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케다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프로타고니스트테라퓨틱스(Protagonist Therapeutics, 나스닥 PTGX)로부터 진성다혈구증(Polycythemia Vera (PV) 또는 진성 적혈구증가증, erythrocytosis) 신약후보로 개발 중인 루스퍼타이드(rusfertide)를 도입하기 위해 3억달러를 투입키로 했다고 1일(미국 현지시각) 밝혔다.
계약에 따라 프로타고니스트는 현재 진행 중인 3상 임상시험(VERIFY)의 완료와 미국 승인 때까지 연구개발을 담당하며, 다케다는 미국에서 50대50으로 프로타고니스트와 이익을 분배하는 상업화 파트너가 되고 미국외 개발권을 획득하여 글로벌에서 상업화를 주도한다. 다케다는 일시금으로 계약 후 30일 이내에 3억달러를 지불하는 동시에 개발·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 미국 외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지불하게 된다.
루스퍼타이드 승인 이후 만약에 프로타고니스트가 50대50 수익분할을 포기하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옵션포기(opt-out) 보상금과 마일스톤 및 로열티를 다케다로부터 챙길 수 있다.
루스퍼타이드는 천연 내인성 호르몬 헵시딘(hepcidin)의 주사용 헵시딘 미메틱스(mimetics, 모방) 펩티드로, 헵시딘의 역할을 이끌어낸다. 헵시딘은 기본적으로 간세포에서 생산돼 철의 항상성을 조절하고 체내에서의 철의 흡수, 저장, 분산을 제어한다고 여겨진다.
진성다혈증은 적혈구의 과잉생산을 특징으로 하는 희귀한 만성 혈액질환이다. 미국에서는 16만명이나 되는 환자가 있고, 유럽에서도 유병률은 비슷하다. 특징적인 증상은 적혈구수 증가와 철분결핍증이며, 환자는 심장발작이나 뇌졸중 등의 심혈관이나 혈전성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피로나 착란 등의 증상으로 삶의 질(QOL)에 막대한 영향을 받는다.
Polycythemia(다혈증)는 erythrocytosis(적혈구증가증)로 혼용되고 있는데 혈액임상검사 평가상 적혈구가 증가하고 헤모글로빈 및 헤모크리트 수준이 올라간다. 다혈증은 일반적으로 적혈구 수치가 높은 상태를 말하며, 진성 다혈증(Polycythemia vera)은 다혈증의 하나의 아형으로서, 조혈줄기세포의 적혈구 세포 계통(erythrocytic lineage)에 의한 적혈구 과잉생산과 관련 있다. 이를 1차성 다혈증(Primary polycythemia)이라 하며, 다른 요인(조직 저산소증, 신장질환, 호르몬 관련 약물 투여 등)에 의해 유발되는 2차성 다혈증(secondary polycythemia)과 구별한다. 다혈증은 혈액을 끈끈하게 하고, 말초조직에 쌓이게 해 한다. 이는 부분적으로 적혈구를 파괴하는 비장의 종대를 초래한다.
프로타고니스트의 이사회 의장 겸 CEO인 디네시 파텔(Dinesh V. Patel) 박사는 “이번 계약으로 3상 임상시험 완료에 집중할 수 있는 동시에 다케다의 탁월한 글로벌 상업화 능력을 활용하여 계열 최초의 새로운 화학물질의 상용화를 위한 활동을 신속히 개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케다의 미국사업부의 대표인 줄리 김(Julie Kim)은 “이번 계약은 희귀질환 분야의 개발 후기단계의 자산을 획득하고 기존의 인프라와 전문지식을 활용하려는 다케다의 전략에서 중요한 행보”라며 “희귀질환과 혈액질환에 대한 70년 이상의 혁신과 헌신을 살려 진성 다혈증 환자에게 계열 첫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루스퍼타이드는 2021년 6월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진성다혈구증(polycythemia vera, PV)의 혁신치료제로 지정받았다. 더 이상 혈전증 그리고/또는 백혈구증(thrombocytosis and/or leukocytosis)의 추가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를 위한 적혈구증가증(erythrocytosis) 개선 치료제로 인정받았다. FDA는 이에 앞서 루스퍼타이드를 희귀의약품 및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FDA가 2022년 4월 임상시험 도중에서 관찰된 악성종양을 이유로 혁신치료제 지정을 철회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상의 기간 연장 오픈 라벨(open label extension, OLE) 연구결과는 2023년 12월 12일. 미국 혈액학회(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 2023)에서 발표됐다.
REVIVE 2상 임상시험은 용량 결정 파트1의 환자 70명, 위약 대조 무작위 임상 중단(randomized withdrawal) 파트2의 환자 59명, OLE의 환자 58명 등 3개 부분으로 구성됐다.
파트2의 임상 종료 결과 루스퍼타이드 투여군의 69%(26명 중 18명)가 12주차에 적혈구용적률 조절(hematocrit control, 전체 적혈구 중 산소운반이 가능한 적혈구가 적절한 비율로 존재함)에 도달하고 정맥절개술을 받지 않은(phlebotomy free) 상태를 유지한 반면, 위약 투여군에서는 19%(27명 중 5명)만이 유지됐다p=0.0003).
2023년 10월 17일 현재(ASH 발표를 위한 데이터 컷오프) OLE 임상에서는 피험자 58명 중 57명이 1년 이상 치료를 받았으며 37명은 2년 이상 치료를 받았다. 평균 추적 기간은 2.1년이었고, 21명의 환자에 대한 데이터는 2.5년까지 도출됐다.
엘렌 리치(Ellen K. Ritchie) 미국 코넬대 의대 교수는 “OLE 임상에서의 이같은 장기 REVIVE 데이터는 루스퍼타이드가 PV 환자에게 검증되고 수치로 측정된 헤마토크릿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개선과 증상 개선을 입증해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를 위한 중요한 미래 치료 옵션으로서의 잠재력을 확신시켜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