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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명품 소금은 몸에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 탁창훈 기자
  • 등록 2012-08-21 16:36:32
  • 수정 2021-06-14 18: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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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익다해(少害多益)의 소금 … 일부가 좋은 면만 인용해 과장 홍보

여전히 많은 어르신들과 상업적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양질의 소금은 몸에도 좋다는 인식을 갖고 심지어 남에게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킨다. 이들은 여러 한의학 고서의 구절들을 인용한다.

 
중국 남북조시대 양(梁)나라의 도홍경(陶弘景)이 지은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소금은 약물중독의 해독제로 소개돼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 탕액편, 본초강목, 방약합편 등에서 소금은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짜며 독이 없다. 귀사(鬼邪, 착란)와 고사증(蠱邪症, 기생충)을 다스리고, 독기(毒氣)를 죽이며, 중오(中惡, 환상,인사불성,입·코의 출혈,졸도 등 일종의 중풍)와 심통(心痛)을 주관하며, 곽란과 심복졸통(心腹卒痛)을 그치게 하고, 하부(下部)의 익창을 고치며, 흉중(胸中)의 담벽(痰癖)과 숙식(宿食, 체한 것)을 토(吐)하고 오미(五味)를 돕는다. 끓여서 모든 창(瘡,종기,부스럼)을 씻으면 종독(腫毒)을 소독한다”고 서술돼 있다.


하지만 동의보감엔 이런 내용도 있다. “서북인(西北人)은 소금을 조금 먹으니 장수하고 병이 적다. 동남인(東南人)은 소금을 잘 먹어 단명하고 병이 많다. 조금 먹는 게 좋다. 해수나 수종(水腫)을 앓는자는 절대 금한다. 붉게 볶아서 쓰거나 수비(水飛)하여 쓰되 과다하면 안된다. 많이 먹으면 폐(肺)를 상하며 기침이 난다. 기침하거나 몸이 붓는 사람은 완전히 금해야 한다”고 기록돼 있다. 또 의학입문 본초(本草)편에는 “옛적에 종신토록 소금을 먹지 않아 장수하고 수염과 머리털이 하얘지지 않은이도 있었다”고 쓰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염 예찬론자 등은 소금의 긍정적인 면만 부각시키고 부정적인 면은 감춘 채 소금 섭취가 절대 금기시돼 있는 신부전증이나 고혈압 환자에도 죽염이 놀라운 치료효과를 보인다며 권유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1960~1970년대 ‘삼위일체 영어’를 저술해 수험생들에게 각광을 받았던 고 안현필씨(1913~1999)는 음주, 흡연, 콜레스테롤 과다 섭취, 무절제한 생활로 50대에 심장병, 고혈압 등에 걸려 큰 고생을 했다.

 
질병 치료 때문에 자연식 연구가가 된 현미,초콩,아침굶기 등을 ‘삼위일체 장수법’으로 내세우며 인기를 얻었다. 그는 자신의 체험담에서 천연 소금은 ‘최고의 자연식’이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동의보감에 기록된 소금의 효능을 인용하며 오늘날 식탁에 올려지는 정제염은 단 1g도 먹어서는 안 될 독약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대인에 빈발하는 성인병의 주원인이 화학성분의 방부제·색소 등을 첨가한 가공식품의 섭취에서 비롯됐다”며 “우리 식탁에 올려지는 대부분의 소금은 자연염에 붙은 중요한 영양분(칼륨 마그네슘 희소성분 등 미네랄)을 거의 제거하고 독성이 있는 염화나트륨만을 99.8%로 농축시킨 정제염이어서 엄밀히 말하면 소금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화학물질’에 가깝다”는 논리를 폈다.


죽염건강론, 소금유해론과 함께 검증되어야 할 가설


“우리 선조들은 간장, 된장, 고추장, 김치, 젓갈, 조림 등 짠 음식을 식탁에서 빼놓을 때가 없었을 정도로 애용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혈압, 동맥경화증 환자가 많았다는 기록은 별로 없다”고 인산(仁山) 김일훈 옹(1909~1992)은 주장했다.


이를 이어 그의 차남이자 죽염제조업체 인산가의 대표인 김윤세씨는 “전래의 염장식품인 된장·김치처럼 천일염의 독성을 제거시킨 참다운 방법으로 참염분을 섭취한다면 최고의 약이 될 수 있지만 지금처럼 정제시킨 그릇된 소금을 그릇된 방법으로 먹으면 무서운 독약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짜게 먹기 때문에 일찍 죽고 암과 고혈압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에스키모인들은 소금을 거의 먹지 않기 때문에 평균 수명이 40살을 넘지 않으며 독일인들은 쓴 것을 좋아하고 소금을 25g 이상 섭취하는데도 세계에서 가장 장수하는 민족 중의 하나라는 증거를 증거를 대고 있다. 무조건 소금이 해롭다는 일반화된 상식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인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죽염 관련 종사자들은 “소금의 해로움은 정제염을 가지고 실험을 통해 입증된 것에 불과하다”며 “미네랄이 풍부한 우리나라 천일염과 이를 태워만든 죽염은 건강에 좋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정제염 같은 해로운 소금을 오래먹으면 자연치유력을 떨어뜨려 병균 침입에 취약해지고, 치유력을 잃은 몸은 암과 같은 병이 잘 걸리게 되며 병이 치유되지 못하고 악화된다고 말한다. 나쁜 소금이 인체를 병들게 하므로 좋은 소금을 먹어야 건강하게 살수 있다고 말한다. 소금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기 때문에 소금을 많이 먹어서 고혈압, 암, 당뇨병, 심장병, 신장병, 뇌졸중 등 현대 질병이 걸렸다고 말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라고 주장하다. 또 우리민족은 전통적으로 소금을 이용해 발효시킨 장류를 많이 먹어서 암과 다른 질병에 강한 체질을 유지했다는 논리를 편다.


하지만 죽염이니 귀족소금이니 하며 고가로 팔리는 소금은 미미한 기능성을 과장하는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과신하면 안된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 있다. 예컨대 함초소금, 강황소금, 해조소금, 허브소금,자초소금,쑥소금,솔잎소금,뽕잎소금 등 기능성식품 첨가 소금은 소금이란 바탕에 식재료의 기능성을 보탠 것이지만 과량의 염화나트륨 섭취로 인한 해로움을 누를 수는 없다. 천연소금이라하더라도 칼륨 마그네슘 등 염화나트륨 이외의 성분이 염화나트륨의 작용을 상쇄하는 것은 그 양과 강도가 미미하다. 소금에 여러 유효성분을 함께 넣어 기능성 소금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병주고 약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게다가 300~400도에서 구운소금은 다이옥신이 생성돼 몸에 해로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있다. 다만 700~800도에서 30분~4시간은 구우면 중금속이나 유해물질이 제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죽염에 다이옥신은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1000도 이상에서는 소금이 고체상태에서 녹는 용융소금이 된다. 유해물질로부터 더 안전한 소금으로 짐작되고 있다. 그 어떤 소금도 몸에 좋은 소금은 없다. 다만 덜 해로운 소금과 섭취방법이 있을 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아주 오래전부터 이런 견해를 확고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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