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세계에서 인공지능(AI)은 헬스케어 분야에도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AI는 상담 및 진료 지원을 위한 챗봇, 이미지 인식 진단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의료 현장에 적용되고 있으며, 이는 환자의 편리성과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AI의 예측 모델링은 치료 의사 결정 및 질병 관리에 활용되며, 의료기관에서 AI 기술의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한림대의료원은 2020년부터 환자 안전을 위해 AI 예측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이 의료원은 전자의무기록에서 수집한 10년치 데이터를 활용해 42개의 AI 예측 모델을 개발했고, 이 모델의 평균 예측률은 87%에 달한다. 개발된 모델들은 낙상, 욕창, 당뇨병 합병증 등 다양한 환자 관리에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AI 예측 모델은 환자 안전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며, 의료진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내부 교육을 통해 개발된 모델들은 실시간으로 환자 정보를 분석하고 위험도를 평가해 보다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게 해, 의료 현장에서의 안전사고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어떻게 알고 미리 오셨지?’…환자 상태 사전 예측
AI 예측모델은 의료진이 환자 정보를 조회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발생 가능성을 계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환자를 고·중·저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예를 들어, 흡인성 폐렴의 경우, 기존에는 특정 임상적 상황만을 보고 대처했지만, AI 예측모델 덕분에 입원환자의 발병 위험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질병 발생 전에 미리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보호자 김미숙 씨는 남편이 폐렴으로 입원했을 때, AI의 예측 덕분에 간호사가 신속히 조치를 취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AI가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장경희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간호팀장은 “흡인성 폐렴 가능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 가능한 덕분에 노인 등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관리가 가능해졌다”면서 “이 AI를 통해 흡인성 폐렴 외에도 연하장애나 흡인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응급상황을 예방하는 활동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예측모델 도입으로 의료진 효율성 증대돼
AI 예측모델의 도입은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전에는 소수의 의료진이 수백 명의 환자를 동시에 모니터링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예측모델 덕분에 환자 상태가 나빠지기 전에 위험도를 미리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효율성이 증가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7%가 AI 예측모델 도입에 만족한다고 밝혔으며, 이들은 실시간 환자 상태 파악, 맞춤형 환자 관리, 중증 발생 가능성 감소 등의 이유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임은주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간호부장은 “환자와 환자 보호자도 기존에 막연하게 받아들였던 안전사고 위험률을 수시로 접하다 보니 더욱 경각심 있게 인지하게 됐다”며 “AI 예측모델 도입이 실제 환자안전사고 발생 감소로 이어져 안전한 병원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성차의학연구소는 지난 30일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와 성차의학의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성차의학 연구 △국제 협력에 관한 정보교류 △특별전시회, 강연, 회의, 심포지엄 등 공동 개최 등을 통해 최근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성차의학의 발전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성차의학(Sex/gender Specific Medicine)은 질병의 진단, 치료, 예방에서 생물학적 성별과 젠더에 따른 차이를 연구하는 분야로, 그동안 의학계에서 간과된 성별 차이를 심층적으로 조사해 편향 없는 의학 발전을 목표로 한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분당서울대병원과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는 국내 최초의 성차의학연구소를 설립하고, 성차의학 연구를 확대하며 세계적인 연구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오는 11월 29일에는 국립보건연구원과 함께 ‘2024 국제 성차의학 심포지엄’을 개최해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연구진들이 참여하는 학술 교류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성차의학연구소장은 “성차의학은 남녀 모두에게 보다 적합한 치료를 제공하는 ‘맞춤의학’, ‘정밀의학’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깊이 연구돼야 할 분야”라며 “이번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성차의학이 국내에서도 의학 연구의 큰 줄기를 이루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혜숙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 소장은 “오랜 기간 성별 특성을 간과한 의학 연구가 이어져 오며 발생한 잠재적 위험, 그리고 사회·경제적 손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세계적 흐름에 맞춰 성차의학 발전을 위한 노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어 기쁘다”며 “젠더 편향성을 극복하고 보다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과학기술 및 의학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원자력병원은 최근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위해 ‘리줌 치료기’를 도입했다고 1일 밝혔다. 리줌 치료는 고온의 수증기를 이용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축소시키는 방법으로, 초기부터 중기까지 폭넓은 적용이 가능하다.
전립선비대증은 노화로 인해 전립선이 커져 요도를 압박하고 다양한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기존에는 약물 치료를 시행한 후 효과가 없으면 시술이나 수술 치료로 이어지곤 했다. 그러나 약물 치료는 진행을 막지 못하고, 수술은 주변 조직 손상이나 출혈 위험이 있어 한계가 있었다.
리줌 치료기는 지난해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으며, 전립선을 절제하지 않고 최소 침습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시술 시간은 10~15분으로 짧고 통증이 거의 없으며 회복이 빠르다.
특히, 기존 유로리프트와 달리 시술 후 이물질이 남지 않는 장점이 있다. 원자력병원 비뇨의학과는 리줌 치료기를 통해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맞춤형 치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특히 수술이 부담스러운 고령 환자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호 원자력병원장은“첨단 전립선비대증 치료기 도입으로 비뇨의학과를 찾은 환자분들이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 치료를 위해 환자 중심의 맞춤형 진료 시스템 구축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