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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약 어린이용 키미테, 전문약 전환은 억울
  • 홍은기 기자
  • 등록 2012-07-08 19:02:41
  • 수정 2012-07-16 18: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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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조사 명문제약, “용량·용법 지키면 문제 없는데…”

지난달 7일 발표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의약품 재분류안에 따라 기존 일반의약품에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된 ‘어린이용 키미테 패취’에 대해 이를 생산·판매해온 명문제약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식약청은 지난 7일 부작용 관리를 위해 의사의 지시·감독이 필요하다며 어린이용 키미테를 전문약으로 바꿔야 한다는 설명을 내놨다. 게다가 시민단체까지 나서 이를 두둔하는 부작용 사례를 내놔 명문제약은 부득히 식약청의 결정을 받아들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소비자원, “어린이용뿐 아니라 성인용도 전문약 전환돼야”…의료계도 맞장구

한국소비자원은 올들어 지난달 8일까지 자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키미테 관련 부작용 사례는 총 13건으로 증상별 중복응답 결과 환각 및 착란 38.3%(13건), 기억력 감퇴 23.5%(8건), 어지러움 8.8%(3건), 동공확대와 시야·수면·보행장애 등이 각각 5.9%(2건)였다고 지난 6월 14일 발표했다.
이에 덧붙여 한국소비자원은 “키미테는 환각이나 착란, 시야장애, 기억력장애 등 부작용이 나타나기 쉬우므로 소비자는 사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이상 증세가 발생하는 즉시 제품을 뗄 것”을 당부했다.이송은 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 조정관은 “키미테가 멀미 증상을 예방하고 완화시키지만 환각, 착란, 눈동자 커짐, 시각장애, 기억력 손상 등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며 “성인에서도 부작용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미국, 영국, 프랑스와 같이 성인용 키미테도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런 조사결과에 의료계도 맞장구를 치고 있다. 소아과 가정의학과를 중심으로 키미테의 부작용을 부각시키며 전문약 전환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정해익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회장은 “키미테 부작용으로 일반약이 전문의약품으로 재분류 된 것에 대해 일반 보호자들은 불편할 수 있겠지만 안전성을 놓고 본다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약사회, “소비자의 편의성 외면한 채 전문약 전환은 말도 안 돼”

이에 대해 약사회는 강력 반발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부작용을 기준으로 놓고 본다면 모든 약을 전문약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장거리 여행에 앞서 멀미를 예방하려고 서둘러 구매하는 멀미약까지 전문약으로 정해놓는다면 소비자의 편의성과 의약품 접근성을 크게 훼손하는 말도 안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그는 “의약품 재분류는 원칙과 기준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면서 “만약 의약품이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논의하려면 현재 의약외품으로 전환된 무수카페인을 함유한 박카스도 다시 예전처럼 일반약으로 환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약리기전 상 불가피한 부작용 발생 … 올바른 용량·용법 준수로 줄일 수 있어

여름 휴가철을 맞아 멀미약의 수요가 급증하려는 시점에 나온 이같은 보건당국의 조치와 시민단체 및 의료계의 입장 표명에 명문제약은 당황해하고 있다. 명문제약 관계자는 “소비자원 발표가 나오기 한참 전부터 ‘키미테 바르게 사용하기 캠페인’ 등 홍보활동에 적극 나섰지만 어린이가 성인용을 쓴다든지, 한 장이 아닌 두 장을 붙인다든지, 키미테를 붙이고 운전을 하는 등의 잘못된 방법으로 부작용 사례가 발생한 것 같다”며 “휴가철을 맞아 ‘키미테 바르게 사용하기 캠페인’을 시행하고 이를 광고를 통해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명문제약의 키미테(성분 스코폴라민, Scopolamin)는 귀밑에 간단하게 붙여 스코폴라민을 천천히 체내로 흡수시킴으로써 멀미에 의한 구토와 구역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약리기전상 뇌내 신경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의 기능을 차단, 자율신경계 부교감신경을 억제함으로써 부작용으로 기억력 감퇴, 언어장애, 망상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키미테를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게 되면 확장된 동공이 줄어들지 못해 시야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키미테패취.png

키미테는 스콜폴라민 성분 함량에 따라 성인용(1.5㎎)과 어린이용(0.75㎎)으로 구분되는데 현재까지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하게 이 약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해진 용법·용량을 준수하고 △키미테 부착 후 운전이나 기계장치를 조작하지 말아야 하며 △어린이는 반드시 보호자가 붙여주고 △제거 시 부착면을 반으로 접어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버려야 하며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 제품을 즉시 제거해야 한다. 또 키미테를 부착하고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할 경우 제품 속 알루미늄 등 금속물질이 화상을 유발할 수 있어 검사 전에 반드시 제거해야 하고, 키미테를 만진 뒤에는 즉시 비누로 손을 깨끗하게 세척해 약 성분이 눈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키미테 이외의 멀미약(항 구토·구역제)로는 디멘히드리네이트(dimenhydrinate)을 주성분으로 한 알약이나 마시는 액제, 껌 형태의 제품이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슈넬제약의 ‘이지롱내복액’, 동성제약의 ‘토스롱액’ 등이 있는데 붙이는 멀미약 보다 신속한 예방효과를 얻고 싶을 때 복용하면 효과적이다. 복용방법은 교통수단 등을 승차하기 30분전에 1회 1병(30㎖)을 복용하고, 추가로 복용할 경우에는 4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1회 1병을 복용한다. 하루 복용횟수는 3회로 제한한다.
껌 형태의 멀미약인 새한제약의 ‘피크니에프껌정’은 승차 전에 미리 사용하는 것보다 멀미로 인한 불쾌감이 느껴지기 시작할 때 씹어야 효과가 좋고 성인은 2정을, 4세 이상 12세 이하의 소아는 1정을 10~15분가량 씹다가 일반 껌처럼 버리면 된다.

 현재 국내 약국에서 판매되는 멀미약의 시장규모는 생산액 기준 약78억원이고 이 중 키미테가 47억원 규모로 6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성인용이 208만 6535매, 어린이용은 136만 3736매가 판매된 키미테는 이번 부작용 부각 논란으로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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