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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중앙의료원, 환자 유래 신경아교육종 오가노이드 구축 … 맞춤형 치료 기반 확립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10-28 10: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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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동안 교모세포종 위주로 연구 … 희귀뇌종양인 신경아교육종 관련 오가노이드로는 처음 개발

정연준 가톨릭대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초정밀의학사업단 교수(의대 미생물학교실)와 박준성 암진화연구센터 교수, 안스데반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이 ‘환자-유래 신경아교육종 오가노이드(Gliosarcoma Organoid)’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신경아교육종(gliosarcoma)은 뇌 속 신경세포를 지탱하는 교세포(gliocyte, 아교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신경교종(glioma)의 일종이다. 뇌종양 가운데서도 매우 드물지만, 예후가 극도로 나쁜 암으로, 수술과 방사선치료, 항암치료를 병행하더라도 재발률이 높다. 특히 지금까지는 신경아교육종만을 위한 표적치료제나 면역치료법이 없어, 일반적인 교모세포종(glioblastoma) 치료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

 

정연준 교수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오가노이드(organoid)’ 기술에 주목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나 암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해 만든 ‘미니 장기’ 또는 ‘미니 종양’으로, 환자 개개인의 암 조직 특성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어 정밀의학 연구의 핵심 도구로 평가받는다.

 

이번 연구에서 공동 연구팀은 수술 직후 얻은 환자의 종양 조직(fresh tissue)을 활용해, 세포들이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만든 특수 배양기법(ultra-low attachment culture system)과 orbital shaker라는 장비를 이용해 환자맞춤형 신경아교육종 오가노이드(patient-derived gliosarcoma organoid(GSO))를 성공적으로 배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오가노이드는 수개월 동안 안정적으로 배양됐고, 냉동 보관 후에도 성장 능력을 유지했으며, 세포 주변의 세포외기질(ECM, extracellular matrix)로 침투하는 등 실제 종양과 유사한 침윤 특성을 보였다. 신경교종과 육종(sarcoma) 세포에서 각각 발현되는 단백질 마커들을 동시에 나타내며 신경아교육종의 복합적인 조직 특성을 잘 반영했다.

 

정연준 교수팀은 오가노이드가 환자의 종양을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장 엑솜 시퀀싱(Whole-Exome Sequencing; WES)을 실시했다. 그 결과, 환자 조직과 오가노이드가 대부분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공유하고 있었으며, 특히 NTRK2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

 

NTRK2 유전자는 세포 성장과 신경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데, 연구팀은 이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의 효과를 오가노이드에서 직접 검증함으로써 환자맞춤형 치료의 가능성을 열었다.

 

추가로 연구팀은 단일세포 RNA 시퀀싱(single-cell RNA sequencing) 기술을 활용해 신경아교육종의 세포 구성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신경아교육종은 일반적인 교모세포종과 달리 섬유아세포(fibroblast)와 유사한(-like) 세포로 밝혀졌고, 희소돌기아세포 전구세포 양(oligodendrocyte progenitor cell-like) 세포가 많고, 반대로 성상세포(astrocyte)나 신경 전구세포 양(neural progenitor cell-like) 세포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교모세포종 오가노이드(glioblastoma organoid, GBO)는 성상세포 유사 분화 및 높은 연결성이란 특징을 보였다. 

 

기능 분석 결과, 테모졸로마이드에 대한 GSO의 일관된 민감도가 확인되었으며, NTRK2 변이를 가진 GSO에서 NTRK2 억제에 대한 선택적 치료 반응이 관찰되어 유전체 맥락 기반 치료의 유용성을 뒷받침했다. 

 

또 신경아교육종 오가노이드에선 상처 회복(wound healing)과 세포외기질(ECM)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이 증가해 종양이 더 단단하고 침윤성이 강한 이유를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

 

그동안 신경아교육종 연구가 더디게 진행된 이유는, 실험 모델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료제 연구에서도 일반 교모세포종 모델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실제 환자 치료에 맞지 않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번 연구를 통해 구축된 신경아교육종 오가노이드 모델(GSO)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환자의 종양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향후 신경아교육종 특이적 치료제 탐색, 유전자 변이 기반의 정밀 치료 연구, 새로운 임상시험 모델 구축에 널리 활용될 전망이다. 정연준(왼쪽부터), 박준성, 안스데반 가톨릭대 의대 교수정 교수는 “신경아교육종은 환자 수가 많지 않고, 연구 모델도 거의 없어 사실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며 “이번 오가노이드 구축은 환자의 종양 특성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치료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며, 이 모델을 통해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의 지원 아래 진행됐다. 기초연구와 임상 현장을 연결하는 중개연구의 대표적인 사례다. 정 교수가 단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초정밀의학사업단은 인체 조직 기반의 고정밀 생명정보 분석, 세포 단위 정밀의학 연구, 바이오 빅데이터 분석 등을 선도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암 오가노이드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8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IF 7.5)에 ‘Tumor microenvironment-preserving gliosarcoma organoids as an in vitro preclinical platform: a comparative analysis with glioblastoma models’라는 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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