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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탕 곰탕 곱창 계속 먹어도 되나?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2-05-07 01:30:06
  • 수정 2016-02-12 13: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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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우병 논란에 안전한 식생활 및 실생활 요령

광우병 논란으로 육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심기가 편할리 없다.육류섭취가 늘어나 오히려 열량과잉이나 비만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을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오지만 여전히 육류섭취가 부족한 사람이 많다.고기를 적당량 이상 먹지 못하면 뼈,혈액,피부단백의 형성에 지장이 오고 키가 크지 않고 노화가 빨라지며 면역력이 저하될 수도 있다.
영양학자들은 육류 중 소고기를 가장 무난한 식품으로 친다.불포화지방산과 필수아미노산이 다른 육류보다 충분하고 다양할 뿐만 아니라 성질이 약간 따스한 정도이기 때문에 사상체질의 관점에서 보면 태음인 소음인에게 적합하고 소양인에게도 무난하기 때문이다. 광우병과 관련한 안전한 식생활 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1.설렁탕 곰탕,곱창을 계속 먹어도 되나요?
한국사람은 변형 프리온이 많이 발견되는 소의 뼈,내장,골수 등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을 먹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어 광우병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흔히 설렁탕이나 곰탕은 소의 사골(소의 4다리,뼈로는 8개),갈비뼈,살코기,도가니뼈(무릎연골),사태(다리 사이의 살코기),꼬리 등을 함께 고아 만든다.극히 드물지만 내장이나 뇌를 쓰는 음식점도 있다.흔히 즐겨먹는 곱창은 소의 소장이고,막창은 소의 제4위,양은 소의 제1위, 대창은 소의 대장을 말한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은 30개월령 이상 소의 머리와 등뼈에 대해서만 광우병 감염위험이 높은 특정위험물질(SRM)으로 분류해 식용을 금지하고 있다.기타 뼈에 대해서는 제한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OIE로부터 ‘광우병통제국’의 지위를 갖고 있다.이에 따르면 편도,소장끝(원위회장),30개월을 초과한 소의 뇌·눈·척수·두개골·척주를 제외한 어느 부위라도 해외에 수출할 수 있다.다만 2008년 한국의 극렬한 미국 소고기 수입반대 시위의 결과로 국내서는 30개월을 초과한 소는 수입될 수 없으며 7개 SRM부위도 제거해야 국내로 들어올 수 있다.
따라서 미국산 소고기 육류로 만든 설렁탕이나 곰탕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된다.그러나 갈비뼈는 척추와 연결돼 있어 위험이 적을 뿐 안전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고 심지어 소의 살코기와 우유와 유제품,가죽과 피부도 위험하다는 극단적인 견해도 있다.지난해 스위스의 한 연구진은 “제한적인 환경이라면 공기로도 프리온(광우병 등을 일으키는 단백질)에 감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소의 장 전체를 SRM으로 분류하는데 한국에서는 소장끝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SRM으로 규정하지 않는다.따라서 미국 소의 대장 부위 등이 수입돼 팔리고 있다.세계보건기구(WHO) 등은 일단 살코기 우유 유제품 등은 식용해도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소비자가 판단할 몫이 크다.

2.30개월 미만의 어린 소는 괜찮나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견해가 꽤 있다.미국 소의 수입연령을 30개월 미만으로 한정한 것은 영국 수의연구청(VLA)이 6개월된 어린 소에 광우병 병원체인 프리온 단백질을 인위적으로 감염시킨 결과 32개월만에 뒤쪽 뇌에서 인간광우병 병원체인 프리온이 검출되고 35개월 뒤에 광우병 증상이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영국의 경우 30개월 미만의 소에서 19건,일본의 경우 2건의 광우병 발생사례가 있었다.그래서 일각에서는 30개월 미만의 어린 소도 광우병으로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3.미국산 양고기나 녹용은 먹어도 되나요?
양과 사슴은 풀을 먹고 자라는 반추동물로 소와 마찬가지로 광우병에 감염될 위험이 높다.위험성 여부에 대해 논란이 많지만 병에 걸린 양과 사슴에서 나온 제품이라면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미국산 소 육골분 사료를 닭이나 돼지,개,고양이,물고기 등에 먹여 키운 경우 프리온이 이들 비(非)반추동물에게 전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하지만 혹시라도 비반추동물 몸에 프리온이 미량이 축적될 경우 이를 소나 사람이 먹으면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4.소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화장품 등은 괜찮나?
광우병에 걸린 소에서 나온 아교나 젤라틴이 피부 등 인체에 흡수될 경우 광우병 감염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따라서 이를 원료로 만든 화장품,연고제,치과재료,문구재료,의약품(캡슐원료) 등은 사용시 주의해야 한다.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는 소의 태반을 원료로 한 미백화장품의 시판을 금지하고 있다.소·양·염소의 SRM부위(뇌 뇌수 척수 눈)를 포함해 소에서 추출한 화장품 원료는 사용되는 게 거의 없다.소 추출물을  원료로 한 화장품은 아니나 의약품 캡슐원료나 미생물배양원료로 쓰는 소의 젤라틴은 감염확률은 극히 낮은 편이지만 불가피하게 쓰이고 있다.
사람의 태반으로 만든 화장품과 태반주사,돼지 태반음료는 국내서도 많이 유통되고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청의 적법한 절차와 안전성 검토를 거쳐 시판되고 있지만 안전성 논란은 남아 있다.특히 이탈리아 영국 일본 등 인간광우병이 한명이라도 나온 국가에서 수입된 태반 원료라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5.우리나라 사람은 유전적으로 광우병에 더 취약하다는데?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이나 중국 사람들은 인간광우병에 더 취약하다는 유전자형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 유럽 등보다 더 높다.프리온 단백질의 유전정보를 갖고 있는 유전자인 PRNP(Polymorphisms of the prion protein)는 129번,127번,219번의 코돈(codon: 유전정보의 최소단위)에 담겨져 있다고 연구돼 있다.
김용선 한림대 의대 미생물학 교수가 529명의 건강한 한국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129번 코돈(codon)에서 유전자형 빈도는 M/M이 94.33%, M/V 5.48%,V/V 0.19%로 나타났다.이는 백인(유럽인)의 경우 M/M이 약40%(37~45%),M/V가 약50%(40~51%),V/V가 약10%(8~15%)인 것에 비해 M/M이 월등히 높은 것이다.일본인은 M/M형이 93%,M/V 7%,V/V 0%으로 한국인과 비슷한 유형이다.M/M형이나 V/V형은 산발성 및 의원성(의료행위에 의한) 크로이츠펠트-야콥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또 219번 코돈의 한국인 유전자형 빈도는 G/G가 92.06%, G/L 7.94%, L/L 0%였다.일본인은 G/G가 86%, G/L 14%, L/L 0%이다.이에 비해 백인은 G/G만 100%이다.일본에서 산발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sCJD)에 걸린 사람 85명 중 G/L인 사람은 한명도 발견되지 않아 G/L형은 sCJD에 걸리지 않게 하는 방어인자로 추정된다.따라서 한국인은 일본인에 비해 sCJD에 더 민감할 것이란 해석이다.
이에 대해 김용선 교수는 논문에서 주장한 것 외에는 아무런 확대해석을 하지 않는 가운데 시민단체와 일부 전문가는 한국인이 서구인보다 광우병에 훨씬 취약하고 일본인보다도 민감하기 때문에 미국산 소의 수입을 반대하는 논리로 사용하고 있다.반면 정부 측과 일부 전문가는 “산발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sCJD)에 국한된 논문이므로 광우병에 걸린 소고기를 먹어 사람에게 생기는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하고 있다.김 교수의 연구결과를 포괄적으로 해석할지,국소적으로 직역할지는 소비자의 판단이겠지만 과학은 개연성을 바탕으로 실체를 확인해가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김 교수의 논문은 광우병 대책의 가설을 세우는데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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