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케다제약의 ‘에오힐리아’(Eohilia, 부데소니드 내복현탁액, TAK-721’(budesonide oral suspension)가 미국에서 호산구성 식도염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다케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1세 이상의 호산구성 식도염 환자를 위한 최초이자 유일한 경구용 치료제인 에오힐리아를 승인했다고 1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에오힐리아는 11세 이상의 호산구성 식도염 환자에서 12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계열의 일종이며, 이달 말에 2mg/10mL 용량의 편리한 일회용 스틱팩 형태로 미국에서 발매될 예정이다.
에오힐리아의 새로운 부디소니드 제형은 흔들면 자유롭게 흐르고, 삼키면 더 점성이 있는 상태로 돌아가는 요변성 특성을 부여한다.
앞서 FDA는 2021년 여름에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실시할 것을 요구하면서 에오힐리아의 승인을 거절한 적이 있다.
당시 다케다는 에오힐리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수행하지 않기로 결정했었다. 하지만 돌연 작년 9월에 호산구성 식도염 커뮤니티의 상당한 미충족 치료 수요를 고려해 임상 데이터 재분석을 거쳐 호산구성 식도염 단기 치료제로서 에오힐리아의 승인을 재신청했다. 환자 단체의 미충족 치료 수요를 채워달라는 '상당한 풀뿌리 지원'(significant grassroots support)이 존재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번 승인은 11~56세 및 11~42세 호산구성 식도염 환자를 대상으로 각각 실시된 다의료기관, 피험자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평행군, 위약대조 방식의 12주 연구 2건(Study 1 및 Study 2)의 유효성 및 안전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두 임상시험에서 환자들은 에오힐리아 2mg 또는 위약을 1일 2회 경구 복용했다.
임상시험 유효성 평가지표는 치료 12주 이후 조직학적 관해 및 환자가 보고한 연하곤란증상설문지(The Dysphagia Symptom Questionnaire, DSQ) 종합 점수의 절대적 변화였다.
임상시험 Study 1에서 조직학적 관해율은 에오힐리아 치료군이 53.1%, 위약군이 1%로, 에오힐리아 치료군이 유의하게 더 높았다. Study 2에서 조직학적 관해율은 에오힐리아 치료군이 38%, 위약군이 2.4%였다.
연하곤란증상설문지 종합 점수의 베이스라인 대비 절대적 변화량은 Study 1에서 에오힐리아 치료군이 –10.2, 위약군이 –6.5였고 Study 2에서는 각각 –14.5, -5.9였다.
각 연구에서 마지막 2주 동안 연하곤란을 경험하지 않았거나 연하곤란을 경험했지만 저절로 낫거나 사라진 환자의 수는 에오힐리아 치료군이 위약군보다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에오힐리아는 12주 이상의 호산구성 식도염 치료에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에오힐리아 투여 환자에서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기도 감염, 위장 점막 칸디다증, 두통, 위장염, 인후 자극, 부신기능저하, 미란성식도염 등이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파인버그의과대학의 히라노 이쿠오(Ikuo Hirano) 교수는 “과거 호산구성 식도염 관리에 다양한 제형의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사용돼 왔지만 오프라벨이었고 여러 전달 경로가 사용됐다”며 “에오힐리아 승인을 통해 식도 염증과 연하곤란 증상을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입증됐고 일관된 약물 전달을 위해 특별히 제조된 FDA 승인 스테로이드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다케다 미국 위장관질환 사업부분 대표인 브랜던 몽크(Brandon Monk) “호산구성 식도염 환자는 식사하는 것이 고통스럽고 음식을 삼키기 힘들며 흉통과 질식감이 있을 수 있다”며 “이제 환자와 의사는 두 건의 12주 임상시험에서 식도 염증을 줄이고 연하능력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입증된 최초이자 유일한 경구용 치료 옵션을 갖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호산구식도염 치료제로는 사노피 및 리제네론의 아토피 피부염‧천식 치료제 ‘듀피젠트프리필드주’(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 dupilumab)가 12세 이상 말기 호산구성 식도염(eosinophilic esophagitis, EoE) 치료제로 2022년 5월 20일 FDA 승인을 받았다.
사노피의 듀피젠트가 첫 호산구식도염 치료제라는 타이틀을 낚아챘다. 듀피젠트는 올해 1월 26일는 1세 이상 환자까지로 연령대 확장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 이에 비해 에오힐리아는 듀피젠트 이전 단계에서 단기간 투약할 수 있는 약으로 승인받았다.
호산구성 식도염은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의 과다 증식으로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장애로 식도 내 조직에서 발견되고 있다. 식도를 손상시키고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만성 진행성 제2형 염증성 질환이다. 최소량의 음식을 삼키거나 물 한 모금 마시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연하장애(嚥下障碍), 섭식곤란(difficulty eating)을 겪고, 식도가 좁아져 음식물이 정체하는 탓에 우려스러운 질식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식도를 물리적으로 확장하는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이 질환은 미국에서 약 2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다케다는 에오힐리아의 글로벌 세계 최대 연간 매출이 3억~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다케다는 미국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블록버스터인 ‘바이반스’(Vyvanse, 성분명 Lisdexamfetamine)가 지난해 8월 미국 시장 독점권을 상실한 이후 경영 실적 압박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1년 새 복잡항문주위치루(complex perianal fistula)에 대한 줄기세포치료제 알로피셀(Alofisel)의 3상 실패(2023년 10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엑스키비티’(Exkivity, 성분명 모보서티닙, mobocertinib)xkivity)의 글로벌 시장 철수(2023년 10월), 미국에서 뎅기열 백신 ‘큐덴가’(Qdenga) 승인 신청의 자발적 철회(2023년 7월) 등도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케다는 2023년 1월,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계 제약기업 허치메드(Hutchmed‧和黃醫藥)로부터 도입한 VEGFR 1/2/3저해제인 ‘프루자클라’(Fruzaqla, 성분명 프루퀸티닙 fruquintinib)이 미국에서 지난해 11월 8일 전이성 대장암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또 선천성 혈전성 혈소판감소성 자반증(Congenital Thrombotic Thrombocytopenic Purpura, cTTP) 치료제로 개발한 ‘애드진마’(Adzynma, 재조합 ADAMTS13-krhn, 개발코드명 TAK-755)가 하루 뒤인 2023년 11월 9일에 FDA 승인을 받는 등 성과도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