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북쪽 칼스바드(Carlsbad) 소재 아이오니스파마슈티컬스(Ionis Pharmaceuticals, 나스닥 IONS)와 아스트라제네카(AZ)가 공동 개발 중인 ‘유전성 트랜스티레틴 매개 아밀로이드성 다발신경병증’(hereditary transthyretin-mediated amyloid polyneuropathy, ATTRv-PN): Amyloidosis associated with transthyretin, ATTR) 치료제 ‘와이누아’(WAINUA 성분명 에플론터센, eplontersen)가 지난 18일자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뉴스는 21일 전해졌다.
아이오니스는 RNA 표적치료제 및 안티센스의약품 개발 전문기업이다. 에플론터센은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의거해 오는 12월 22일까지 승인 여부가 결정날 예정이었다. 와이누아는 자동주사기를 통해 자가 투여할 수 있는 제형으로 개발됐다. 내년 1월 중 미국 시장에 시판될 예정이다.
와이누아는 글로벌 3상 ‘NEURO-TTRansform’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긍정적인 35주차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66주차의 보다 상세한 연구결과는 지난 9월 28일, 미국의사협회지(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JAMA)에 소개됐다.
35주 중간분석 결과 1차 평가지표인 ‘7개정 신경병증손상 점수’(modified Neuropathy Impairment Score +7, mNIS+7), 핵심 2차 평가지표인 ‘Norfolk 삶의 질 설문지-당뇨병성 신경병증 관련’(Norfolk Quality of Life Questionnaire-Diabetic Neuropathy, Norfolk QoL-DN)가 기준을 충족했다. 위약 대비 통계적, 임상적으로 유의성을 입증했다.
이런 연구결과는 66주차 및 85주차에도 ATTRv-PN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와이누아의 이점을 추가로 입증했다.
65주 임상 결과 에플론터센 혈중 농도 최소제곱평균(least squares mean, LSM) 감소는 82%로 위약의 11% 감소보다 통계적 유의성이 있었다.
66주차에 mNIS+7의 LSM은 에플론터센 투여군이 위약군보다 0.3점 더 개선됐다(기저치 대비 25.1점 개선 vs 24.8점 개선). 기저치보다 개선된 환자의 비율은 각각 47%, 17%로 큰 격차를 보였다. mNIS+7은 근력 약화, 근육이완반사, 감각 등을 측정하며 0~144점으로 점수를 매긴다. 점수가 높을수록 장애가 큰 것을 의미한다. 치료를 모두 마친 사람은 66주차에 53%가 신경병증의 개선을 보인 반면 위약군은 19%에 그쳤다.
아울러 Norfolk QoL-DN은 66주차에 에플론터센 투여군의 LSM이 5.5점 감소(호전)하는 개선을 보여 14.2점이 증가(악화)하는 위약군보다 우위를 보였다. 두 그룹의 격차는 19.7점으로 컸다. Norfolk QoL-DN 기준으로 66주차에 에플로터센 치료군의 58%가 기저치 대비 호전을 보인 반면 위약군은 20%에 머물렀다. 치료를 모두 마친 사람은 66주차에 각각 이 비율이 65% 대 23%였다. 85주차에도 이런 경향은 이어졌다.
임상에서 에플론터센 투여군은 혈중 트랜스티레틴 수치가 착수시점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했다. 에플론터센은 양호한 안전성 및 내약성을 보였다.
에플론터센은 유전성 및 비 유전성 트랜스티레틴 매개 아밀로이드증을 치료하기 위해 트랜스티레틴 단백질의 생산을 감소시키도록 설계된 리간드 결합 안티센스(ligand-conjugated antisense, LICA) 유전자 의약품이다.
에플론터센은 기존 아이오니스의 1세대 hATRR-PN 치료제 ‘테그세디’(Tegsedi, 성분명 이노테센 inotersen)를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테그세디가 주 1회 투약되는 것에 비해, 에플론터센은 4주 1회로 투약되며 효과는 장기지속형이다. 테그세디는 유전성이라는 제한적인 적응증을 갖는 반면 에플론터센은 테그세디 대비 모든 유형(비유전성 포함)의 hATTR-PN 치료 적응증 승인을 목표로 개발됐다. 또 테크세디는 혈소판감소증 및 사구체신염의 위험이 있어 조기 발견 및 관리를 위해 상당한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위험 평가 및 완화 전략(RES)를 수행하는 조건으로 처방되는 반면 에플론터센은 안전성과 내약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2021년 12월 7일 아이오니스파마슈티컬스 및 아스트라제네카는 에플론터센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양사는 미국에서 공동 개발 및 판매하고, 중남미를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전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당시 계약금 2억달러, 마일스톤 8억8500만달러, 로열티 포함 최대 29억달러를 아스트라제네카가 아이오니스에게 지급키로 했다. 최근에는 중남미 시장도 아스트라제네카가 맡기로 계약을 변경했다.
2022년 1월, 에플론터센은 FDA으로부터 ATTRv-PN에 대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hATTR-PN 적응증 관련 치료제로는 세부적으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알닐람파마슈티컬스(Alnylam Pharmaceuticals)의 ‘온파트로’(Onpattro 성분명 파티시란 patisiran)와 그 업그레이드 버전인 ‘앰부트라’(Amvuttra, 성분명 부트리시란 Vutrisiran)가 있다. 온파트로는 3주마다, 앰부트라는 12주마다 1회 투여하게 돼 있는 RNAi 치료제다. 경구약으로는 화이자의 ‘빈다켈캡슐’(Vyndaqel 성분명 타파미디스 메글루민염, tafamidis meglumine 20mg)이 있다.
이 질환은 아밀로이드의 전신 축적에 의해 지속적인 쇠약성 신경손상을 겪고, 운동기능이 진행성으로 감퇴된다. 종국엔 증상이 발생한 후 5~15년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오니스파마슈티컬스의 브렛 모니아(Brett P. Monia) CEO는 “이번 FDA 승인은 유전성 ATTRv-PN 환자에게 중요한 이정표로서, 자가투여가 가능한 편리하면서도 내약성이 뛰어난 치료제를 갖게 됐다”며 “아스트라제네카, 환자, 간병인, 임상연구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밀로이드증 연구 컨소시엄(Amyloidosis Research Consortium)의 이사벨 루사다(Isabelle Lousada) 이사회 의강 겸 CEO 는 “유전성 트랜스티레틴 매개 아밀로이드 다발신경병증 및 기타 형태의 아밀로이드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증상이 각각 다른 상태를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종종 오진될 소지가 있다”며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경로는 길고도 힘든 여정이므로 증상을 겪고 있는 개인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시의적절하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혁신이 실현될 것을 보게 돼 고무적이고, 간과되거나 무시되는 경우가 많은 이 질환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플론터센은 현재 치명적인 전신성, 진행성 증상의 일종으로 알려진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transthyretin amyloid cardiomyopathy, ATTR-CM)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글로벌 3상 ‘CARDIO-TTRansform’을 진행 중이다. 이 질환은 증상이 나타난 후 3~5년 이내에 진행성 심부전을 거쳐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