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력·기억력 저하, 장기간 지속될 경우 원인치료 필요
2012 런던올림픽이 17일간의 막을 내렸다. 올림픽기간 동안 런던과의 시차 때문에 국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응원했다. 그 동안의 불규칙한 수면 외에도 열대야 등으로 생체리듬이 깨져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림픽 후유증으로 나타날 수 있는 수면장애를 현명하게 극복하는 방법을 정성훈
대전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수면장애, 신진대사 불균형 유발…신체적·정신적 악영향
수면시간은 하루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생체리듬을 구성하는 요인 중 가장 중요하다. 신진대사와 주요 장기의 기능유지, 스트레스 해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단순히 정신이 멍하고 몸과 마음이 나른해지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신진대사의 균형이 깨지면서 건강을 유지하기 힘들게 된다.
정성훈 교수는 “수면은 신체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정교한 생리작용”이라며 “심신의 피로를 회복시키고, 마음 속 사소한 상처들을 유연하게 소화시키는 등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필요한 수면의 양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다음날 낮에 졸리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면 적당하다. 국내 성인의 경우 1일 평균 7시간에서 7시간 30분 정도이다. 수면의 양이 지나치게 적으면 다음날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된다. 뿐만 아니라 몸이 나른하고 피곤하며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수면부족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우울증, 불안증, 성격변화, 학습능력 저하 등 장기적인 후유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신경 쓰이는 일이나 큰 행사를 앞두고 있을 때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갑자기 어느 날부터 아무런 이유 없이 장기간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큰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 종종 수면 무호흡, 수면 중 팔·다리의 갑작스런 수축, 근육통증, 우울증, 불안증 등의 원인으로 불면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규칙적 생활·생체리듬 정상화…수면장애 극복
정상적인 수면은 신체의 피로도와 함께 생체리듬에 의해 조절된다. 몸이 무척이나 피곤해도 한데도 잠이 오지 않는 경우 생체리듬의 혼란으로 불면증이 유발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 때문에 수면장애 극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수면 습관으로 생체리듬을 원래대로 돌리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생체리듬을 정상화시키기는 방법으로는 △규칙적 생활 △수면위한 노력 금지 △낮 시간 햇볕쬐기 △전문의 상담을 통한 수면제 복용 등이 있다.
수면장애는 생체리듬이 불규칙해져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때문에 식사, 활동, 수면 등을 규칙적으로 해야 극복할 수 있다. 수면주기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일어나는 시간'이다. 일어나는 시간이 불안정하면 편안한 잠을 이룰 수가 없고, 전날 밤 늦게 잤다는 이유로 늦은 기상을 하면 수면주기가 점점 뒤로 늦춰져 점점 잠들기 힘들어 진다. 때문에 정상적인 수면주기를 유지하기 위해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장애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잠이 오지 않아도 억지로 잠자려고 애를 쓴다. 이 경우 오던 잠도 달아나고 대신 쓸데없는 걱정거리만 머릿속에 가득해지는데 잠을 자기위한 노력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고 각성상태를 유도해 더욱 잠들지 못하게 한다. 따라서 꼭 자보겠다는 욕심은 버리고 오늘도 밤 샐 각오를 하며 포기하는 게 오히려 잠을 잘 자게 만든다.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낮에 햇볕을 쬐면 분비가 억제됐다가 밤이 되면 한꺼번에 분비해 수면을 원활하게 만든다. 전날 밤 이루지 못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 낮 시간 오래 동안 눈을 붙이면 멜라토닌 분비리듬이 깨져 수면장애가 악화된다. 특히 실내에서만 일하는 직장인들은 태양광선을 쐬기 힘들어 멜라토닌의 분비리듬이 깨지기 때문에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을 이용해 햇볕을 쬐는 게 바람직하다. 한낮에 졸음을 이겨내려고 억지로 버티는 것 보다 1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게 활력을 되찾는데 도움이 된다.
수면장애 환자의 대부분은 원인을 치료하기보다는 수면제의 힘을 빌려 잠을 청하려 한다. 그러나 이는 수면제에 대한 내성을 키울 뿐 근본적인 해결은 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약을 복용해야 잠들 수 있고,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에 들지 못하는 악순환만 반복될 뿐이다. 정 교수는 “수면제 사용은 최소화하면서 수면을 유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보조약물을 효과적으로 병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가피하게 수면제를 써야 할 경우에도 반드시 전문의의 지도하에 복용해야 하고, 수면제 없이도 잠이 잘 오고 어느 정도 컨디션이 회복됨을 느끼면 복용을 중단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