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인겔하임은 16일 조현병 환자의 인지장애 치료를 목표로 한 후보약물 이클레퍼틴(Iclepertin, BI 425809)이 3상 임상 프로그램(CONNEX)에서 1,2차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에서 이클레퍼틴은 6개월간의 치료 기간 동안 위약 대비 인지능력이나 기능 향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3상 CONNEX는 조현병 환자의 인지장애 치료를 목표로 한 최대 규모의 임상 프로그램으로, 한국을 포함 총 1,840명의 환자가 41개국에서 참여했다. 연구는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병행 그룹 설계로 이클레퍼틴 10mg을 26주 동안 1일 1회 투여, 위약과 비교 그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이클레퍼틴은 인지장애나 기능 개선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으나, 전반적인 내약성과 안전성은 기존 연구와 일치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3상에 주요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함에 따라 장기 연장 연구인 CONNEX-X를 즉각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향후 회사는 연구 결과를 공개, 조현병 관련 인지장애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넓히고 향후 연구 방향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인체의약사업부 총괄 샤샹크 데쉬판데(Shashank Deshpande)는 "결과는 실망스럽지만,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겠다는 우리의 헌신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20개 이상의 혁신적인 치료제가 다양한 질환 영역에서 개발 중이며, 앞으로도 조현병 및 주요 우울장애와 같은 분야에서 발전이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현병은 전 세계적으로 약 2,400만 명이 겪는 정신 질환으로, 양성 및 음성 증상과 더불어 인지장애가 핵심 증상으로 나타난다. 조현병 환자의 약 80% 이상이 인지장애를 경험하며, 이는 문제 해결 능력, 주의력, 기억력 등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인지 문제는 환자들이 독립적이고 생산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어려움을 주며, 치료와 일상 생활에 큰 제약을 가한다.
현재까지 조현병 인지장애를 대상으로 하는 승인된 표적 치료제는 없다. 따라서 이클레퍼틴은 조현병 인지장애 치료를 위한 최초의 약물이 될 가능성을 기대했으나, 이번 결과로 치료제 개발의 복잡성과 도전을 어려움을 재확인하게 됐다.
이클레퍼틴은 글라이신 수송체 1(GlyT1) 억제제로, 조현병 환자의 인지능력 향상을 목표로 개발됐으며 FDA로부터 2상의 긍정적 결과를 기반으로 21년 혁신치료제로 지정받은 바 있다.
GlyT1이 활성화되면 글라이신 농도가 낮아져 NMDA 수용체 활성화가 억제될 수 있는데 GlyT1를 억제, 글라이신의 농도를 높여 NMDA 수용체 활성화하도록 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NMDA(N-methyl-D-aspartate) 수용체는 글루탐산(Glutamate) 신경전달 물질의 수용체 중 하나로, 뇌의 신경 신호 전달, 시냅스 가소성, 학습, 기억, 그리고 인지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NMDA가 활성화되지 않을 경우 조현병 의 양성, 음성증상과 인지장애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