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Interchangeable Biosimilar) 제도 개선을 통해 바이오시밀러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로 했다.
미국은 2019년부터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제도를 운영해왔다. 이는 미국에만 있는 특별한 제도로, 바이오시밀러 허가와는 별도의 임상시험을 통해 오리지널 의약품과 상호호환성을 입증하도록 했다.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가 되면 일반 바이오시밀러와 달리 의료서비스 제공자(의사)의 개입 없이 약국에서 이를 채택해 대체 조제할 수 있다.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제약사와 FDA와의 타협의 산물이자 미국 제약산업을 보호하려는 국익 차원에서 유지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 그 결과 현재는 오리지널 품목당 1~3개 품목 정도의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가 허가돼 있다.
FDA는 이런 상황에서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승인에 별도의 임상시험을 요구하는 절차를 없애겠다는 규제 개선 방향을 20일(현지시각) 예고했다.
FDA는 이날 '참조 제품과의 호환성 입증을 위한 고려사항‘(Considerations in Demonstrating Interchangeability With a Reference Product)을 업데이트하고 의견 수렴에 나섰다.
개정안이 확정될 경우 한국, 중국, 인도 등 후발 제약사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약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바이오시밀러로 대체 처방하는 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 정부가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고 의료비를 절감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국내의 경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등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업체 입장에서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가 되는 절차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허가를 위한 임상 외에 추가로 임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했다. 일선 환자들에게는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가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혼란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2023년 1월부터 애브비 ‘휴미라주’(아달리무맙)의 9개 바이오시밀러가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음에도 오리지널의 점유율이 여전히 80% 이상인 상황이다.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예상 외로 저조한 흐름을 보이자, FDA는 관련 규제를 개선해 바이오시밀러의 처방 확대를 유도하려는 쪽으로 정책 전환에 나섰다.
FDA는 이날 “바이오시밀러와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는 모두 FDA 승인에 필요한 오리지널과 동일한 높은 수준의 생물학적 동등성을 충족하며, 바이오시밀러와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모두 오리지널 의약품만큼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의견 수렴을 거쳐 공중보건서비스법(PHS Act)의 Section 351 조항이 개정될 경우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3월 바이든 행정부는 향후 10년간 2600억달러의 의료비를 절감하기 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 약가 인하 및 인터체인저블 지정 없이 모든 바이오시밀러를 교체처방이 가능하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