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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용 앱 과다사용은 뇌 불균형 유발”… 得보다 失 많다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2-09-03 20:41:53
  • 수정 2012-09-05 12: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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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앱도 컴퓨터게임처럼 반복자극으로 중독유발…우뇌 발달 저하

경기도 일산에 김시숙씨(35·여)는 최근 회사를 그만 뒀다. 이유는 바로 세 살배기 아들이 다니는 유아원에서 아이가 산만해서 도저히 맡아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 후 검사를 해 보니 좌뇌 기능만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뇌 불균형’ 진단을 받았다. 원인을 찾다보니 집에 와서 밀린 가정일을 하면서 아이에게 스마트폰으로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하루에도 1~2시간씩 시킨 게 그 중 하나로 밝혀졌다.

요즘 상당수 부모들이 스마트폰의 앱을 아이들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식당에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어 준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스마트폰이 교육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다. 뇌균형 운동치료센터인 ‘밸런스브레인’(대표원장 변기원)이 최근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학부모 200명을 대상으로 ‘2012 유아·아동용 교육 앱 사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앱이 교육적으로 유익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64%(128명)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중 교육에 도움이 되어서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8.5%(37명), 교육적인지는 모르겠으나 도움이 될 것이라 느끼는 사람은 45.5%(91명)였다. 이에 비해 유익하지 않다고 대답한 사람은 9.5%(19명)에 불과했다.
또 자녀가 스마트폰 앱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부모들은 63%(126명)으로 사용한 경험이 없는 부모들 37%(74명)에 비해 약 2배 가량 많았다. 아이들은 하루에 평균 1시간 19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1시간 이상 사용하는 아이도 62명(31%)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과연 교육용 어플리케이션은 아이들의 교육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교육용 앱은 게임 형식을 빌어 아이들의 흥미(중독)를 끌게 만드는 형태가 대부분으로 과거에도 이와 똑 같은 경우가 있었다. 바로 교육용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책이나 기존 교육법에 대해 아이들이 지겨워 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컴퓨터를 사용해 교육한다는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분석결과 교육용프로그램과 게임은 별 다른 차이가 없었다.
미국 교육심리학자 제인 헐리(Jane M.Hearly) 박사는 그의 저서 ‘연결의 실패(Failure to Connect)’에서 “교육용을 포함한 300개의 컴퓨터 게임을 검토한 결과 2개만 교육적 기술을 이용하였다”고 밝혔다. 이처럼 우리가 교육용이라고 믿고 사용하는 많은 어플도 교육이라는 포장지에 포장된 게임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미국의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는 아이들이 스마트기기에 지나치게 중독되면 현실에 무감각해지는 ‘팝콘브레인(popcorn brain)’으로 뇌구조가 바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뇌가 팝콘처럼 톡톡 튀어 오르는 감각적인 것에는 반응하지만 현실에는 무감각해지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뇌의 생각중추인 회백질의 크기가 줄어 이같은 뇌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앱 과다 사용으로 좌뇌만 편중발달, 우뇌 정체되면 ADHD 우려

대부분의 부모들이 TV, 컴퓨터게임 등은 교육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이미 인지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의 교육용 앱은 아이들의 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앱을 자주 사용하면 발달과정에서 좌뇌와 우뇌가 동시에 발달하지 않는다. 사람은 본래 우뇌가 먼저 개발되고 자연스럽게 이어서 좌뇌가 발달해 말을 하게 된다. 그런데 뇌는 특이성이 있어서 스마트폰에 의한 자극 등 외부적인 원인에 의해 자신이 좋아하는 쪽의 뇌만 발달하게 돼 해당하는 분야의 일은 뛰어나게 되지만 발달이 저하된 쪽은 그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이는 1981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로저 스페리(Roger W. Sperry)박사의 연구결과다. 성장기의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 우뇌가 개발돼야 할 시기에 좌뇌만 발달해 전반적인 뇌 응용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변기원 밸런스브레인 대표원장은 “스마트폰용 앱은 주변 환경보다 지나치게 밝으면서 작은 화면에 눈을 고정시키게 돼 ‘시각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손가락 터치를 통한 ‘반복자극’도 문제가 된다”며, “일방적이고 반복적인 자극은 어린 나이에 좌뇌만을 발달 시킬 뿐”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스마트폰 집중 사용은 결국 상황 전체를 보는 기능인 우뇌의 기능을 떨어뜨리게 되고, 자율신경계의 조절 능력을 떨어지게 해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불안 초조 불면 주의력결핍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발달이 늦어질 수도 있다. 특히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는 우뇌의 문제 때문에 발생하고 있음이 뉴욕과학학술원연보(Annals of the New York Academy of Sciences, 2006년 1월 25일자) 등 해외 여러 논문에 속속 소개되고 있다.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률이 높아지면서 ‘유아스마트폰증후군’(Infantile Smartphone Syndrome) 이라는 신종증후군까지 등장했다. 이 증후군은 스마트폰의 자극에 자주 노출돼 뇌가 균형있게 발달하지 못하는 증상으로 심각해지면 인터넷중독 게임중독은 물론 ADHD, 틱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특히 유아기 때는 좌·우 뇌균형을 맞춰가는 시점이기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만2세 이하는 절대 스마트폰 주지 말아야, 만7세 이하 하루 30분 미만 사용 제한해야

아이들이 스마트폰 앱을 올바르게 사용하려면 부모의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답습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아이가 보는 곳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 불가피한 경우에는 아이가 보지 않는 곳에서 사용토록 한다.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은 아이라면 점차적으로 줄이는 게 아이의 반발심리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아이가 앱을 사용할 경우 부모가 함께 하면서 앱 내용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등 우뇌 발달을 거드는 노력을 하는 게 좋다. 또 사용하는 어플의 경우도 반복적이고 일방적인 자극을 주는 게임이나 동영상 등은 사용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미 뇌 불균형이 심해진 아이는 가정에서 우뇌의 발달에 도움이 되는 중심근육 운동이나 여행을 통해 뇌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좋다.
변기원 대표원장은 “만 2세 이하는 스마트폰 사용을 완전히 차단해야 하고, 만 7세 이하의 아동들도 하루 30분 미만으로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며 “아이와 함께 등산, 자전거타기, 산책 등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해야 아이의 균형적인 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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