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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증상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경동맥 협착’ … 절반 막힐 때까지 증상 없어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12-11 14: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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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장에서 뇌로 가는 혈관, 방치하면 뇌경색으로 치명적 후유증애 사망 위험까지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로 이어지는 목 부위의 동맥을 말하며, 뇌로 가는 혈액의 80% 정도가 이 혈관을 경유한다. 경동맥은 혈관이 50% 이상 막힐 때까지 증상이 없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협착이 심해지면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경동맥 협착 환자는 지난 5년간 50% 넘게 늘어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경동맥 협착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질병코드 I652 경동맥의 폐쇄 및 협착)는 2019년 9만2853명에서 2023년 14만3309명으로 늘어났다.

   이일형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경동맥 협착 의심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이일형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인구 고령화로 만성질환자들이 늘면서 혈관 손상이 늘고, 이에 따라 경동맥협착증도 늘고 있다”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40~50대 이후가 되면 자신조차 모르고 있는 혈관 건강 이상이 나타날 수 있어 예비적인 정밀검진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동맥 협착의 가장 흔한 원인은 ‘죽상동맥경화’다. 동맥에 죽처럼 점도 높은 콜레스테롤 지질 성분들이 쌓여서 혈관을 좁게 만드는 현상이다.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나 흡연, 잘못된 식습관, 운동부족, 비만 등이 죽상동맥경화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당뇨병, 고지혈증은 혈관을 미세하게 손상시키거나 염증물질을 분비하여 결과적으로 혈관이 좁아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흡연을 많이 하면 동맥경화의 모양이나 정도가 심해질 수 있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경동맥이 50% 이상 막히는 경우 뇌경색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발음 이상, 팔다리 마비, 시야장애, 언어 장애 등이다. 심한 경우 뇌경색으로 인한 뇌 기능 이상뿐 아니라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문제는 혈관이 절반 이상 막혀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환자가 많다는 점이다. 증상이 없어 초기 진단이 어렵고, 발견돼도 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협착이 심해지면 언제, 어떻게 증상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조기 검진이 중요하고, 발견하면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

   

50% 막힌 경우 뇌경색 증상 동반했다면 즉시 치료

   

경동맥 협착은 50% 이상 혈관이 막혔을 경우 의학적 측면에서 볼 때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뇌경색이 발생한 환자의 경우 경동맥이 50% 이상 좁아졌다면 경동맥스텐트거치술(삽입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만약 아무 증상이 없었는데 검진을 통해 우연히 좁아진 경동맥을 발견한 환자라면, 경동맥이 좁아진 정도가 70% 이상일 때, 경동맥스텐트거치술 고려의 대상이 된다. 추가적인 혈관 촬영 등을 통해 재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뇌경색이 이미 발생한 환자더라도 경동맥 협착 정도가 50%를 넘지 않는다면 대개는 약물치료 위주로 진행한다. 시술은 그 이점에 비해 위험성이 다소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뇌경색 발생과 더불어 경동맥 협착 정도가 50%를 넘는 환자라면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스텐트삽입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경동맥이 석회화되거나 협착 부위 넓다면 수술까지 고려

   

해외에서는 간단한 시술보다는 직접적인 수술을 통해 막힌 혈관을 제거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다. 그러나 국내서는 정서상 수술을 꺼리거나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 주로 시술치료가 이뤄진다. 

   

다만 경동맥이 좁아지는 것을 넘어, 딱딱하게 석회화되고 굳어진 상태라면 수술을 통해 그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협착 부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거나 모양이 불규칙한 경우, 목이 너무 짧거나 협착 부위가 너무 위쪽에 위치한 경우엔 수술조차 불가능할 수 있다. 

 

경동맥 협착은 아무 증상이 없다가도 갑자기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번질 수 있어 평소 혈관 건강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식습관과 금연 등을 통해 위험인자를 차단하는 게 우선이다.

   

이 교수는 “40~50대인데 아직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경동맥 초음파 촬영이나 CT 혈관촬영을 시행해본 적이 없다면 미리 한 번쯤 해두는 것을 추천한다”며 “현재 큰 이상이 없더라도 향후 심해질 여지가 있는, 무증상의 초기 단계인 경우에는 선제적인 조치와 주의 깊은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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