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소재한 중증 간질환 고도 표적치료제 개발 전문기업 보스턴파마슈티컬스(Boston Pharmaceuticals)의 선도자산 에피모스퍼민 알파(efimosfermin α, 개발코드명 BOS-580)를 최대 20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1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에피모스퍼민은 3상 진행 중인 계열 최고 지방간질환(SLD) 치료제 및 진행 예방제다. 새로운 월 1회 피하주사용 섬유모세포 성장인자 21(FGF21) 유사체 계열 치료제로서 현재 간경변을 포함한 대사계 기능부전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로 임상 개발 중이며, 차후 알코올성 간질환(ALD) 치료제로도 개발이 기대되고 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계약에 따라 12억달러의 선불 계약금과 추후 성공 기반 성과금으로 8억달러를 약속해 최대 20억달러를 보스턴파마에 지급키로 했다. 발매 후 매출액 단계별 로열티는 별도로 지불한다.
직접적인 항 섬유화 작용 기전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유전학 분야 데이터 기반 통찰력 및 질병 표현형 분석 역량으로 미뤄 볼 때 에피모스퍼민은 진행기 지방간 질환들에 대한 대응을 가능케 한다. 아울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지방간 질환의 세부유형 치료제로 개발 중인 짧은 간 RNA(siRNA) 치료제 ‘GSK’990’과 병용요법제로 개발될 전망이다. 나아가 GSK가 주력 목표로 삼은 섬유증과 자가염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대사계 기능부전 관련 지방간염과 알코올성 간질환을 포함한 지방간 질환은 간 내부에 지방이 축적되면서 염증과 섬유증을 나타내는 특징을 보인다.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된 중등도~고도 MASH 환자들은 에피모스퍼민을 월 1회 피하주사한 2상 결과 간 섬유증을 신속하고 유의하게 역전시킬 뿐만 아니라 증상의 진행을 차단했고, 관리 가능한 내약성 프로필을 내보였다.
이는 에피모스퍼민이 다른 치료대안들보다 우수한 섬유증 개선 효과를 나타내고 기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치료제의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동일한 유익성을 기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평가다.
또 에피모스퍼민은 MASH 환자에게 중요한 고려 대상인 중성지방 수치 감소와 혈당 조절 개선에도 효과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MASH 환자에게 많이 동반되는 심대사계 병발 질환의 완화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낮은 면역원성과 반감기 연장 등 에피모스퍼민의 차별화된 특성들은 월 1회 투여요법으로 환자들의 치료 편의성을 개선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2상에서 도출된 전체적인 자료는 지난해 11월 14~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렸던 미국 간질환연구협회(AASLD)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토니 우드(Tony Wood) 최고과학책임자는 “섬유모세포 성장인자 21(FGF21) 유사체 계열 치료제들이 동종 계열 최초 간경변 역전을 포함해 대사계 기능부전 관련 지방간염을 치료하는 데 가장 고무적인 자료를 통해 효과를 입증해 보였다”며 “애피모스퍼민이 월 1회 투여와 내약성 프로필 측면에서 새로운 표준요법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피모스퍼민이 시장에 선보일 시기는 2029년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보스턴파마슈티컬스의 엘리아 제르후니(Elias Zerhouni) 이사회 의장은 과거 사노피에서 글로벌 연구‧개발 부문 대표로 재직했다.
GSK가 에피모스퍼민을 확보함에 따라 섬유성 간질환은 물론 이를 촉발시키는 바이러스성 만성 B형간염과 지방간질환을 모두 커버하는 라인업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계약은 2016년 엘러간(Allergan)이 토비라테라퓨틱스(Tobira therapeutics)를 17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MASH 분야에서 10여년만에 성사된 가장 큰 규모의 딜이다. 앞서 GSK는 2021년 애로우헤드파마슈티컬스(Arrowhead Pharmaceuticals, 나스닥 ARWR)로부터 MASH를 타깃하는 HSD17B13 siRNA를 10억3000만달러 규모에 사들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