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2일 발생한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당시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는 58시간 동안 지속되며 약 21만개의 타이어가 연소되면서 다량의 유해물질을 대기 중에 방출해 주민의 건강피해를 야기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창우 충남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한창우 충남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연구개발실, 인공위성 스타트업 나라스페이스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건강보험 청구자료와 대기오염 측정자료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공장 인근 지역 주민들의 단기 대기오염 노출 및 건강 영향을 일반 합성대조군(화재 현장과 먼 대전지역 주민)과 비교 분석해 평가했다. 

그 결과, 공장에서 500m 거리에 위치한 문평동 대기질측정소에서 화재 발생 후 측정한 △PM2.5(초미세먼지) △PM10(미세먼지) △NO2(이산화질소) △SO2(아황산가스) △CO(일산화탄소) 등의 오염물질 농도는 대전시 다른 대기오염 측정소에서 비교한 것에 비해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화재 발생 후 10일 동안 문평동 측정소의 대기오염 물질 농도는 다른 대기오염 측정소에 비해 △PM10은 125.2 µg/m³ △NO2는 50.4 ppb △SO2는 32.0 ppb 이상 더 많은 것으로 측정됐다.

무엇보다도 이번 연구는 화재 이후 공장 인근 주민들의 호흡기질환, 특히 상기도 감염 및 외부 요인으로 인한 폐질환을 비롯해 편두통 등의 발작성 신경계 질환, 두드러기 및 홍반 등의 피부질환 발생이 증가함도 시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화재 발생 직후 10일 동안 공장 인근 목상동, 덕암동, 석봉동 주민들은 다른 대전시 주민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기타 상기도 질환 발생이 20.6건 △외부 요인으로 인한 폐 질환 발생이 2.5건 △두드러기 및 홍반 등의 피부질환 발생이 5.9건 △두통 등의 신경계질환이 발생이 8.5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창우 교수는 “공장의 대형화재로 인해 대기 중 유해물질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대규모 화재 재난이 발생할 경우 지역사회 주민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보다 체계적인 대응 조치와 건강영향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화재 시 발생하는 단기적인 대기오염 증가와 그로 인한 건강 피해 간의 관련성을 규명한 드문 사례로 평가되며, 연구 결과는 최근 ‘Environment Health Perspective’(IF 10.1)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