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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B바이러스 감염증, 감염될 확률은 낮지만 증상이 나타나면 치명적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2-19 21: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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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숭이와 밀접 접촉 후 신속한 세척과 소독 중요 … 단순포진바이러스 항바이러스제로 예방적 치료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산하 영장류자원지원센터가 지난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인수공통감염병인 '원숭이B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원숭이 수백 마리를 국내에 반입하고도 관계당국에 알리지 않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당시 이들 원숭이는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채 반품, 폐사처리 됐지만 해외 선진국에서는 B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검사를 실시해 통관시 차단하는데 국내서는 그렇지 못해 이런 사달이 일어났다.

   

B바이러스(Macacine herpesvirus 1, McHV-1)는 사람에게 주로 감염되는 단순포진바이러스(HSV)와 같은 헤르페스바이러스과에 속하며 ‘헤르페스 B바이러스’(herpes B virus), ‘원숭이 B바이러스’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단순포진바이러스 감염증이 인간에게 매우 흔하다면, B바이러스 감염증은 긴꼬리원숭이과(구세계 원숭이: 아프리카 아시아에 분포) 중 마카크 원숭이에서 주로 번식기에 매우 흔하게 발생한다. 신세계 원숭이는 남미, 아프리카, 호주, 인도, 남극에 분포한 원숭이를 말하며 이들 대륙은 본래 한 대륙으로 붙어 있다가 갈라졌다. 

   

마카크 원숭이가 아닌 다른 원숭이와 영장류는 B바이러스 감염증을 매개하지 않는다. 마카크 원숭이가 B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사람의 단순포진바이러스와 유사한 임상 양상을 보인다. B바이러스에 감염된 원숭이는 대부분 무증상이고 일부에서 사람의 단순포진바이러스와 유사하게 구강 또는 생식기 병변을 유발한다.

   

또 잠복기와 무증상기에도 구강 및 생식기 분비물과 안구 분비물에서 바이러스가 배출될 수는 있지만 증상이 없는 마카크 원숭이는 실제로는 감염력이 거의 없다. 원숭이 간의 B바이러스 전파 경로는 피부 물집과의 밀접접촉, 성접촉 등으로 사람의 단순포진바이러스와 유사하다.

   

B바이러스 감염률 관련 해외 연구를 종합해보면 연구 대상 마카크 원숭이의 20~100%가 B바이러스 혈청 양성이며, 나이가 들수록 양성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연구위원은 “B바이러스 감염증은 일단 증상이 발생하면 치명률이 매우 높지만 상처를 잘 소독한 후 예방적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하면 감염을 거의 100% 예방할 수 있다”며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원숭이와 밀접 접촉한 후 한 달 이내에 독감 증상이 나타나거나 상처 부위에 물집이 생기는 경우 반드시 의료기관에 방문하여 관련 사실을 알리고 조기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후유증 없이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한 주립공원에서 진행된 연구에 의하면 자유롭게 방사된 마카크 원숭이의 25%가 B바이러스 혈청 양성으로 확인됐다. 교미기엔 4~14%가 구강 점막에서 B바이러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많은 인구가 B바이러스 감염 위험에 계속 노출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실제로 사람이 B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1932년 B바이러스에 의한 인체 감염이 처음 확인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50여 사례의 사람 감염이 보고됐다. 국내서는 아직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인접한 중국, 일본 등에서는 환자가 보고된 바 있다. 원숭이에게 물리거나 긁힌 상처를 통해 전파된 경우가 가장 많으며 실험실 종사자, 수의사 등이 고위험군이다.

   

사람 간 전파는 단 한 건 보고가 있다. 확진된 배우자의 피부 병변과 밀접 접촉 후 발생했다.

   

통상적인 공공장소에서 원숭이에서 사람으로 B바이러스가 전파된 사례는 아직 보고가 없다. 즉, 일상 환경에서 B바이러스에 사람이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사람 간 전파에 의한 지역사회 유행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인체 감염 시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노출 후 1개월 이내이며, 상처 깊이나 부위에 따라 3~7일 정도로 짧은 경우도 있다.

   

원숭이는 감염되어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지만 사람은 감염되면 대부분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 증상은 발열, 두통, 근육통 등으로 독감(인플루엔자)과 유사하며 노출 부위에 수포성 병변(물집)이 나타날 수 있다. 이후 뇌척수염으로 대부분 진행하고 구토, 마비, 호흡부전 등으로 치료받지 않은 경우 상당수가 사망하게 된다.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도입되기 전에는 B바이러스 인체 감염 시 치명률이 70% 이상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항바이러스제가 적극적으로 사용되면서 조기 치료 시 치명률은 20% 미만으로 낮아졌다. 고위험 노출 후 3일 이내에 예방적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은 사람 중 발병한 사례는 아직 없다.

   

B바이러스 조기 진단은 매우 어렵다. 임상 검체에서 B바이러스 PCR로 바이러스 DNA를 검출해야 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검사가 가능한 기관을 찾는 게 쉽지 않다. 따라서 위험에 노출된 후 응급 처치,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 증상 발생 시 조기 치료를 진행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B바이러스에 대한 상용화된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여행 중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원숭이가 있는 공원이나 관광지를 방문하는 경우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거나 쓰다듬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원숭이에 물리거나 할퀴어 피부에 상처난 난 경우 기본적으로 상처 부위를 잘 씻는 게 중요하다. 피부에 상처가 난 경우 비누, 세정제, 포비돈 요오드 등으로 상처 부위를 세정하고 흐르는 물에 15~20분간 씻어내야 한다. 눈에 원숭이의 소변 등 배설물이 튄 경우 몇 분 동안 반복적으로 눈을 씻어야 한다.

   

이후 바로 가까운 의료기관에 방문하여 상처를 확인하고 깊이 물린 상처, 머리나 목 부위 상처 등 고위험 노출의 경우 사람 단순포진바이러스 치료에 사용되는 발라시클로버(Valaciclovir)나 아시클로버(acyclovir) 등으로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를 바로 시작해야 한다.

   

원숭이와 접촉 후 눈에 보이는 상처가 생기지 않았더라도 감염 위험은 남아있다. 하지만 이런 위험도 이같은 대응으로 최소화할 수 있다. 

   

B바이러스 감염증의 초기 증상은 독감(인플루엔자)과 매우 유사하다. 원숭이와 밀접 접촉 후 잠복기인 1개월 이내에 독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반드시 의료기관에 방문해 관련 병력을 알리고 조기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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