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새로 ‘세계일류상품’ 인증서를 수여한 기업 중 헬스케어산업이 36.7%를 차지했다. 치료제(신약)부터 진단, 의료기기, 기능성 식품 또는 화장품 등 헬스케어 제품들이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9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2024년도 세계일류상품 인증서 수여식’을 열고 60개 기업(55개 품목)에 대해 세계일류상품·생산기업 인증서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이 중 헬스케어 분야 기업이 22곳이었다.
세계일류상품 육성사업은 한국 수출 품목의 다양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2001년부터 시행됐다. 세계 시장 점유율 5위 이내이거나 5% 이상인 품목·생산기업을 ‘현재 세계일류’로, 향후 7년 이내 세계 시장 점유율 5위 이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품목과 생산기업을 ‘차세대 세계일류’로 선정한다.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기업은 수출 지원 서비스, 해외전시회 참여 지원 등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지원을 받는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는 ‘현재 세계일류 상품’ 인증서를 받았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와 당뇨병 신약 ‘엔블로’는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됐다.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세계일류상품에 세 가지 품목이 한 번에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우수한 신약 개발 역량과 품질 경쟁력을 입증받은 것”이라며 “대웅제약이 한국을 대표해 1품1조 비전을 실현하고 세계 시장을 선도해 가겠다”고 밝혔다.
보툴리눔톡신은 식중독균인 보툴리눔균(菌)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근육 마비를 일으켜 주름을 펴는 효과가 있다. 나보타는 69개국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주보’라는 이름으로 출시돼 5년 만에 13% 시장을 차지하며 미국 시장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대웅은 주보 매출이 2030년까지 연평균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는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스카이셀플루는 최근 3년간 연평균 수출 증가율이 국가 전체 수출 증가율보다 높고, 꾸준히 해외 판로를 개척해 온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스카이셀플루가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독감백신으로 선정돼 기쁘다”며 “진정한 의미의 세계일류상품이 될 수 있도록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했다.
휴온스의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 에피네프린주사’도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이 회사의 리도카인 주사제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수출 중이다. 최근 치과용 국소마취제도 미국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윤상배 휴온스 대표는 “마취제 등 주사제 의약품 수출 확대를 위해 휴온스 2공장 주사제 설비 증설도 완료해 내년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며 “제품 우수성을 바탕으로 미국 등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계열 에스티팜은 의약품용 핵산 및 핵산 유도체를 생산하는 차세대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의약품으로 사용 가능한 합성 뉴클레오사이드 및 모노머, 이를 기반으로 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원료의약품과 독자적으로 개발한 mRNA 핵심 원부자재인 5′-capping reagent(SmartCap)를 포함하는 다양한 RNA 백신 및 치료제 원료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합성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 원료의약품은 antisense oligonucleotide (ASO), small interference RNA(siRNA), single guide RNA(sgRNA), Aptamer, CpG oligonucleotide를 포함하고 다양한 질병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생물학적 방법으로 제조한 RNA 기반 messenger RNA(mRNA), circular RNA(circRNA)는 예컨대 COVID-19 mRNA LNP 백신이나 유전자 치료제에 응용될 수 있다.
이번 선정은 2021년, 2022년, 2023년까지 지난 3년간 에스티팜의 매출 및 수출 내역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성무제 대표는 “글로벌 수준의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 생산기업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져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차세대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 선정은 에스티팜의 기술력과 품질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쎌바이오텍은 유산균 브랜드 듀오락으로 차세대 세계일류상품 지정을 받았다. 쎌바이오텍은 2003년 세계일류상품 기업으로 최초 선정된 이후 올해로 세 번째 영예를 안았다. 듀오락은 2023년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총 수출액 596억원 중 259억원을 차지하며 국내 기업 중 압도적인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유산균 본고장인 덴마크에서도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다. 이현용 쎌바이오텍 공장장은 “K-유산균의 저력을 바탕으로 세계 유산균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엔지니어링(CDEMO) 서비스인 ‘알리타 스마트 바이오팩토리’(ALITA Smart BioFactory)로 차세대 세계일류상품 인증을 받았다. CDEMO 서비스는 기존 위탁개발(CDMO)사업에 컨설팅을 접목한 위탁엔지니어링(CEO)서비스를 결합한 신사업모델이다. 현덕훈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세계 상위 5위권 CDMO 시장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뉴로소나 ‘뇌질환 치료용 집속형 초음파 자극 시스템’ △대주메디테크 ‘엔디야그 레이저 수술기’ △라파스 ‘히알루론산 마이크로니들 패치’ △메디사피엔스 ‘희귀유전질환 유전체 변이분석 솔루션’ △브이픽스메디칼 ‘실시간 디지털 생검 플랫폼’ △빔웍스 ‘초음파 영상진단 SW 의료기기’ △서치라이트에이치앤비 ‘시호스 안티옥시던트크림’(제주 해마추출물 항산화크림) △엔스티바이오 ‘과채주스’ △엔에이백신연구소 ‘이중가닥 리보핵산 기반 고순도 면역증강제’ △엔피케이 ‘글루텐분해효소’ △웰펩 ‘아세틸 헥사펩타이드-3’(주름 개선 기능성물질) △21세기메디칼 ‘폴리디옥사논 봉합사’ △이엔셀 ‘초기 계대 탯줄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티이바이오스 ‘인공각막’ 등 14개 기업이 차세대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와 별도로 윈텍이 ‘마이크로니들을 이용한 RF 범용 전기수술기’로 2019년 차세대에서 이번에 현재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으로 승격됐다.
또 헬스케어와 유관한 기업으로는 엔유씨전자가 녹즙기로 현재 세계일류기업으로, 교촌치킨 프랜차이즈인 교촌에프앤비도 차세대 세계일류기업으로 신규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