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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발과 무지외반증의 진단과 치료
  • 신정훈 기자
  • 등록 2012-07-03 21:19:17
  • 수정 2012-08-03 18: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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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하면 보조기나 수술치료…굽낮고 부드러운 것 보다 견고한 신발 신어야

회사원 김성은 씨(28)는 최근 고민이 한 가지 생겼다. 얼마 전부터 발바닥이 저려 오고 무릎과 허리에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아가 진찰을 받아본 결과 ‘평발’ 진단을 받았다.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다 보니 외근이 잦아 옷차림에 따라 구두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평소에 신던 하이힐을 더 이상 신지 못하게 된 것이다.김 씨는 병원에서 하이힐을 신지 말라는 충고를 무릅쓰고 한동안 외근업무를 나갔지만 결국 증상이 악화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김 씨의 경우처럼 평발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경우 신발 선택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평발의 기준과 진단

발은 편평족(평발), 요족(凹足, 오목발), 정상발로 분류된다.평발은 스스로 알아보기 어렵지만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간단한 ‘발도장 테스트(wet test)’를 통해 평발 여부를 직접 알아볼 수 있다. 발에 물을 적시고 흐르는 물기를 털어낸 뒤 마른 콘크리트 바닥이나 색깔이 있는 종이 위에 올라서면 발바닥 모양이 찍힌다. 중간 부분이 넓게 찍히면 아치가 낮은 평발이다. 좁게 찍히면 아치가 높은 오목발이다.

평발은 발바닥이 오목하지 않고 편평한 것을 말한다. 발을 이루고 있는 뼈들은 앞뒤로 길게 둥근 굴다리 모양을 하고 있다. 안쪽과 바깥쪽 두 개의 굴다리를 종(縱)아치라고 한다. 안쪽에 있는 종아치가 바깥쪽보다 훨씬 더 길고 높다. 종아치는 몸무게의 압력을 분산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스프링 장치다.안쪽 종 아치가 아래쪽으로 무너져 발의 안쪽바닥이 땅바닥에 내려 앉아 있는게 평발이다. 평발의 초기에는 서 있을때만 평발이고 앉아 있을때는 정상적으로 아치가 나타난다. 그러나 이를 방치해두면 앉아있을 때에도 평발이 된다. 맨발로 일어섰을 때 발의 아치가 완전히 무너지고 발목이 휘어져서 새끼발가락쪽이 바닥에 닿지 않고 뜨는 중증 평발은 군대도 갈수 없는 경우다. 이런 사람이 장시간 행군하면 발에 욕창과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평발을 가진 사람이라고 모두 심한 피곤을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남들보다 발이 쉽게 피로하다면 한번쯤 평발이 아닌가 의심해봐야 한다. 심한 평발이면 발이 체중의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그대로 무릎과 허리로 전달돼 무릎과 허리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몸무게 70㎏의 성인이 하루에 1만보를 걸을 경우 신체에 전달되는 충격의 누적 합계는 무려 1000t에 달한다. 따라서 평발에 가깝게 아치가 무너진 사람은 더 이상의 악화를 막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깔창이나 교정신발을 착용해보고 효과가 없거나 증상이 심해지면 수술을 고려해봐야 한다. 

평발의 원인으로는 △선천적 기형 △아킬레스건 또는 발뒤꿈치뼈의 손상이나 수축으로 인한 후유증 △각종 관절염으로 인해 발의 아치를 이루는 관절과 인대의 손상 등을 꼽을 수 있다. 선천적인 평발은 자신이 평발이란 것을 잘 모르는 경우가 흔하다. 발의 종아치는 대개 5~6세가 형성되므로 유아기부터 지나치게 평발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김하용 을지대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보통 2살인 유아는 90% 정도가 평발이다가 5~6세가 되면 대부분 자연적으로 발의 아치가 정상으로 회복되고 10살이 되면 5% 정도만 편평족 소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기다려 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편평족이 정상 회복되지 않고 점점 심해지는 아동의은 비만해지거나, 체격이 커지는 초등학교 고학년과 청소년기 사이에 이르면 발의 유연성이 없어지면서 체중을 싣지 않아도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발의 인대 이완과 더불어 뼈의 변형이 진행할 수 있으며 나이가 들어서는 척추측만증이나 퇴행성관절염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걸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는 평발은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으나 일상생활에서 발이 늘 아프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10세가 되어도 발의 아치가 회복되지 않고 걸을 때 팔자걸음을 걷거나 장시간 서 있을 경우, 보행 시 발의 종아치 부위에 통증과 피로를 느낀다면 물리치료와 보조기를 이용한 치료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선천적인 경우 ‘발도장 테스트’ 통해 진단

평발에 대한 치료는 환자의 연령, 증상과 변형의 정도에 따라서 결정된다. 단순히 증상 완화를 위해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병적 편평족이나 자연 교정되지 않은 유연성 편평족은 교정치료나 수술치료에 나선다.

물리치료는 평발로 수축된 충분히 늘려주는 것이다. 아킬레스건이 짧아져 있는 경우 평발의 자연 교정이 되지 않거나 악화될 수 있으므로 관련 근육을 늘려주는 운동을 주기적으로 시행하면 도움이 된다.발가락 변형이 일단 시작되면 점차 심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발을 둘러싸고 있는 힘줄이나 인대를 강화함으로써 평발 상태를 개선하고 엄지발가락이 덜 휘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간이 있을 때 발가락을 벌린 상태에서 6초 동안 힘을 주는 발가락 벌리기, 발가락으로 바둑알 집기, 발가락으로 책장 넘기기 등을 해주면 치료와 예방에 효과가 있다.또 콜라병을 발바닥으로 굴리는 동작은 발바닥을 자극해 내려앉은 발의 아치를 들어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외출 후에는 족욕으로 발의 피로를 풀어주고 종아리 근육을 신전시켜주는 스트레칭을 해야 이차적인 발목과 무릎, 허리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런 노력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때는 관절 내에 적절한 양의 소염제를 주입해 염증과 통증을 줄이기도 한다.

보조기치료는 발 종아치의 함몰된 곳을 보완할 수 있는, 타원형으로 도드라진 특수 깔창이나 패드를 신발안에 넣거나 교정용 신발을 신는 것이다. ‘내측 종아치 지지대’라고 부르는 특수 깔창은 함몰된 종아치를 지지해주고 체중의 압력을 막아주는 쿠션역할을 한다. 엄지발가락을 바르게 펴주는 보조기도 권장되고 있다.
경미한 평발은 특수 깔창이나 패드를 이용해 발의 아치부위를 높여줌으로써 교정이 가능하다. 이런 패드는 단계적으로 높게 대줘야 하며 처음부터 아주 높게 대주면 이 부분이 다시 압력을 받아 발바닥이 불편하거나 통증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런 치료에 대한 회의론도 있다. 인위적으로 신발 안쪽에 패드를 넣어주면 신발과 발 사이의 압력과 마찰이 커지면서 접촉부위의 통증이 심해지거나 피부 괴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평발은 뼈모양에 근본적인 이상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보조기치료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게 대다수 족부 전문 정형외과 의사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신발의 안쪽을 넓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며 수술로 아치를 바로 잡은후 패드를 대는 게 효과적이라는 입장이다.

수술치료를 해야 할 경우는 일상활동에 지장을 줄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 심한 족부 변형이 동반돼 신발 신기조차 어려울 때이다. 상태에 따라 아킬레스건 연장술, 뼈의 절골술, 거골(복사뼈)하 고정술, 삼중관절 고정술 등의 시술을 받아야 한다. 절골술이나 고정술은 발의 아치를 만들기 위해 뼈의 일부를 잘라내고 뼈속에 쇠못을 박아 고정시키는 방식이다. 


하이힐은 치명적…맵시 살리려다 ‘무지외반증’ 위험

하이힐은 평발에 더욱 치명적이다. 본격적인 노출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여성의 하이힐 굽 높이도 올라가고 있다. ‘킬힐’이라고 불리는 굽 높은 하이힐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몸매의 맵시를 위해 킬힐을 고집하는 여성이 많다.
평발은 킬힐로 인한 위험에 더 취약하다. 맵시를 살리려다 엄지발가락의 가운데가 튀어나오는 ‘무지외반증’에 걸리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킬힐이 유발하는 대표적 발병인 무지외반증은 선천적 요인 보다 대부분 후천적으로 신발을 잘못 신었을 때 생긴다. 굽이 높은 신발, 코가 좁고 앞이 뾰족한 신발이 엄지발가락에 변형을 일으킨다. 평발로 인한 생활의 불편함을 덜고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앞이 뾰족한 신발을 신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신발 크기는 자신의 발 길이보다 1.2㎝ 정도 여유가 있고, 뒷굽의 높이는 3.5㎝ 정도 되어야 기능적으로 좋은 신발이다. 되도록 앞코가 넓은 신발을 신고, 뾰족한 신발을 꼭 신어야 할 때는 굽높이가 다양한 신발을 준비해 교대로 신는다. 평발은 정상적인 발보다 움직임이 많다. 이런 이유로 부드러운 신발보다 단단하고 견고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 따라서 부드럽고 굽이 없는 플랫슈즈, 조리, 어그부츠, 모카신 같은 밑창이 거의 없고 말랑말랑한 신발은 피하는 게 좋다.

조인기 서울 튼튼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발의 변형이 일어나면 발이 지나치게 안쪽으로 기울거나 바깥쪽으로 기울어져 신체의 균형이 깨지면서 요통을 유발하게 된다”며 “운동할 경우 허리나 발의 통증이 심하고 오래 걷기가 힘들어지면 전문병원을 방문해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방사선 검사 결과 엄지발가락이 30~40도 이상 심하게 휘어있을 때는 휘어진 엄지발가락 뼈를 바르게 교정하는 교정술을 시행하거나, 휘어진 부분에 금속판을 박아 교정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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