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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어떻게 만들고 맛과 품질 차이는?
  • 탁창훈 기자
  • 등록 2012-07-21 16:52:00
  • 수정 2016-02-10 13: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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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도·하천수유입량·생산방식·시기 달라 풍미 차이 나지만 나트륨 인체 영향은 같아

소금은 식염(食鹽)이라고도 하며 화학명은 염화나트륨(NaCl)이다. 바닷물에는 염화나트륨을 포함해 3.5% 가량의 염분이 함유돼 있다. 자유롭게 흘러 섞이는 바닷물이라도 지역에 따라 염분 농도에 차이가 있다. 북극과 남극, 적도지역, 강물의 유입량이 많은 지역의 해수 염분 농도는 전세계 바다의 평균 농도보다 낮다. 북극과 남극은 기온이 낮아 해수의 증발량이 적고, 적도지역은 무풍지대이고 강수량이 많기 때문이다. 지구상에서 염분이 가장 높은 곳은 적도가 아니라 강우량이 적어 사막이 많은 위도 20~30도에 위치한 해양이다. 

위도와 하천수 유입량에 따라 소금맛 달라져 

바닷물의 평균 염분 농도는 35.72‰(퍼어밀,permill,1/1000, g/kg,해수 1000g당 염분의 무게)이다. 대서양의 염분 농도는 약 34.9‰,  인도양은 약 34.7‰, 태평양은 약 34.62‰이다. 홍해와 페르시아만 일부는 42‰를 넘는다. 하천수의 유입량이 많고 기온이 낮아서 해수의 증발량이 적은 발트해에는 10‰이하인 곳도 있다. 우리나라 바다의 염분은 서해 33‰, 남해 34‰, 동해 34.5‰이다. 서해는 우리나라 서부지역과 중국의 동부지역의 강에서 흘러들어온 하천수량이 많아 염분 농도가 떨어진다. 동해가 소금만들기에 유리할 것 같지만 경사지가 많고,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동해 해안가에 강우량이 많은 동해의 특성상 우리나라에서는 천일염이 주로 중부 이남 서해지역에서 생산된다.  
천일염은 생산지역의 바닷물 농도, 소금 결정을 얻는데 걸리는 시간, 강물을 통한 각종 미네랄과 유기물의 유입량 등의 차이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 달라지고 맛과 품질도 차별화된다.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전체 소금공급량의 37%를 차지한다. 특히 호주와 멕시코 등에 소재한 대규모 염전은 강우량이 적은 지역이라 1~2년에 한번 불도저로 소금을 대량 채취한다. 가격이 싸지만 미네랄 성분이 1~2%로 매우 적어 풍미가 떨어진다.

천연소금에도 등급 있어…국산 토판염 최고 대접

소금은 채취되는 장소에 따라 천일염, 암염, 정염, 호수염 등으로 나뉜다. 생산방식에 따라 크게 정제염(精製鹽), 재제염(再製鹽, 또는 재염 再鹽)으로 나뉜다. 재제염의 하나로 자염(煮鹽)을 꼽을 수 있고, 죽염(竹鹽)은 특수가공염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천일염(天日鹽)

천일염은 천일제염법(天日製鹽法)으로 만든다. 바닷물을 햇빛과 바람으로 증발시키는 자연건조 방식의 염전에서 생산된다. 전세계 생산량의 37%를 차지한다.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아시아와 홍해·지중해 연안, 북아메리카·멕시코 서부·호주 연안 등에서 주로 생산된다. 생산지의 환경에 따라 성분과 맛의 차이가 크며 불순물이 섞여 있어 색이 다소 검다.
호주·멕시코 천일염은 염전에 해수를 10~20cm 정도로 채워 연간 1~2회 불도저로 밀어붙여 채염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가격에 저렴하다. 소금의 입자(粒子)가 3~6mm로 굵으며, 미네랄 함량은 적고 염화나트륨 농도는 98%로 높다. 용해성이 낮기 때문에 분쇄해 사용하거나 공업용으로 주로 사용한다.
 
중국 천일염은 채염방법이나 성분,입자는 우리나라 천일염과 비슷하나 모래, 흙 등 불순물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특히 중국 토양의 특성 상 중금속 오염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천일염을 함수(바닷물)로 헹궈 염화마그네슘(쓴맛을 내는 간수)을 줄인 것을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나 일본으로 수출하는 천일염은 별도로 만든다.
 
우리나라는 1907년 일제에 의해 인천시 주안에서 처음으로 염전을 이용한 소금생산이 시작됐다. 주로 북한에서 소금이 생산되다가 1945년 해방 이후 남한으로 소금 유통이 막혀 일시적인 소금 부족 현상을 낳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남한에도 염전을 만들기 시작해 서해안과 남해안에 많이 조성됐다. 외국의 갯벌은 항상 바닷물에 얕게 잠겨있는 저습지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갯벌은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갯벌이어서 바닷물을 가둘 수 있기 때문에 소금 생산에 유리하다. 특히 전남 신안군 다도해 지역의 섬에서 생산되는 소금은 리아스식해안(본래 산악지형에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생성된 경사가 낮고 구불구불한 해안)의 지형적 특성과 질좋은 갯벌의 영향으로 미네랄을 풍부히 함유하고 있다. 청정해역과 적당한 일조량 때문에 최고의 소금으로 인정 받고 있으며 전국 생산량의 80%가량을 차지한다. 

국산 천일염은 생산방식에 따라 크게 토판염과 장판염으로 나뉜다. 토판염(土版鹽)은 전통적인 천일제염법으로 생산된다. 염전바닥을 염판(鹽板)이라고 하는데 갯벌흙이나 황토흙을 깔아만든 결정지에서 소금을 생산한다. 토판염은 염화나트륨의 농도가 약 80~85%로 낮으며 칼륨과 마그네슘의 함량이 매우 높은 게 특징이다. 토판 결정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객토와 토판 고르기 작업을 한 다음 햇볕에 말리고 롤러를 이용해 다짐작업을 한다. 작업이 힘들고, 일반 천일염에 비해 약 2배 이상의 인력이 필요한 반면 생산량은 매우 적다. 장판염에 비해 생산성은 20%수준에 불과해 가격이 비싼 게 단점이지만 최근 고급소금으로 대접받고 있다.

장판염(壯版鹽)은 염전 위에 PVC 비닐장판을 깔아 해수를 증발시켜 채취한 소금이다. 1955년경부터 결정지의 지면에 옹기조각(옹패판)을 붙여 소금을 생산하는 방식이 널리 이용되다가 1970년대부터 타일과 PVC 장판으로 바뀌었다. 이후 대부분의 염전에서 저렴한 PVC장판을 사용하는 게 보편화됐다. 기존의 토판염에 비해 채취가 수월하고 노동력은 감소했으며 생산량은 늘어났다. 하지만 비닐장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타일을 깔기도 한다.

우리나라 천일염의 계절별 특성…여름소금이 가장 알아줘

봄소금은 2~4월중 나온다. 기온이 낮고 해수 증발량이 적어서 빠른 시간 내에 생산할 수 없다. 황사 등 불순물이 많고, 짠맛이 강해 식탁염으로 적합하지 않고 식품가공용으로 사용한다.
여름소금은 5~8월중 28~32도의 높은 온도에서 생산된다. 성질은 부드럽고 잘 녹으며 쓴맛이 적다. 순한 짠맛이 나서 식염으로 가장 적합하다.
가을소금 9~11월에 생산되며 봄소금과 흡사하다. 강한 대륙풍의 영향으로 4~5일만에 생산되기 때문에 짠맛이 강하고 쓴맛이 많이 나 식탁염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

암염(巖鹽,Rock Salts, halite)

암염은 지각변동으로 소금호수나 바닷물이 땅속에 갇혀서 굳어진 것을 채굴해 이용한다. 현재 전세계 소금 생산량의 6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암염은 채굴하거나 물을 주입해 녹여서 염수로 퍼올린 후 건조하거나 끓여서 채취한다. 미네랄은 퇴적과정에서 거의 용출돼 염화나트륨의 함량이 98~99%에 이른다. 독일, 소련 등 유럽과 미국, 중국 등에서 생산된다. 특히 독일과 폴란드 등의 소금광산은 관광지로 유명하다.

정염(井鹽)

정염은 땅속의 소금을 우물을 통해서 함수(鹹水, 염도가 높은 짠물)로 얻어 건조시켜 사용하는데 염도는 15~16% 정도이다. 유럽, 미국, 중국 등에서 암염층에 물을 넣어 녹여내는 방식으로 소금을 생산한다.

호염(호수염, 湖水鹽, Lake Salts)

호염은 바닷물이 지각변동으로 지표에 갇힌 후 증발돼 만들어진 소금이다. 강우량이 적은 지역에 존재하며 오랜 세월동안 미네랄이 씻겨나가 염화나트륨 함량이 높다. 남미 볼리비아 3600m 고지에 유유니 소금사막이나 안데스 소금이 유명하다. 미국 유타주의 그레이트솔트호, 호주의 맥레오드호·레프로이호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재염(再鹽) 또는 재제염(再製鹽)

천일염(天日鹽)을 물에 풀어서 다시 건조하여 만든 소금을 재염 또는 재제염이라고 한다. 막소금(굵은 소금,호염)보다 색이 희고 입자가 가늘어 ‘꽃소금’이라고 한다. 정제법으로는 세정·재결정법 등이 있다.
소금의 정제법은 불순물과 ‘간수’라 불리는 소금의 여타 성분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염분의 78%를 차지하는 염화나트륨과 염화칼륨(2%)은 짠맛을 내지만, 염화마그네슘(5.9%)은 쓴맛이 나 소금의 품질은 떨어뜨릴 뿐 아니라 소금에 조해성(潮解性,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하는 현상)을 일으켜 저장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염화칼슘도 소금의 맛과 품질을 저하시키는 성분이다.
황산마그네슘(6%),황산칼륨(4%),소량의 브롬화마그네슘 등의 혼합물은  ‘간수’라고 한다. 간수는 두부를 만들 때 고형제로 사용하며, 칼륨비료 제조에도 사용된다.
소금은 굳이 재염법으로 정제하지 않아도 2~3년 장기간 보관하면 조해성 때문에 간수가 빠져 나가고, 굽고 끓이거나 볶아서 간수성분을 제거하면 수분이 적고 끈적이지 않아서 손에 쥐어도 잘 붙지 않고 알갱이가 곱게 부셔진다. 간수가 빠지면 쓴맛이 줄어들고 고소한 감칠맛이 나는 좋은 소금이 된다.
세정·재결정법은 소금을 물에 녹여 여과시킨후 다시 가열해 소금을 얻고 나머지 20%의 농축액에서 간수를 생산한다. 완전한 정제법은 아니며 주로 식품제조용으로 사용된다.

정제염(精製鹽)

정제염은 재염을 물에 녹여 불순물을 제거하고 다시 끓이거나 증발시켜 만든다. 불순물이 적어 순백색이고 입자가 가늘어서 음식의 조미용이나 일반 가정이나 식당의 식탁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국산 천일염은 가공과정에서 철분이나 미네랄이 산화해 붉은색이나 황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미네랄 함량이 적고 가격도 싼 호주산이나 멕시코산을 주로 사용한다.이온교환수지법, 산화칼슘 및 탄산나트륨을 이용하는 법 등이 있다.
 
이온교환수지막법은 1971년 일본에서 개발한 방식으로 이온수지막으로 불순물과 중금속 등을 제거하여 얻어낸 순도 높은 소금이다. 기계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기계염’이라고도 한다. ‘화학제염’이라고도 하는데 소금물의 양이온과 음이온의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붙여진 방법으로 실제 화학약품은 사용하지 않으므로 잘못된 표현이다. 소금을 녹인 물이나 바닷물을 전기분해하여 약1㎚(나노미터)의 미세한 구멍을 가진 이온교환막에 통과시키면 나트륨 이온(Na+)과 염소 이온(Cl-)은 투과되고 마그네슘, 칼슘 등 2가의 이온류와 납, 아연, 비소 같은 중금속들은 막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무에 99.5% 이상순도 높은 염화나트륨을 얻을수 있다. 이렇게 만든 염화나트륨 용액을 진공건조법으로 진공상태의 증발판에서 결정시켜 꽃소금과 같이 결정이 작고 약한 소금을 만든다.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값이 저렴하며 순도가 높아 화학공정용이나 식품용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1979년 우리나라에 도입됐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불순물을 대부분 제거했기 때문에 위생적이지만 몸에 좋은 미네랄 성분도 함께 제거되어 다른 소금에 비해 영양적인 면에서는 부족한 면이 있다. 덩어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소량의 탄산칼슘이나 염화마그네슘등을 첨가하기도 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요오드 등 부족한 미네랄 성분을 소금에 첨가하기도 한다.

탄산나트륨과 산화칼슘으로 정제하는 법은 소금을 녹인 물에 산화칼슘을 넣어 마그네슘과 반응시켜 수산화마그네슘을 침전시키고, 탄산나트륨을 넣어 염화칼슘과 반응시켜 탄산칼슘을 침전시킨다. 화학약품은 사용하지 않으나 화학적 원리를 이용하므로 화학법이라고도 한다. 이 방법은 순도가 높아 의료용이나 시약용으로 사용한다.

전오제염법(煎熬製鹽法)은 갯벌이나 모래에 바닷물을 뿌려 건조된 것을 물로 씻어 농축된 진한 염수를 가마솥 등에 끓여서 소금을 얻는 전통방식이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온 방식으로 자염(煮鹽)이라고 한다. 1907년 이후 일제 강점기에 천일염 생산이 시작되면서 사라졌다가 태안 지역에서 다시 복원됐다. 입자가 곱고 염도가 낮아 순한 맛이 나며 미네랄함량이 높아 풍미가 좋다. 태안자염이 유명하다.

전기제염법은 바닷물에 전기를 흐르게 해서 전기저항을 유발, 여기서 발생한 열로 끓여서 소금을 얻는 방법이다. 냉동제염법은 동결건조 방식으로 바닷물을 농축시킨 후 재가열 하여 만든다.

가공소금(열처리 소금)

구운소금은 소염법(燒鹽法)으로 만든다. 186도로 가열해 염화마그네슘을 불용해성 물질로 변화시킨 다음 물에 녹여 염화마그네슘을 제거한 후 재결정시키는 방법이다. 하지만 300~400도 이하의 온도에서 가공하면 다이옥신이 생성된다는 지적도 있다. 볶은소금도 이와 유사하다.

용융소금은 천일염을 세라믹 반응로에서 1000도 이상의 고온을 가해 구운 소금이다. 소금을 400~450도로 1~4시간 구우면 유기물과 비소가, 550~600도로 30분~4시간 구우면 비소산화물·카드뮴 등이, 700~800도에서 30분~4시간 구우면 납·내화성유기물·칼슘이나 마그네슘의 산화물 등이 각각 제거된다. 단계별로 온도를 올리지 않으면 유해물질이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고 미네랄만 소실된다.

죽염(竹鹽)은 용융소금의 일종으로 대나무안에 소금을 넣어 800도에서 8번 굽고 마지막으로 1200~1600도 이상에서 용융시켜 만든다. 대나무에서 추출된 특유의 유황냄새로 인해 요리보다는 건강보조식품으로 이용되고 있다. 유해성분이 적고 미네랄이 많으며 짠맛이 적어 ‘귀족소금’이라고 불리운다. 2~3회 구운 소금은 요리에도 사용된다. 하지만 죽염도 엄연히 염화나트륨이 주성분인 소금이므로 과량 복용하면 고혈압 신장병이 유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 

첨가소금은 구운소금이나 용융소금을 만들 때 약성이 있거나 몸에 좋은 성분이 있는 함초, 강황, 쑥, 솔잎 등을 첨가해 만든 것이다.

맛소금은 소금에 화학조미료인 글루탐산나트륨(MSG)를 코팅한 것이다. 처음 나왔을 때에는 음식의 짠맛을 내는 최고의 합성조미료로 각광받으며 머리도 좋게 해준다는 잘못된 믿음까지 심어줬으나 지금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

저염소금은 식염에 염화칼륨(KCl)을 50% 정도 첨가하여 나트륨 비율을 줄인 것으로 일명 ‘웰빙소금’으로 판매된다. 저염소금은 칼륨 섭취에 제한을 둬야 하는 신장질환자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신장이 치명적으로 손상되는 경우가 있다. 신장기능이 30% 이하로 저하되면 칼륨이 소변을 통해 배설되지 못하고 몸 속에 쌓이게 된다. 이같은 칼륨은 심장에도 무리를 주므로 섭취를 줄여야 한다. 신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90% 정도가 신장기능이 정상인의 30% 수준이하로 악화되기 전까지는 자각증상이 없어서 칼륨 과다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2006년에 소비자단체에서 문제를 제기해왔지만 아직도 저염 칼륨소금이 웰빙소금으로 판매돼  주의해야 한다. 이런 제품은 설명란에 아주 작은 글씨로 신장질환자에게는 좋지 않다고 쓰여 있거나, 수입품이 많아 영어로 씌어있어 알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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