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환자의 만성피로’는 먹어서 피곤한가? 피곤해서 먹나?로 궁금증을 요약할 수 있다. 김기덕 대전선병원 검진센터센터장(가정의학과 전문의)가 과식과 비만, 피로의 연결 고리를 지난 25일 열린 대한비만건강학회 추계학술대회의 ‘기능의학과 비만을 어떻게 접목하면 좋을까?’ 세션에서 설명했다.
과도한 노동이나 과격한 운동 후 피로감을 느끼게 되면 신속한 에너지 공급을 위해 탄수화물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을 찾게 되는데, 이 때 과도한 양의 음식이 들어오면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그로 인해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된다. 인슐린은 포도당을 근육이나 간으로 이동시켜 혈당을 낮추기 때문에 다시 기운이 없어지고 음식에 대한 갈망이 유발되면서 음식을 찾게 되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 때 근육으로 이동한 당분은 지방으로 저장되면서 체지방이 늘어나 비만으로 이어진다.
더불어 당분이 많은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게 되면 장내 유해균의 활동이 증가해 유해균이 만드는 독소들이 늘어나게 되는데, 독소를 해독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생성에 필요한 영양소들이 소모돼 에너지 효율이 떨어져 피로감을 느끼고, 독소로 인해 어지럼증이나 무기력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다.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푼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설탕과 탄수화물이 도파민을 증가시켜 뇌의 보상회로에 작용해 스트레스와 슬픔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술이나 담배에 중독되는 과정과 유사하기 때문에 반복되면 자칫 ‘설탕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풀려면 스트레스 조절이 필요하다. 아울러 비만과 피로의 연관성에 입각해 △포만감을 주면서 혈당을 높이지 않는 단백질 위주의 식사 △장건강의 개선 △효율적인 에너지 생산을 위한 적절한 영양소 보충 등이 필요하다고 김 센터장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