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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 죽는 희귀병, 아놀드키아리증후군 수술로 완치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2-08-29 19:19:41
  • 수정 2013-07-11 10: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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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북삼성병원 신현철 교수, 몽골 53세 여성 환자 수술로 쾌차시켜

몽골에서 고교 교사로 퇴작한 이네비쉬씨(53·여)는 10년 전부터 왼쪽 팔 주위에 통증을 느꼈다. 하지만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병원에서 진료받는 것은 엄두도 못냈다. 그러던 중 3개월 전부터 손으로 물컵을 쥐는 것조차 어렵고 걷는 것도 힘들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자신이 ‘아놀드키아리증후군’이라는 희귀병 환자라는 소식을 접했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놀드키아리증후군(Arnold-Chiari Malformation)은 뇌에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소뇌 일부분이 비대하게 돌출돼 척수액이 뇌로 가는 흐름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척수액은 척수와 뇌의 비어 있는 공간에 축적되고 물주머니와 같은 형상을 나타낸다. 또 돌출된 소뇌의 일부분이 비대해져 두개골 아래쪽 바깥으로 뇌가 자라게 된다. 태어나자마자 증상이 발견되지만 간혹 정상으로 지내다 성인이 된 이후에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이네비쉬씨도 성인이 돼 발견된 사례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목의 통증을 동반한 두통과 피로, 시력상실, 성대마비, 말초부분 저림 등을 보인다. 메스꺼움, 음식물 삼키키 어려움, 다리근육 약화 등도 나타난다. 심한 경우 갑작스런 움직임이나 웃음으로 혈압이 상승할 경우 뇌에 압력이 가해져 사망할 수도 있다.

수술 후 신현철 교수와 이네비쉬 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이네비쉬씨는 온 몸에 알 수 없는 지속적인 통증과 바늘로 찌르는 듯한 이상 감각, 점차적으로 사지에 힘이 빠지는 증상을 겪었다. 몽골에서 시행한 자기공명영상(MRI) 결과 경수에서 요척수 부위까지 거의 모든 척수 속이 물집으로 가득 차 있는 다발성척수내낭종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하지만 몽골에서는 정확한 원인 진단 및 치료가 불가능했다. 그러던 차에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과 인연이 닿아 신경외과 외래 진료 후 아놀드키아리증후군으로 진단받고 지난 13일에 입원, 17일 수술을 받은 뒤 24일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아놀드키아리증후군은 MRI를 통한 진단과 수술적 치료만이 가능하다. 수술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첫번째는 뇌와 척수의 연결부위인 두개골 기저부의 대후두공을 확장시키고 필요에 따라 제1경추부를 동시에 확장시키는 방식이다. 두번째는 뇌와 척수를 싸고 있는 경막을 열고 뇌-척수 연접부의 유착을 제거해 물길을 열어준 뒤 경막확장술을 시행하는 수술로 구성된다. 이네비쉬씨의 경우도 이같은 두 가지 수술을 받았다.

희귀병으로 자칫 목숨도 위험할 수 있지만 수술에 성공하면 정상인과 동일한 생활이 가능하다. 또한 수술시 뇌조직이나 뇌혈관 손상만 없다면 부작용도 거의 없다. 수술 후에 뇌-척수 연접부의 유착이 다시 진행하는 경우에는 약 20%에서 증상이 재발되며, 이런 경우 재수술과 아울러 척수안에 관을 넣어 경막하로 물길을 직접 연결하는 단락술(shunt)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강북삼성병원은 2006년부터 몽골국립피부과병원과 협약을 통해 대 몽골 의사연수 및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왔다. 이를 통해 몽골과 우호적 관계를 쌓아 왔다. 이번 이네비쉬씨의 수술 지원도 이런 친선관계에 바탕을 둔 것이다.

이번에 수술을 담당한 신현철 신경외과 교수는 “이네비쉬씨의 경우 아놀드키아리증후군의 특징인 소뇌 부분의 돌출이 두드러진 환자였지만 수술은 깔끔하게 잘 됐다”며 “먼 이국땅까지 찾아와 어렵게 수술받은 환자가 앞으로 마음껏 웃으며 생활할 모습을 생각하니 개인적으로도 보람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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