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다는 원조 P-CAP 보노프라잔(국내 상품명: 보신티, 일본: Takecab, 미국: Voquezna) 관련 인도 소재 4개 제약사와 비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엄밀하게 형식은 다르지만 실질적으로는 인도 시장에서 4개 제약사가 보노프라잔 제네릭 경쟁을 펼치는 모양새다. 이는 앞으로 케이캡, 펙스클루, 자큐보 등 P-CAP 국산 신약이 비좁은 국내 경쟁을 넘어 해외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과정에서 경쟁해야 할 상대는 비슷한 약가의 선발 주자가 아닌 저렴한 가격을 가진 동일 기전 다수의 제네릭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위해 풀어야 할 방정식의 해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헬스오가 23일 현재 확인한 다케다와 인도 제약사 간 비독점 라이센스 계약은 6월 5일 토렌트(Torrent), 20일 시플라(Cipla), 21일 선(Sun) 파마에 이어 7월 17일 자이더스(Zydus)까지 모두 4곳으로 늘었다.
비독점 라이센스 계약은 주로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특허 만료 이전 특허 침해 소송과 합의 과정에서, 그리고 신약을 직접 공급하지 않는 저개발국의 제약사 생산 허가를 제공하는 방식이 보편적인 계약 패턴이다.
국내에서 특허 만료 전후와 무관하게 글로벌 제약사가 국내 제약사와 맺는 유통계약의 형태 등을 고려하더라도 다케다가 인도에서 다수의 제약사와 비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례적인 행보다.
이는 특허 만료 시점이 임박해짐에 따라 선제적으로 다수의 제네릭이 등장하기 이전 비독점 판권 계약을 통해 시장의 장악력을 높이면서 수익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으로 해석된다.
통상 국내에서 언급되는 미국 특허의 경우 북미 판권을 보유한 팬텀 파마슈티컬스가 오렌지북에 등재한 3건의 특허는 2028~2030년 만료된다. 그러나 중국, 인도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2026년 전후 특허가 만료돼 2년 이내에 제네릭이 출시가 가능한 환경이다.
이러한 점이 고려돼 오리지널 품목의 출시, 자체 공급하는 방식보다는 제네릭 등장 이전 다수의 제약사와 비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맺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의 경우 보노프라잔(국내상품명 보신티)는 2025년 3월 PMS 만료로 제네릭 허가가 가능하나 3건의 특허는 2027~2028년까지다. 특허 회피에 성공하지 않는 한 인도, 중국 등지보다는 국내 제네릭 시장은 2년 정도 후에나 형성될 예정이다.
경쟁 품목이 3개나 존재하고 특허 만료 시점이 다르나 국내 업체와 이러한 계약 방식을 통해 제네릭 출시를 준비하는 업계나 P-CAP 신약을 보유한 3개사가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련해 헬스오는 인도에서 4개사와 계약은 다소 이례적인 형태의 비독점 라이센스 계약의 진행과 국내 포함 다른 국가에 적용할 가능성 등에 대해 다케다 본사에 질의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국내사 경쟁 품목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되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 국내사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성공을 위한 전략에 있어 영향을 주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
한편 보노프라잔은 지난해 1조 원 매출을 달성했다. 엔화 기준 1185억 엔으로 2014년 일본에서 첫 승인을 받은 이후 10년 만이다. 선발 주자인 보노프라잔에 이어 2030년 글로벌 2조 원 매출 달성 목표를 설정한 케이캡과 1조 원 매출을 목표로 삼은 대웅제약의 펙스클루 등이 성공을 위한 방정식이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