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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경영권 갈등, 주총 대 주총 … 한미사이언스 11월 주총에서 모녀측 경영권 탈환 별러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10-02 19:40:35
  • 수정 2024-10-07 03: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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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적 열세인 형제측, 경영권 방어 위해 10월 한미약품 주총 열어 현 경영진 날릴까?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두고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를 장악한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 측과 현재 실질적으로 한미약품을 컨트롤하고 있는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창업주의 부인)과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창업주 장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창업주의 고교 후배) 등 이른바 3자연합이 주총 대 주총 구도로 맞서고 있다.

   

3자 연합(모녀 측)이 오는 11월 28일 열릴 예정인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장악을 추진하자, 형체 측이 모녀 측이 위촉한 한미약품 이사 해임을 요구하는 한미약품 임시 주총 소집 추진으로 맞서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미약품 창업자인 고 임성기 회장의 오너 가족인 송영숙(부인,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임주현(장녀), 임종훈(차남), 임종윤(장남) 

한미사이언스는 2일 수원지방법원에 한미약품 임시주총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지난달 30일 한미약품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안건은 모녀 측이 위촉한 박재현 사내이사(한미약품 대표이사 전무),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한양정밀 회장) 해임과 형제 측이 밀고 있는 박준석 현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 이사 선임의 건 등이다. 박준석, 장영길에 대해 각 부문에 대해 전문성과 능력을 인정받아 온 명망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대외 홍보팀을 따로 운영하면서 각기 다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박재현 대표이사가 당사와의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고 대외적으로 내부 직원들에 대한 형사 책임을 운운하면서 조직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고, 신약과 개량신약의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미래도 준비하고 있지 않다는 시장 평가가 있는 상황인 만큼 현 경영 상태를 방관할 수 없다면서 임시주총 소집 이유를 제시했다. 지체 없이 소집절차를 취하지 않는다면 관련 법적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박 대표 취임 후 행적을 보면 전문경영을 한 게 아니라 특정 대주주(모녀 측)의 충실한 꼭두각시 역할만 했다”며 “말로는 R&D와 독립경영을 내세우지만 결국 본인의 자리보전을 위해 구성원과 주주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매우 심각한 해사행위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의 임시주총 허가 과정에 절차적 정당성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일 입장자료를 통해 “‘법원에 대한 한미약품 임시주총 허가 신청’은 상법상 이사회 결의를 전제로 하는 ‘중요한 업무 집행 사항’이라고 판단된다”면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결의 없이 독단으로 임시주총 허가를 신청한 것이라면 이는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심지어 독재경영이라고 한미사이언스 측을 공박했다. 

   

이에 대해 한미사이언스는 이사회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이사회 규정에도 없는 표현까지 써가며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의 권한을 부당하게 폄하하려는 의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한미사이언스(형제 측)와 한미약품(모녀 측, 3자 연합)은 명분으로는 전문경영인을 두고 극렬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3자 연합은 한미약품그룹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형제 측은 진정한 전문경영인 체제가 가능할지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한미약품 이사진의 교체를 제안해 맞불을 놨다. 결국 양측은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영입하는 것보다는 자기 측의 인사를 영입해 친정체제 구축 및 경영권 장악을 가져오려는 의도로 밖에는 볼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3자 연합은 오는 11월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자기 측 2명의 신규 이사(신동국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선임을 노리고 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9명으로 임종윤 이사와 임종훈 대표 등 형제 측이 5대 4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3자 연합은 현재 10명인 이사회 정원을 11명으로 늘리고 자기 측 2사 2명을 이사로 선임해 경영권을 되찾아오겠다는 계획이다. 9월초까지만 해도 모녀 측은 이사회 정원을 12명으로 늘리고 자기 측 이사 3명을 신규 선임해 7대5의 구조로 이사회 우위를 점할 계획이었지만 그 사이 수정됐다.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 때만 해도 형제 편을 들었던 신 회장은 7월 이후 돌연 모녀와 손잡으면서 대주주 3자 연합을 구성해 지분 48.19%를 확보한 후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주장해왔다. 

   

3자 연합은 지난 7월 3일 송영숙·임주현 모녀가 보유한 지분 일부를 신동국 회장에 넘기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동시에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체결했다.

   

같은 달 11일엔 계약 내용을 변경해 매수인으로 자신뿐 아니라 한양정밀까지 추가했다. 한양정밀은 신동국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기업이다. 한양정밀이 추가된 4자는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고, 이들 중 일부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다른 주주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계약이 추가됐다.

   

이 협약대로 모녀는 지난 9월 3일, 보유한 지분 가운데 444만4187주(지분율 6.5%)를 신동국 회장에 넘겼다. 신동국 회장은 1644억원을 모녀에 전달했다. 신동국 회장 지분(한양정밀 포함)은 기존 12.4%에서 18.9%로 올라갔다. 모녀 측은 1644억원으로 상속세를 납부하는 데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상법상 특별결의 사항인 정관 변경은 가결을 위해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66.7%)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 구조는 3자 연합 측 51.53%(가현문화재단, 임성기재단, 임성기 친인척 포함), 임종윤·종훈 형제 측 29.07%로 형제 측이 크게 밀린다. 순수 형제들 지분만으로는 3자 연합 측의 정관 개정 및 자기 측 이사 선임을 막을 길이 없어 봉니다.

   

더욱이 업계는 5.53%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공단과 2.2%의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연대의 표심이 오는 11월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 3자 연합 측 편을 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 3월말 개최된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은 모녀 측을, 소액주주연대는 형제 측 편을 들었다.    

   

하지만 3자 연합의 공세에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자리를 쥐고 있는 박종훈(창업자 차남)은 한미약품 임시 주총을 통해 한미약품 이사회를 장악하고 전문경영인을 내세우겠다는 전략을 전개 중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의 41.42%를 가지고 있다. 그 외 주요주주로는 국민연금이 9.27%, 신동국 회장이 9.14%(한양정밀 1.42% 포함)를 보유 중이다. 나머지 41.59%는 기관 및 외인, 일반 주주 등이 보유하고 있다.

   

형제 측은 수원지법이 허가할 경우 열릴 한미약품 주총에서 박재현 현 대표의 자질을 문제 삼아 공격에 나설 태세다. 우선 박 대표가 한미사이언스와 갈등을 유발한 만큼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지난 8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에 위탁해온 인사·법무 조직을 한미약품 내에 신설해 독자경영하겠다고 선언했고, 이에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8월 28일 박 대표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시키면서 양측 간 불꽃 튀는 대립이 시작됐다.

   

형제 측은 박 대표가 북경한미 동사장(국내의 회장격)으로 본인을 임명하면서 이사회 결의나 보고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북경한미가 한미약품의 매출과 수익을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주요 자회사인데 동사장 임명권 행사를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은 전문경영인으로서 기본적인 자질을 갖추지 못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임종윤 한미약품 이사는 이를 문제 삼아 감사위원회 소집을 검토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 7월 16일에 일어난 박재현 북경한미약품 동사장 임명 건은 중국 측 파트너인 화륜제약그룹의 보류 요청으로 지난 9월 6일에 현 송영숙 동사장 체제가 당분간 유지되고, 박재현을 후임자로 내정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형제 측은 과거 모녀 측에 서서 OCI홀딩스와의 통합안을 주도한 사모펀드 라데팡스 측 인사를 다시 불러들였다는 점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형제 측 관계자는 “라데팡스 개입으로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키고 그 정점에 있던 권순기 상무를 재정 담당 전무로 재등용했고, OCI 통합 시절부터 모녀 편에서 일했던 이승엽 상무도 한미사이언스에서 한미약품으로 자리를 옮긴 후 전무로 승진해 인사팀을 담당하게 됐다”며 “대주주 간 분쟁에서 전문경영인이면 중립을 지키고 기업가치 제고에만 열중해야 하는데 무리한 인사로 임직원 불만과 지주사와의 갈등만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은 라데팡스가 한미약품그룹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설립된 조직이다. 명분은 한미약품 그룹의 미래전략 설정과 실행이었지만 실제로는 오너 일가의 상속세 마련을 위한 지분 매각 작업이 주요 업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략기획실은 라데팡스가 추천한 삼성전자 출신 배경태 부회장이 조직 구성을 맡았고, 장녀인 임주현 부회장이 실장을 맡아 경영실권을 잡게 됐다. 전략기획실은 라데팡스 측 추천 인사들이 대거 둥지를 틀면서 제약바이오 전문가들은 설자리를 잃게 됐고, 재무 및 법무 담당자 위주로 꾸려져 OCI그룹과의 통합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전략기획실 설립 후 23명의 주요 임원이 회사를 떠났고, 이 중 14명은 박사급 인재였다.

   

이에 형제 측은 그룹의 신약개발 역량이 저하됐다며 전략기획실 역할에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형제 측은 지난 3월말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장악 이후 전략기획실을 폐지하고 관련 인사들을 정리 또는 전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을 되찾으려는 모녀 측과 그 전에 그룹(지주회사)의 핵심기업인 한미약품의 경영권부터 자기에게 유리하게 바꿔보겠다는 형제 측의 맞대응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대세는 모녀 측에 기울어져 있는 게 지금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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