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제약사 입센이 항암제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 차세대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같은 나라 마르세유 소재 임체크테라퓨틱스(ImCheck Therapeutics)를 최대 10억달러에 인수했다고 2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번 인수로 입센은 집중 항암화학요법에 적합하지 않은 급성골수성백혈병(AML) 1차 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1/2상 단계의 ‘ICT01’을 확보하게 됐다. ICT01은 여러 암에서 광범위하게 발현되는 핵심 면역조절 분자이자 세포표면 단백질인 BTN3A(Butyrophilin-3A, 또는 CD277)를 표적으로 하는 계열 내 최초의 단일클론항체다. BTN3A에 결합해 구조를 변화시키고 감마델타 T세포의 일종인 ‘V9γδ2’ T세포를 활성화해 AML을 억제한다. 2025년 7월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프랑스 입센(위), 임체크테라퓨틱스 로고계약에 따라 임체크테라퓨틱스의 주주들은 거래 완료 시 입센의 자회사를 통해 3억5000만유로를 주식 매각 대금으로 받게 되며 향후 특정 규제 승인 및 판매 기반 마일스톤 달성 여부에 따라 지급되는 금액을 포함하면 최대 총 10억 유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인수 절차는 프랑스 및 미국 정부 승인 등 통상적인 절차를 거쳐 내년 1분기 말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당수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들은 집중 항암화학요법을 견디지 못해 저강도 치료 옵션에 의존해야 하는데 이는 종종 제한적이고 짧은 생존 혜택만 제공한다. 이러한 고위험, 부적합 환자 집단은 상당한 미충족 수요에 직면해 생존기간 및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가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5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1/2상 ‘EVICTION’ 임상시험의 중간 데이터에 따르면 ICT01은 베네토클락스 및 아자시티딘 병용요법(표준요법)에 추가 투여했을 때 매우 고무적인 높은 반응률을 보였다.
이 단일군 임상시험에서 표준요법에 덜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진 하위 유형을 포함해 새롭게 진단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체 분자 아형에 대해 관찰된 ICT01+베네토클락스+아자시티딘 병용요법의 치료반응률은 과거 표준치료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ICT01 10mg 용량 기반 병용요법은 치료의향군(intent-to-treat)에서 96%의 핵심전사인자조절회로(Core Transcriptional Regulatory Circuitries CRc)과 74%의 완전관해(CR)를 달성했으며, TP53 돌연변이 AML 환자에서는 CRc가 83%, CR이 60%였다. 추적관찰 기간 중앙값 8.5개월 차에 9개월 전체생존 달성률은 83%에 달했다. 환자의 42%에서 3/4등급 열성 호중구감소증이, 71%에서 호중구감소증이 관찰됐다.
CRc는 AML의 하위 요소로 AML에서 세포 생존에 중요한 주요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 TF)의 유전성 발현이 얼마나 통제되느냐를 의미한다.
입센의 다비드 뢰브(David Loew) CEO는 “임체크테라퓨틱스 인수는 우리의 종양학 파이프라인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하며 가장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제를 제공하겠다는 사명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ICT01의 유망한 데이터와 입센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전문성을 결합해 2026년에 2b/3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체크테라퓨틱스의 피에르 데페누(Pierre d’Epenoux) CEO는 “이번 거래는 프랑스 학계에서 시작된 획기적인 연구 성과를 인정하는 의미를 지닌다”며 “우리 회사와 파트너사들이 부티로필린(butyrophiln) 및 감마델타 T세포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이뤄낸 탁월한 성과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입센에 합류함으로써 ICT01의 허가용 임상시험 및 상업화를 앞당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BTN3A와 감마델타 T세포를 겨냥한 치료제 개발은 상당한 좌절에 부딪히고 있다. 한때 이 분야의 선두주자 중 하나였던 라바테라퓨틱스(Lava Therapeutics)는 주력 자산의 개발을 올해 초 중단하고. 지난 8월 조마(Xoma)에 인수됐다. 라바는 주당 1.16~1.24달러에 넘겨졌으며 향후 개발한 자산이 성공할 경우 라바 파트너사(존슨앤드존슨, 화이자)와 비 파트너사의 자산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순익의 75%를 조건부가격청구권을 통해 추가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라바테라퓨틱스는 감마-δ T세포 관여자(γδ T-cell engager) 개발 프로젝트에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과 시젠(Seagen)을 파트너로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조마에 인수되는 결정을 내렸다.
In8bio는 γδ T 세포 참여에 대해서도 연구해 왔으나 개발 기세가 꺾였다. 미국 전문지 ‘OncologyPipeline’은 Biosion과 Shattuck만이 BTN3A 표적 항체를 전임상적 단계에서 연구하는 유일한 회사라고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