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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당뇨병, 심부전 등 기저질환 많을수록 심방세동 발생률 높여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12-17 13: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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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방세동, 뇌졸중 위험 상승 요인 … 추운 날씨와 음주로 겨울철 연말연시는 심방세동 발생 위험 높아

심실 중 좌심실은 전신으로, 우심실은 폐로 혈액을 보내는 데 전력하는 주력펌프라면, 심방은 혈액을 모았다가 심실로 보내는 임시 저장소 역할을 한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보조펌프인 심방(피가 모이는 방)이 미세하고 빠르게 부르르 떨리는 질환이다. 심방이 비정상적인 전기신호를 받아 제대로 수칙하지 못하고 불규칙을 맥박을 만들어내는 부정맥 질환 중 하나다.

   

심방세동의 주요 증상으로는 두근거림, 어지러움, 실신, 흉통, 호흡곤란 등이 있다. 심방세동 초기에는 발작성으로 증상이 짧은 시간 동안 나타났다가,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때 가슴 두근거림, 숨이 차는 느낌, 흉부가 압박되는 증상 등을 느낄 수 있다. 심부전이 동반되면 누웠을 때 숨이 더 차거나 다리가 붓는 ‘하지부종’ 증상이 나타난다.

   

심방세동이 진행하면 지속성 형태로 바뀌고 계속해서 심방세동 상태가 되지만 오히려 증상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 경우 뚜렷한 증상 없이 우연히 건강검진 등을 통해 발견하는 경우가 많고, 이유 없는 무기력감이나 만성 피로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뇌졸중 같은 심방세동에 의한 합병증이 나타난 연후에 비로소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심방세동은 뇌졸중(중풍)이나 색전증 발생 위험과 밀접하게 관련돼 중요한 건강 문제로 여겨진다. 심방세동이 생기면 좌심방내 혈액 흐름이 느려지고 피가 굳어 혈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 혈전이 갑자기 떨어져나가 뇌혈관 등 다른 장기의 혈관으로 이동해 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나 색전증이 되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심방세동 유병률은 2013년 1.1%에서 2022년 2.2%로 증가했다.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결과다. 

   

심방세동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특히 노화와 관계가 깊다.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판막질환, 심부전, 심근병증 등 심장질환이나 갑상선질환, 비만, 당뇨병, 만성폐질환, 수면무호흡 등 심장외 질환이 있을 때 심방세동 발병률이 높아진다. 나이가 많을수록, 동반질환이 많을수록 심방세동에 의한 뇌졸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음주나 담배도 심방세동의 무시 못 할 발병 요인이다.

   

대한부정맥학회가 발간한 ‘한국 심방세동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2년 심방세동 환자의 주요 동반질환은 △고혈압 80.5% △당뇨병 31.5% △심부전 27.6% 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혈압은 가장 흔한 연관 질환으로, 지속적인 혈압 상승이 심방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해 심방세동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 당뇨병 역시 심혈관계에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가하고, 염증반응과 대사장애를 통해 심방세동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신부전 환자는 전해질 불균형과 체액 과다로 인해 심장 전기 신호의 불안정성이 커져 심방세동에 취약하다.

   

놓치기 쉬운 심방세동 증상, 반복되면 정밀검사 받아야 

   

심방세동의 주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심전도 등 정밀검사를 통해 확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뛰거나 불규칙적으로 박동하는 느낌이 들면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다양한 증상들은 개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일부 환자들은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따라서 60세 이상 고령자나 고혈압,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라면 매년 한 번씩 심전도를 촬영해볼 필요가 있다. 

   

지속성 심방세동은 증상이 없더라도 심전도를 통해 측정할 수 있지만, 발작성 심방세동은 증상이 있을 때에 맞춰 심전도를 시행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에는 72시간에서 최대 1주일 이상 검사가 가능한 홀터 검사를 통해 발작성 심방세동을 진단해낼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을 무시하거나 단순한 스트레스나 피로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우,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다가 심각한 합병증, 예컨대 뇌졸중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초기치료가 중요 … 뇌졸중 예방과 증상 조절 치료 병행 

   

심방세동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시술, 수술 등으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빠른 맥박수를 조절하는 ‘맥박수 조절’(딜티아젬, 베라파밀(이상 칼슘차단제), 베타차단제, 칼슘차단제 등 빈맥 치료제)이나 정상 리듬으로 복원하는 ‘리듬 조절’(flecainide, propafenone, sotalol, amiodarone, dronedarone)을 통해 심박을 안정화하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특히 리듬 조절을 통한 맥박을 정상화하는 치료는 심방세동의 유병기간이 짧을수록, 조기에 시도할수록 성공률이 높다. 

   

뇌졸중 예방은을 위해서는 혈액 응고를 억제해 심장 내 혈전 발생을 방지하는 ‘항응고제’를 투여한다. 전통적인 와파린, 와파린의 단점을 보완해 뇌출혈 부작용이 적은 비-비타민K 길항 경구 항응고제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 NOAC 또는 direct oral anticoagulant, DOAC)이 쓰인다. NOAC으로는 아픽사반(엘리퀴스), 리바록사반(자렐토), 에독사반(릭시아나), 프라닥사(다비가트란) 등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NOAC 사용 시 신 기능에 따라 용량을 조절해야 하므로 지속적이고 면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심방세동에 의한 뇌졸중 발생 위험은 환자에 따라 다르므로, 환자 나이와 동반 질환에 기반한 점수화 시스템(CHADS2-VASc)을 이용해 항응고제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약물치료로도 호전이 되지 않을 경우 전극도자절제술로 비정상 전기신호를 차단하여 심박을 정상화한다. 양쪽 대퇴부 정맥에 전극도자를 삽입해 고주파 에너지로 부정맥 발생 부위를 절제하는 전극도자절제술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약물치료보다 치료 효과가 높고, 회복이 빠르다. 시술 성공률은 약 70% 내외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부상한 ‘냉각풍선절제술’은 고주파 대신 냉동에너지로 부정맥 발생 부위를 파괴한다. 시술 시간이 전극도자절제술보다 짧지만 동일한 치료 성적을 보여, 환자 상태에 따라 먼저 적용할 수 있다.

   

이같은 시술 치료는 젊은, 약물치료에 실패한, 삶의 질이 저하된 환자 등에서 효과를 보인다. 심방세동 치료는 환자의 연령, 건강 상태, 심혈관계 질환 여부 등 개인별 상태에 따라 효과의 좌우된다. 전문 의료진과 상의해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

   

연말연시에 몰리는 음주, 심방세동 발생 가능성 높혀 

   

추운 겨울 날씨와 음주는 심방세동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겨울철 낮은 온도는 교감신경계의 활성화를 통해 혈압을 상승시키고 심장에 추가적인 부담을 준다.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10도 하강할 때마다 심방세동 발병률이 20% 증가하고, 낮은 온도는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혈압을 높이고, 혈관을 수축시키며 심장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이대인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이 때 음주는 심방세동의 위험을 더욱 높이는 요인이다. 이대인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하루 한 잔의 음주만으로도 심방세동 위험이 16% 증가하며, 만성적인 음주는 심장(심방 포함) 구조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며 “ 음주는 수면의 질을 저하시켜 심방세동의 발생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말연시는 겨울철 저온 노출에 더해 음주가 더해져 심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크다. 예방을 위해 외출 시 충분히 체온을 유지하고, 과도한 음주를 피하며 심박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권장된다. 

   최형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심장내과 교수

최형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젊은 사람의 경우 특별한 동반 질환 없이도 과도한 음주로 인해 심방세동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알코올은 심방세동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며, 음주량이 많아질수록 발생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직접흡연은 물론 간접흡연도 심방세동의 악화 요인이 된다.

   

심방세동 예방, 기저질환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 

   

심방세동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기저질환의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잡힌 식단은 심혈관건강을 증진하며, 절주와 금연이 필요하다. 기저질환 관리를 위해 정기적인 혈압 및 혈당 체크, 체중관리기 이뤄져야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심장 박동을 불규칙하게 만들기 때문에 명상이나 심호흡, 규칙적 운동, 적절한 휴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게 바람직하다. 체계적인 운동만으로도 심방세동의 재발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수면 무호흡이 심방세동 위험을 높이므로, 심하다면 양압기 치료를 한다. 뇌심혈관질환에 대한 가족력이나 위험요인을 가진 경우,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 징후를 발견하고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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