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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수염 ‘예방은 불가능하지만 빠른 수술로 완치 가능’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2-28 15: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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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장과 충수는 달라 … 갑자기 충수 입구 막히면 썩어서 충수염 유발
  • 심하면 복막염 및 패혈증 유발 … 충수 폐쇄 48시간 이내 천공, 신속 수술 필요
  • 개복 대신 복강경 수술 대세 … 농양 생기면 고름 배출 및 항생제 치료

이유 없이 심한 복통이 생기는 경우 ‘맹장이 터진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맹장염이라고도 불리는 ‘충수염’은 심하면 복막염과 패혈증을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으로, 의심 증상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충수염은 예방은 불가능하지만 빠른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유승범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충수염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충수(충수돌기)는 대장이 시작되는 맹장 끝에 붙은 지렁이 모양의 기관으로, 길이는 약 7~10cm다. 이 부위에 염증이 생긴 질환을 충수염 또는 충수돌기염이라고 하며, 대부분 급성으로 발병한다. 

   

흔히 충수염을 맹장염이고도 부르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맹장은 소장에서 대장으로 이어지는 부분이며, 충수는 맹장 끝에 돌출된 작은 주머니다. 

   

충수염은 충수 내강의 폐쇄 때문에 발생하며, 이로 인해 배출되지 못한 점액에서 독성물질이 분비돼 점막을 자극하고 염증과 궤양을 일으킨다. 염증이 심해지면 천공(구멍)이 생길 수 있다. 충수염 발병 이틀 내로 70~80%에서 천공이 발생하며, 이때 빠르게 처치하지 않으면 농양(고름주머니)이 생기거나 복부 장기 전체를 둘러싼 복막까지 염증이 전파될 수 있다.

   

성인과 소아는 충수 내강이 폐쇄되는 원인이 다르다. 소아의 경우 감기나 장염에 걸렸을 때 충수 주변 림프조직이 과도하게 증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충수 내강이 바깥에서부터 막혀 충수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20세 이상 성인에서는 대장에 발생한 이물질(딱딱한 대변, 종양 등)이 충수 내강에 껴서 생기는 경우가 대다수다.

   

충수염의 주요 증상은 95%의 환자에서 나타나는 복통이다. 발생 초기에는 통증이 상복부나 배꼽 주위에서 모호하게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른쪽 아랫부분(우하복부, 이른바 ‘맥버니 포인트’)으로 이동해 더욱 심해진다. 충수의 위치에 따라 통증이 오른쪽 옆구리, 치골 등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그밖에도 식욕부진, 오심, 구토, 발열, 설사가 동반될 수 있다.

   

진단은 ‘맥버니 포인트’에 대한 의사 촉진이 가장 중요 

   

충수염은 배란통, 골반염, 급성 담낭염 등 유사한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과 혼동되기 쉽다. 따라서 질환을 감별하기 위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충수염 진단에는 외과 의사의 손으로 복부를 직접 눌러서 통증을 확인하는 복부 촉진이 매우 중요하다. 충수염으로 인한 복통은 우하복부를 눌렀다가 손을 뗄 때 통증이 더 심하게 퍼지는 반발통이 특징적이다.

   우하복부의 맥버니 포인트(상전장골극(골반 앞쪽 돌출된 뼈)와 배꼽 사이의 거리 중 1대2로 상전장골극에 가까운 지점)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면 충수염을 강하게 의심할 수 있다. 

이밖에 혈액검사, 복부 초음파,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가 추가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혈액검사를 통해선 백혈구 증가 여부를 파악하며, 복부 CT는 천공이나 농양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충수염의 대표적인 치료법은 충수돌기 절제술이다. 과거의 개복수술 대신 2-3개의 작은 구멍을 뚫어서 진행하는 복강경 수술이 주로 실시된다. 이는 상처가 작고 회복이 빨라서 환자들에게 선호된다. 수술 후에는 수일간 금식을 유지해야 한다.

   

 예외적으로 복강에 농양이 생길 경우 소장이나 대장까지 절제하는 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우선 배액관을 삽입해 고름을 배출시키고, 이후 항생제를 사용해 염증을 줄이는 과정을 거쳐, 약 6주 후에 충수돌기 절제술을 실시하게 된다.

   

수술 후에는 가스 배출과 상관없이 환자가 회복되는 대로 2-3일 이내로 퇴원할 수 있다. 국소 농양이 있었던 경우에도, 고름만 잘 배출되면 7일 내로 퇴원이 가능하다.

   

수술 대신 수액과 항생제로 대체하려는 시도는 치료기간 늘리고 부작용 우려

   

최근 수액과 항생제를 이용하여 충수염을 수술 없이 치료하려는 시도가 있다. 수액은 탈수를 방지하며, 항생제는 염증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방법은 치료기간이 길고, 항생제 내성균이 발생하거나 염증이 재발할 위험이 존재한다.

   

또 충수 조직이 굳어지는 섬유유착이 생겨 수술적 치료가 어려울 수 있고, 결과적으로 만성적인 통증을 동반하는 만성 충수염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 충수염의 우선적 치료법은 충수돌기 절제술이라고 볼 수 있다.

   유승범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유승범 교수는 “충수염은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고 예방이 어려운 질환”이라며 “시간이 지나도 복통이 해소되지 않고, 점차 우하복부로 이동하면서 심해질 경우 충수염을 의심하고 신속하게 외과 수술을 받으면 합병증 없이 완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속한 충수염 증상 감별 팁

1. 복통이 수 시간 이상 지속되며, 갈수록 우하복부 통증이 도드라짐

2. 허리를 펴기 힘든 수준의 통증

3. 오른쪽 다리를 펼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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