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젠은 새로운 소세포폐암 치료제 ‘임델트라’(Imdelltra 성분명 탈라타맙, Tarlatamab-dlle, 개발코드명 AMG 757)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를 받았다고 1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임델트라는 백금착제 기반 항암화학요법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 중이거나 진행한 후에도 종양이 악화된 성인 확장기 소세포폐암(extensive-stage small-cell lung cancer, ES-SCLC)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승인됐다.
임델트라는 안명주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탈라타맙이 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제로 나타내는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제 1저자로 2023년 10월 20일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 IF=158.5)에 게재해 국내에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임델트라는 계열 최초 델타-유사 리간드 3(delta-like ligand 3, DLL3) 표적화 이중특이성 T세포 관여항체(Bispecific T-cell engager, BiTE) 치료제이다. 소세포폐암 환자의 상당수(85~94%)에서 발현하는 ‘DLL3’라는 종양세포 항원(단백질)과 면역세포인 T세포의 ‘CD3’(cluster of differentiation 3) 표지자(수용체)를 표적으로 삼아 결합한다. 암이 면역세포를 회피하려 하더라도 면역세포인 T세포에 끌려들어가 공격받도록 유도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이를 T세포 의존적인 항암 면역효과를 유도한다고 표현한다.
임델트라는 환자 자신의 T세포를 활성화시켜 DLL3 발현 종양세포들을 공격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DLL3 표적화 이중특이성 T세포 관여자(Engager) 치료제다.
FDA는 안명주 교수가 주도한 2상 ‘DeLLphi-301’ (NCT05060016)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결과를 근거로 임델트라를 가속승인했다. 이 임상은 앞서 2회 이상 치료를 진행한 적이 있는 소세포폐암 환자에게 10mg 용량의 임델트라를 2주 간격으로 투여했다. 10.6개월의 중앙값 추적관찰 동안 객관적 치료반응이 나타난 환자 비율(ORR)은 10mg 투여군이 40%였다. 반응유지기간 중앙값은 9.7개월로 집계됐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14.3개월로 분석됐고, 최종적인 전체생존기간 통계는 아직 도출되지 않았다.
임델트라는 T세포를 활성화하는 치료방법인 만큼 과도하게 발현된 면역세포로 인해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release syndrome)이 발생할 우려를 배제하기 어렵다. 3급(중증) 사이토카인폭풍은 10mg군에서는 환자의 1%에서 나타났다.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의 경우 대부분 첫 번째 및 두 번째 투여했을 때 동반돼 대체로 1급 또는 2급이었으며 중증도로 낮았지만, 지지요법(supportive care)를 통해 일반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 면역 효과기 세포 관련 신경독성 증후군을 포함한 신경독성 등에 유의토록 하는 내용의 돌출주의문(Boxed Warning)이 제품 겉면에 삽입된다.
이와 함께 혈구감소증, 감염증, 간 독성, 과민성, 배아-태아독성 등을이 주의‧경고문이 삽입된다.
피험자의 20% 이상에서 가장 빈도 높게 수반된 부작용은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 피로, 발열, 미각장애, 식욕감퇴, 근골격계 통증, 변비, 빈혈, 구역 등이다.
약물치료 관련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영구적으로 중단한 비율은 7%로 비교적 낮았다.
암젠의 제이 브래드너(Jay Bradner) 연구개발 담당부회장 겸 최고 학술책임자는 “FDA의 이번 임델트라 승인은 확장기 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 암에 대응하는 델타-유사 리간드 3(DLL3) 표적화 치료제는 치료전력이 있는 환자들에게서 장기간에 걸친 반응을 나타낼 수 있음을 입증한 변혁적인 치료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허가로 암젠은 이중특이성 T세포 관여항체(BiTE)로 두 번째 FDA 승인을 얻었다”며 “암젠이 각종 공격적인 암들에 대응하려 노력해온 것을 새삼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또 혁신적인 치료대안이 시급한 환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블린사이토주’(Blincyto, 성분명 블리나투모맙, Blinatumomab)은 암젠의 첫 이중특이항체 신약이다. T세포의 aCD3 부위와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을 초래하는 B세포의 CD19 부위에 동시에 결합한다. CD3은 T세포 수용체의 일부이다. 블린사이토는 이 두 세포를 연결하고 T세포를 활성화시켜 표적세포에 세포 독성을 가함으로써 공격한다. 주로 미세잔존질환 양성, 재발, 또는 불응성 전구 B세포 급성림프모구성 백혈병의 치료제로 2017년 7월 11일 FDA 승인을 받았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메디컬센터의 데이비드 카본(David P. Carbone) 교수는 “확장기 소세포폐암 환자의 5년 이상 생존율은 3%를 밑돌고 있다”며 “2상에서 도출된 결과를 보면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14.3개월로 나타났고, 환자의 40%가 치료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치료반응은 지속적으로 나타나 소세포폐암 치료 패러다임에 중요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