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가 미국 버지니아부 소도시 블랙스버그에 소재한 랜도스바이오파마(Landos Biopharma, 나스닥 LABP)를 1억3750만달러(주당 20.24달러)인수키로 합의했다고 2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다만 애브비는 주당 최대 11.14달러의 매각 불가 조건부 가격청구권(CVR)을 제공키로 했다. 임상개발 과정에서 조건부 가격청구권 이행의 전제조건이 충족되면 총 7500만달러가 주주에게 추가로 지급될 예정이다. 후속 절차는 랜도스바이오파마의 주주 승인을 거쳐 올해 2분기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랜도스바이오파마는 새로운 경구용 자가면역질환 염증 치료제 개발에 집중해왔다. 계열 최초 경구용 NLRX1 작용제의 일종인 ‘NX-13’이 이 회사의 선도자산이다. NX-13은 ‘NLRX1’ 작용제(NOD-like receptor X1, NOD 유사 수용체 패밀리의 구성원, NOD는 nucleotide-binding oligomerization domain의 약자)다.
NLRX1은 면역대사와 염증을 조절(억제)하는 활성을 통해 다수의 염증성 대장질환(IBD) 발병기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 염증작용과 상피 복구(epithelial repair)를 촉진하는 바이오모드 작용기전을 내포한다. NOD2의 돌연변이는 크론병 또는 블라우증후군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궤양성대장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NX-13 관련 2상 임상시험인 ‘NEXUS’은 현재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참여자를 등록받고 있다. NX-13은 2022년 8월에 도출된 임상 1상 결과를 통해 1일 1회 투여 범위에서 양호한 안전성 및 내약성 프로파일을 입증한 바 있다.
애브비의 루팔 타카르(Roopal Thakkar) 부회장 겸 최고의학책임자는 “이번에 인수를 통해 차별화된 동종 계열 최초 경구용 자산인 NX-13의 임상개발을 촉진할 것”이라며 “NX-13은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 환자들의 삶에 확연한 격차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랜도스바이오파마의 그레고리 오크스Gregory Oakes) 대표는 “랜도스바이오파마의 유능한 개발팀과 최신 치료제 간의 간극에 대응할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이번 인수합병 계약으로 입증됐다”며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을 치료할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되는 자산이 NX-13과 이것의 바이오모드 작용기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개발 분야에서 리더십과 전문성을 보유한 애브비야말로 NX-13의 후속 개발을 진행할 최적의 제약사”라고 덧붙였다.
애브비는 최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항차약물접합체(ADC) 개발 기업인 이뮤노젠을 101억 달러 규모로 인수를 한데 이어 12월에는 신경과학 치료제 개발사 세레벨테라퓨틱스(Cerevel Therapeutics)를 87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번 랜도스 인수까지 합치면 최근 반 년 동안에만 약 190억달러를 들인 셈이다.
명불허전의 블록버스터 ‘휴미라주’ 미국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감소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이다. 실제 휴미라는 글로벌 의약품 매출 1위에 달했지만, 지난해부터 매출에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특허 만료로 인해 약가가 인하된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재향군인회(VA)가 휴미라 대신 오가논 ‘하드리마’(삼성바이오에피스 생산. 2023년 7월 미국 출시)를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 재향군인회 보험 프로그램에는 미국 내 재향군인 900만명이 가입돼 있다.
이번 랜도스 인수는 금액은 작지만, 새로운 기전의 염증성장질환 후보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로슈나 사노피, 미국 머크(MSD), 다케다 등이 최근 자가면역질환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분주한 만큼, 애브비 역시 휴미라나 린버크, 스카이리치를 보완할 새 치료기전 물질 확보가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