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GLP-1 비만치료제 전성시대 … 부작용 알고 복용해야 현명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5-25 18:42:37
기사수정
  • 노보노디스크가 64%, 릴리가 35% 장악 … 화이자도 참전, 한미는 2개 후보로 가열
  • 트럼프 행정부, 약값 내리겠다 엄포 … 국내선 비대면 처방 성행에 정부 제한 움직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전 세계 과체중 및 비만 인구 비율은 2020년 전체 인구의 42%(22억명)였으며, 2035년에는 절반을 넘어 54%(약 33억명)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비만 유병률은 2021년 기준 36.7%로 OECD 평균 57.5%보다 20.8%p 낮지만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세다. 

   

현재 글로벌 비만 시장은 GLP-1 유사체가 주도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으로 474억달러를 형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성분의 오젬픽(당뇨병 주사제)은 174억7000만달러, 라이벨서스(당뇨병 경구약)는 33억8000만달러, 위고비(비만 주사제)는 84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합산하면 293억달러 수준이다. 

   

티어제파타이드(Tirzepatide) 성분의 마운자로(당뇨병 주사제)는 115억4000만달러, 젭바운드(비만 주사제)는 49억2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합산하면 164억6500만달러 수준이다. 

   

이들 두 성분의 총 매출은 457억6500만달러로 전체 GLP-1 유사체 시장의 96%를 차지한다. 세마글루타이드를 가진 노보노디스크가 약 64%를, 티어제파타이드를 가진 릴리가 34.7%를 가져가는 형국이다. 나머지는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 Liraglutide),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 Dulaglutide)가 점유하고 있다. 

   

2030년이면 GLP-1 유사체 시장은 1050억~1580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역, 췌장염, 위무력증, 신장손상, 요요현상, 근육감소, 수면장애 등 주의해야 

   

이런 폭발적 성장세의 이면에 감춰진 부작용에 주목한다. 우선 2023년 10월 5일자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 및 리라글루타이드 약물은 췌장염, 장폐색, 위무력증(위마비, 위배출지연, gastroparesis)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GLP-1 유사체 성분 복용자는 ‘콘트라브서방정’(Contrave 성분명 날트렉손 염산염/부프로피온 염산염, Naltrexon/bupropion)에 비해 췌장염 발생 위험(통계 처리)이 9.09배, 장폐색 위험이 4.22배, 위무력증 위험이 3.67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염 발생률은 리라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0.8%,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0.5%로 나타났다. 위무력증 발생률은 각각 0.7%, 1%였다. 장폐색은 리라글루타이드 투여군의 0.8%에서 나타난 반면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콘트라브 투여군은 췌장염 0.2%, 위무력증 0.4%, 장폐색 0.2% 등의 부작용 발생률을 보였다. 

   

저자들은 “체중 감량을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GLP-1 작용제들의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비만 환자의 위험 대비 혜택 여부는 당뇨병 환자의 위험 대비 혜택 계산법과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당뇨병 환자는 이들 부작용을 감수하고 GLP-1 작용제를 복용하는 게 합당할 수 있지만, 체중감량 목적이라면 재고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현재 오젬픽과 위고비는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복통, 위염, 소화불량과 같은 위장관장애와 다소간의 위 배출 지연 위험을 의약품 설명서에 표시하고 있다. 

   

미국마취과학회(American Society of Anesthesiologists)는 2023년 6월, 수술 중 구토 위험이 증가할 우려가 있어 환자들이 수술 1주일 전에 GLP-1 작용제 복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젭바운드의 경우 환자의 5% 이상에서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오심, 설사, 구토, 변비, 복통, 소화불량, 주사부위반응, 졸림증, 알레르기과민반응, 트림, 탈모, 위식도역류질환 등이다.

   

위고비의 환자의 5% 이상에서 나타난 부작용은 젭바운드와 거의 같다. 다만 피로, 두통, 2형 당뇨병 환자에서의 저혈당, 일반적인 감기 증상 등이 추가돼 있다. 구토나 울렁증은 단순히 불편함에 그치지 않고 소화불량 나아가 수면장애를 초래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젭바운드 제품 겉면에는 ‘갑상선C세포종양’(thyroid C-cell tumors)에 관한 박스 경고문이 기재된다. 젭바운드는 갑상선수질암(medullary thyroid carcinoma) 병력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환자, 다발성 내분비신생물 증후군 2형(Multiple Endocrine Neoplasia syndrome type 2) 환자, 티어제파타이드 또는 젭바운드의 부형제에 심각한 과민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이 금지된다.

   

위고비는 설치류 동물실험에서 비치명적 갑상선C세포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이 의약품 설명서에 적시돼 있다. 또 탈수와 급성 췌장염 등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기재돼 있다. 

   

삭센다의 흔한 부작용은 젭바운드, 위고비와 대동소이하다. 삭센다는 갑상선 수질암(Medullary Thyroid Carcinoma, MTC)의 개인 또는 가족력이 있거나 다발성내분비선종증(Multiple Endocrine Neoplasia syndrome type2, MEN2) 환자에게는 금기다. 급성 췌장염, 담낭염, 담석증 환자에게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 의약품 설명서에는 없지만 급성 췌장염이 췌장암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일부 전문가가 제기하고 있다.

   

GLP-1 유사체(작용제) 약물은 정말 꿈의 비만약일까? GLP-1은 인크레틴 호르몬의 일종이다. 인크레틴은 식사 후 장에서 분비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체내 에너지 저장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시상하부에 작용해 포만감, 그 중에서도 식전 포만감을 증대시켜서 과식을 예방하는 데 큰 효과가 있다. GLP-1 유사체는 처음에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체중 감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최근에는 비만 치료제로도 사용되고 있다.

   

같은 기전의 삭센다는 매일 1번씩 투여해야 하는데 비해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주 1회 투여로 환자들의 약 복용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체질량지수(BMI) 30kg/m² 이상, 또는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BMI 27kg/m² 이상~30kg/m² 미만의 환자에게 처방된다. 

   

위고비는 알부민과 결합돼 있다가 천천히 분리되면서 약물의 수용체와 결합하는데, 정상인(BMI 27 미만)의 경우 비만 환자에 비해 체내 알부민의 양이 적기 때문에 약물 농도가 한꺼번에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위고비를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면 예상치 못한 독성이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체중 감량을 돕는 보조제에 불과하다. 이들 약물을 사용한다고 해서 체중이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체중이 증가하는 ‘요요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비만에서 벗어나려면 절식과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또 이들 약물은 근육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들 약물에 혹독한 다이어트와 유산소운동을 병행할 경우, 얼굴의 근육과 콜라겐 등이 감소하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얼굴이 홀쭉해지고 피부가 처질 수 있다. 이에 미국 언론은 ‘오젬픽 페이스(Ozempic Face)’, ‘위고비 페이스(Wegovy Face)’라는 신조어까지 등장시켰다. 

   

위고비나 젭바운드는 장기 사용시 췌장염, 담낭질환, 신장 손상 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명심해야 한다. 

   

전세계 GLP-1 비만약 개발 전쟁 … 경구약 트렌드 … 기존 한미·동아에 대웅·휴온스·대원 가세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국적제약사는 물론 국내 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GLP-1 수용체를 자극하는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주사제보다 투약이 훨씬 간편하고, 순응도가 높은 경구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경구용 GLP-1 기반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63개가 개발 중이며, 이 중 4개가 3상 단계에 있다.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의 NN-9932(세마글루타이드)는 2025년 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며, 글로벌데이터는 NN-9932를 가장 유망한 후보로 평가했다. 이 약물은 FDA 승인 가능성이 35%에 이를 만큼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

   

릴리(Eli Lilly)의 오르포글리프론칼슘(orforglipron calcium)은 지난 4월 17일, 성공적인 3상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 혈당 조절이 불충분한 제2형 당뇨병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오르포르글리프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 결과 1차 평가지표인 당화혈색소를 1.3%~1.6%p 낮췄다.

   

2차 평가지표인 체중은 16.0파운드(7.3kg, 7.9%)만큼 체중을 감소시켰다(오프포글리프론 36mg의 경우). 특히 이 약물은 최초의 경구용 GLP-1 저분자 물질로 이르면 내년 중에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항서제약(江蘇恒瑞医药, Jiangsu Hengrui)의 경구제인 'HRS-9531'의 3상을 진행 중이다. 참고로 중국에서 2016년에 허가된 GLP-1 유사체 계열의 2형 당뇨병 치료제로는 베이나글루타이드(Beinaglutide)가 있으며 주사제다.    

   

화이자는 한때 부작용 문제로 중단했던 GLP-1 계열 경구용 비만치료제 다누글리프론(danuglipron)의 개발을 재개했다. 3상 진입을 위한 용량 최적화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하루 두 번 복용하는 방식으로 2b상을 완료한 상태이며, 하루 한 번 복용이 가능한 제제로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서는 디앤디파마텍은 2023년 4월 미국 멧세라에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4개를 기술수출했으며, 이 중 ‘DD02S’가 작년말에 1상 투약을 시작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1월 GLP-1 수용체와 GIP 수용체에 이중 작용하는 경구용 비만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해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GIP는 인슐린 분비를 도우면서 동시에 지방 에너지 소비를 촉진해 지방 대사를 돕는 역할을 한다. 

   

일동제약의 경우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국약으로 1상 후반기 연구를 진행 중이다.

   

경구약은 아니지만 한미약품은 GLP-1 기반 비만치료제인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를 개발하고 있다. 체중 감량과 근육 증가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신개념 비만치료제로 국내 3상 중이다. 위고비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와 함께 우수한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과를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비만치료 삼중작용제’(LA-GLP/GIP/GCG, 코드명 : HM15275)까지 임상에 들어갔다. 지난해 5월 한미약품은 이 신약후보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1상을 승인받았다. 

   

동아에스티의 미국 자회사 메타비아(옛 뉴로보파마슈티컬스)는 작년 1월 Ph비만치료제 ‘DA-1726’ 1상을 승인받았다. GLP-1과 글루카곤(GCG) 이중작용 기전을 가진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로, 글로벌 1a상에서 부작용 없이 4%의 체중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대원제약은 작년 3월에 패치형 비만치료제 ‘DW-1022’(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국내 1상을 승인받았다. 주사제인 위고비프리필드펜(세마글루티드)를 대조약으로, 상대 생체 이용률을 평가한다. DW-1022는 1mm 이하 미세 바늘을 이용해 주성분 세마글루티드를 체내로 전달한다며, 자가주사 번거로움과 복약 편의성을 개선한 게 강점이다.

   

휴온스도 작년 8월 경구용 비만치료제 연구개발 대열에 합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휴온스 중앙연구소가 개발하는 경구용 펩타이드 의약품을 ‘2024년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패키지형)' 과제로 선정했다. 자체 개발한 비만 및 당뇨병 치료 펩타이드 신물질(과제명: HLB1-015, 기전 비공개)과 세마글루타이드(GLP-1 펩타이드)를 복합한 약물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희귀비만증 신약 ‘LB54640’을 지난해 1월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Rhythm Pharmaceuticals)에 기술수출했다. 선불 계약금 1억달러, 마일스톤 최대 2억500만달러, 별도의 연매출 대비 로열티를 조건으로 계약이 성사됐다. 리듬파는 지난해 7월 미국내 2상 투약을 시작했다. 다만 이 신약은 GLP-1 유사제 계열은 아니다.   

향후 비만치료제 개발은 경구약 등 복용 편의성 개선, 요요현상이나 근육감소 등의 부작용 없는 약 개발, 동물복지에 대한 세계적 추세에 따른 새로운 대체 실험 방식 개발, 인공지능을 활용한 개발 속도 제고, 개인맞춤형 약 개발 등으로 더욱 거센 도전에 맞서야 한다. 

   

아울러 미국에선 2025년 1월에 바이든 전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공적 의료보험 체계에서 위고비와 라이벨서스 등 GLP-1 계열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 등 고가의약품의 약가를 낮추려는 시도(2차 가격 협상 대상에 포함)가 있었는데, 트럼프가 이를 계승할 전망이다. 이달 12일 트럼프 행정부는 위고비와 젭바운드의 미국 내 가격을 다른 선진국의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사실상 가장 강제하는 명령을 내렸다. 이를 어길 경우 고율의 관세를 맞고, 미국 수출도 제한되는 결과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서는 위고비, 젭바운드 등의 비대면 처방이 남발되고, 불법적인 의약품 유통이 성행한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제약하는 ‘비만환자 관리모형’ 개발을 보건복지부가 올 초부터 진행 중이다. 비대면 처방이 대폭 제한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이런 국제적 정세와 국내 사용 실태를 감안한 GLP-1 계열 약물의 관리와 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1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동아에스티
정관장몰
차병원
탁센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동국제약
인하대병원
중앙대의료원
아주대병원
애브비
화이자
부광약품
한국다케다제약
동아ST
신풍제약주식회사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
휴온스
하루 동안 이 창을 다시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