직접 얼음에 닿으면 조직세포가 얼면서 파괴되므로 접합수술하기에 부적당해 수술 결과에 악영향을 미친다. 비닐봉지를 얼음이 담긴 물에 넣어 오는 게 바람직하다. 잘린 마디가 너무 건조하지도 너무 젖지도 않아야 하며, 온도는 차갑게 하되 얼 수 있는 온도까지 내려가지 않게 하는 게 운반의 원칙이다.

발목염좌는 압박붕배, 골절은 부목, 척추손상엔 눕힌 채로 이송

벌초를 위해 산행할 때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고가 바로 발못이 삐끗하는 증상이다. 발목 염좌가 생겼다면 얼음찜질 등으로 차게 해주고 압박붕대로 고정시킨다. 환부를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두면 부기가 가라앉는데 가라앉는데 도움을 준다. 만약 넘어졌는데 손상 부위에 통증이 생기면서 움직일 수가 없으며, 만지거나 움직이면 매우 아프고 부어 있다면 또 피부색깔과 모양이 변하면서 좌우 대칭이 아닌 경우라면 골절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 경우에는 일단 단단한 물체 등을 지지대로 하여 움직이지 않도록 충분히 넓은 범위로 고정을 시킨 후 병원으로 데려가거나 구급차를 부른다.
특히 척추의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똑바로 눕힌 상태를 유지해 더 이상의 손상을 방지해야 한다. 또 빗 속 성묫길이 예상 되면 산에서 비를 맞을 것에 대비, 갑자기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방수 재킷 한 벌은 챙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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