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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3058에서 5058명으로
  • 오민택 기자
  • 등록 2024-02-06 15:08:13
  • 수정 2024-04-17 13: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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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 수 OECD 꼴찌에서 2번째…지역·필수의료 붕괴 위기에 '결단'

정부가 2025학년도 대학입시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000명 증원하기로 했다. 의대 정원 확대가 제주대 의대가 신설됐던 1998년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의대 증원은 27년 만에 확대되는 셈이다.


당시 의대 정원은 3507명이었으나,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사들을 달래려고 감축에 합의해 2006년 3058명이 됐다. 이후 계속해서 동결돼 왔다. 증원 규모는 올해 정원의 65.4%에 이른다.


보건복지부는 6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내년도 입시 의대 입학정원 증원 규모를 발표했다.


증원 규모는 복지부가 지난해 11월 대학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의대 증원 수요 조사 결과(2151∼2847명)보다는 다소 적지만, 애초 증원 폭이 1000명대 초반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복지부는 지역·필수의료 위기의 중요 원인으로 의사 수 부족을 지목하고 의대 증원을 추진해왔다. 2021년 국내 임상의사 수(한의사 포함)는 인구 1000명당 2.6명으로, 전체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2.5명) 다음으로 낮다.


OECD 평균은 3.7명이고, 오스트리아(5.4명), 노르웨이(5.2명), 독일(4.5명) 등은 한국의 두 배 안팎 수준이다. 2020년 기준 국내 의대 졸업자는 인구 10만명당 7.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3.6명의 5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의대 정원을 파격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부족한 의사 수가 지역·필수의료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지방 병원들은 의사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고, 환자들은 새벽 KTX를 타고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원정 진료'를 다니고 있다.


응급실에서 의료인력 부족 등으로 응급환자를 받지 않아 환자들이 구급차를 타고 다른 병원을 전전하다 위험한 상황에 부닥치는 '응급실 뺑뺑이'도 이어지고 있다.


일명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로 일컫는 필수의료 분야를 지원하는 의사는 갈수록 하락하고 있고,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쏠림이 극심해지고 있다.


복지부는 이달 1일 민생토론회를 통해 10년 뒤인 2035년도까지 1만 5000명의 의사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이 2035년 의사 수가 1만 명가량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여기에 취약지역의 부족한 의사 수 5000명을 합해 1만 5000명의 의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 2022년 하반기 의대 증원 추진 방침을 밝힌 뒤 1년 반에 걸쳐 계속해서 의대 증원을 추진해왔다. 의료계와 소비자·환자단체 등 시민사회의 의견을 청취하고 대학들을 대상으로 의대 증원 수요조사를 진행했다. 의료 현장과의 소통 자리만 33회나 가졌고, 지역별 의료 간담회를 10회 개최했다. 의협과의 의료현안협의체도 그간 26차례 열었다.


이달 1일에는 의사들을 지역·필수의료로 유도하기 위해 10조 원 이상을 들여 지역·필수의료 분야 수가를 올리고, 필수의료가 취약한 지역에는 더 높은 수가를 적용해주겠다는 '당근책'을 제시했다. 이달 4일에는 이를 뒷받침할 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의대 증원 발표에 의사단체들은 집단휴진, 파업 등 단체행동을 예고하면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의대증원 발표를 비판했으며,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증원을 강행하면 전공의들과 함께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파업 시 가장 파급력이 거셀 것으로 전망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회원 4200명(전체의 28%) 대상 설문 조사에서 86%가 의대 증원 시 단체행동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고 엄포를 놨다.


정부는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 파업이 의료 현장에 미치는 혼란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파업 돌입 시 곧바로 업무복귀 명령을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징계하겠다는 강경대응 방침을 정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정부는 비상진료 대책과 불법행동에 대한 단호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여당을 비롯, 야당도 의대 증원에 찬성하고 있는 데다, 국민 여론이 압도적으로 의대 증원을 희망하는 점도 의사 단체가 단체 행동을 옮기기에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공공의대 설립, 지역의사제 도입 등을 주장하며 세부적으로는 정부·여당과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의대 증원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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