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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브비 JAK 억제제 ‘린버크’ “1~2주만에 강직성척추염 증상 개선”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12-13 19:28:08
  • 수정 2023-12-23 19: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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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재 경희대 교수, “2년간 효과 장기 지속, 동일 계열 중 가장 나은 안전성과 유효성” 강조, 이달부터 건보 급여

“JAK-STAT(Signal Transducer and Activator of Transcription) 경로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인터루킨)의 하단에 위치하면서 염증성 인터루킨이 자가면역성 염증질환을 일으키는 통로가 됩니다. JAK(Janus kinase, JAK) 억제제는 티로신 키나제의 일종인 JAK를 억제해 사이토카인 매개 염증신호를 차단함으로써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성척추염, 건선성관절염, 비방사선학적 축성 척추관절염,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등에 쓰입니다. 여러 염증성 인터루킨을 동시에 틀어막기 때문에 가능한 효과입니다.” 


홍승재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대한류마티스학회 보험이사)는 지난 13일 한국애브비가 안다즈 강남에서 선택적, 가역적 JAK1억제제 ‘린버크의 중증 활동성 강직척추염 보험급여 적용을 맞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홍 교수는 “‘린버크서방정’(Rinvoq, 성분명 유파다시티닙, Upadacitinib)은  JAK1에 더 선택적이고 가역적인 억제제로 JAK2에 비해 JAK1에 대한 선택성이 약 40배, JAK3에 비해 JAK1에 대한 선택성이 100배 이상 더 높아 자가면역성질환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JAK 패밀리의 종류별 관여 염증성 인터루킨 종류(홍승재 교수 제공)

JAK는 크게 JAK1, JAK2, JAK2, TYK2(tyrosine kinase), TYK2b 등 5가지 아형(sub family)으로 나뉘며 2가지 또는 3가지 아형의 조합에 따라 통과하는 인터루킨의 종류가 달라진다. 따라서 JAK억제제가 어떤 아형을 억제하느냐에 따라 다스릴 수 있는 염증성 면역질환의 종류도 달라지게 된다. JAK 억제제는 JAK와 ATP 결합을 억제함으로써 사이토카인 신호전달에 필요한 인산화 연쇄작용을 틀어막는데  JAK 억제제가 어떻게 설계되느냐에 따라 막는 아형이 달라지는 것이다. 


강직성척추염은 천장관절(척추 꼬리뼈인 천골과 골반의 윗부분인 장골이 결합하는 부위)에서 시작된 염증으로, 점차 척추 위쪽으로 염증이 퍼지면서 전체 척추마디가 굳어지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염증이 척추를 타고 흉추와 경추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몸을 움직이면 오히려 편해질 수 있지만 잠을 자게 되면 운동성이 떨어지다보니 아침에 일어날 때 몸이 뻣뻣해지고 통증까지 초래한다. 허리를 숙이거나 옆으로 자세를 바꾸는 것조차 쉽지 않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과 미지의 감염으로 추정된다.


반면 허리디스크(요추간판탈출증)은 움직일수록 통증이 더 심해지며, 주요 원인은 노화와 외상이다. 또 류마티스관절염은 손가락 등 작은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반면 강직적척추염은 척추관절 등 큰 관절에 염증이 확산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강직성척추염(질병코드 M45)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4만1797명에서 2022년 5만12616명으로 증가했다.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많다. 과거에는 20대 젊은 남성에서 주로 진단됐으나 최근에는 30~50대에서도 적잖게 발병한다. 20~40대 남성이 전체 환자의 약 56%를 차지하고 있다.


강직성척추염 치료 목표는 임상적으로 염증이 없는 상태인 관해를 유지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운동, 물리치료 등의 비약물요법과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없애기 위해 비스테로이드소염제(NSAIDs)로 3개월 이상(국내의 경우, 유럽에서는 2주 이상) 치료하도록 돼 있다. 치료 효과가 미흡하면 면역조절제, 생물학적제제, JAK억제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홍 교수는 “TNF-α 억제제가 20년 가까이 환자들에게 도움이 많이 됐지만 장기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효과가 없는 환자들이 꽤 많이 생겼다”며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게 JAK 억제제”라고 소개했다. 


질병완화 항류마티스제(disease-modifying antirheumatic drug, DMARD)는 크게 합성 항류마티스제(synthetic DMARD, sDMARD)와 생물학적 항류마티스제(biological DMARD, bDMARD)로 나눌 수 있다. 합성항류마티스제는 다시 전통적 합성 항류마티스제(conventinal synthetic DMARD, csDMARD)와 표적합성 항류마티스제(target synthetic DMARD, tsDMARD)로 나눈다. 최근 JAK억제제와 포스포디에스테라제(phosphodiesterase 4, PDE4) 억제제를   tsDMARD로 부르고 있다.


bDMARD에는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 억제제(아달리무맙, 인플릭시맙, 골리무맙 등), IL-6 억제제(사릴루맙, 토실리주맙), IL-17 억제제(세쿠키누맙), IL-12 및 IL-23 억제제(우스테키누맙) 등이 속한다. 과거에 ‘생물학적제제’라고 부르던 약들이다.


홍 교수는 “JAK 억제제는 여러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포괄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에 TNF-α 억제제보다 효과가 빠르고 보다 광범위한 염증 억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생물학적 지표가 개선되는 속도보다 통증이 개선되는 속도가 더 빠르게 나타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린버크의 경우 보통 2주째부터 치료 효과가 발현하지만 상당수는 1주차부터 효과를 본다”며 “기존 생물학적제제제가 대부분 주사제인데 반해 린버크는 하루 한번 경구 복용하는 편의성까지 갖춰 경쟁력까지 갖췄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또 “104주(2년간) 장기 추적 결과 끝까지 치료를 받은 사람은 ASAS40 도달 비율이 85%에 달했고, 중간에 치료를 쉰 사람까지 포함하면 65%가 ASAS 40에 도달했다”며 린버크의 치료 지속성과 완전관해에 가까운 치료효과를 부각했다. 


현재 국내에 승인된 JAK 억제제는 릴리의 ‘올루미언트정’(Olumiant, 성분명 바리시티닙, Baricitinib), 화이자의 ‘젤잔즈정’(Xeljanz, 성분명 토파시티닙, Tofasitinib), 애브비의 ‘린버크’, 길리어드사이언스(원 개발사는 벨기에 갈라파고스)의 ‘지셀레카정’(JYSELECA, 성분명 필고티닙, filgotinib) 등 4가지다. 이 중 지셀레카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만 국내서 허가됐으며, 남성 정자수 감소 등 불임 초래를 이유로 미국에서는 어떤 적응증도 승인받지 못했다. 


이밖에 화이자의 경구용 JAK 억제제인 ‘시빈코정’ 50mg·100mg·200mg(CIBINQO 성분명 아브로시티닙 Abrocitinib)이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미국과 한국에서 승인받았다.


JAK억제제의 우열은 선택성에 달려 있다. 토파시티닙은  JAK 패밀리인 JAK1, JAK2, JAK3, TyK2 등 4가지 아형을 모두 억제하는 작용을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올루미언트는 주로 JAK1, JAK2만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이에 비해 린버크는 JAK1만 집중적으로 억제한다. 


JAK 억제제 계열 약물은 2021년 상반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어떤 신규 허가나 적응증 추가가 불허됐다. 이유는 2021년 정초에 나온 젤잔즈의  시판 후 연구에서 비롯됐다. 이 연구에서 젤잔즈는 기존 TNF 억제제보다 혈전 생성, 심장 관련 안전 사건, 암 위험 증가 등을 유발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FDA는 젤잔즈, 린버크, 올루미언트 등의 라벨에 이런 결과를 반영하도록 JAK 억제제 전반에 경고사항을 표기하도록 조치했다.  국내에도 이런 문구가 경고사항으로 반영돼 있다.


JAK-STAT 경로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인터루킨)의 진행경로를 수렴하는 하단에 위치하지만, 한편으로는 세포 생존 및 자살에 관한 경로의 최상부에 위치하기 때문에 JAK 억제제는 잠재적으로 암을 유발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세포자살에 관여하는 Bcl-2 등을 억제하면 림프종을 유발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달부터 린버크를 필두로 젤잔즈 등 경구용 JAK 억제제와 노바티스의 ‘코센틱스센소레디펜’(Cosentyx, 성분명 세쿠키누맙 Secukinumab), 릴리의 ‘탈츠프리필드시린지주’(Taltz, 성분명 익세키주맙, Iksekizumab) 등 인터루킨-17A 억제제를 강직성척추염의 급여 대상으로 포함시켰다.


린버크의 경우 1종 이상의 TNF-α 억제제 또는 인터루킨-17A 억제제(IL-17A inhibitor)에 반응이 불충분하거나 부작용 등으로 치료를 중단한 중증의 활동성 강직척추염 환자에게 린버크 15mg으로 1일 1회 치료 시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홍 교수는 강직성척추염 임상현장에서 한 가지 JAK 억제제 실패 시 다른 JAK 억제제로 교체 가능한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린버크와 젤잔즈가 서로 보완적으로 호환 가능하다는 의미”라며 “기전상으로 안전성 면에서 린버크가 젤잔즈보다 우위에 있으며, 직접 비교가 아니면 유효성을 평가하기 어렵지만 간접 비교한다면 린버크가 강직성척추염에서 젤잔즈보다 비교 우위를 보인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류마티스관절염의 경우 급여가 되는 JAK 억제제가 4개(젤잔즈, 린버크, 지셀레카, 올루미언트)가 있는데 효과가 없더라도 교체 투여가 인정되지 않아 바꾸는 게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강직성척추염의 경우 한 가지 JAK 억제제 치료에 실패했을 경우 다른 JAK억제제로 교체투여 시 급여를 인정받은 것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전향적으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중증으로 악화되기 전에 조기 진단 및 치료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직성척추염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다른 장기에도 염증을 일으켜 합병증(안구 포도막염, 대동맥염증·심장판막이상·심장전도장애 등 심장질환, 폐섬유화 등 폐질환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젊은 청년들이 허리통증으로 내원하는 경우 영상검사를 할 때 허리 상부뿐만 아니라 골반 또는 천장관절 등을 X-레이 등으로 같이 찍어보길 권한다”며 “허리디스크와 선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홍 교수는 △허리(특히 엉덩이 부위)나 등의 통증이 40세 이전 시작되었는지 △허리나 등의 통증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점 심해지는지 △휴식을 취해도 허리나 등의 통증이 개선되지 않고 허리나 등 운동을 하면 오히려 통증이 개선되는지 △한밤 중에 허리나 등이 아파 잠에서 깨는지 △허리나 등의 통증과 함께 사지 말초 관절 부위의 통증이 있는지 △한구의 통증 및 출혈이 발생하는 포도막염을 경험한 적이 있거나 발뒤꿈치에 위치한 아킬레스 인대 부위에 통증이 있는지 등의 자가 체크리스트를 추천하면서 4가지 이상이 해당된다면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라고 조언했다. 


한국애브비 박명철 전무는 “현재 린버크 적응증은 크론병, 강직성척추염 전단계인 비방사선학적 축성 척추관절염까지 승인받으며 7개로 늘어났다”며 “이 중 3개 적응증(아토피피부염, 강직성척추염, 류마티스관절염)이 급여를 받고 있는데 내년에 총 5개 적응증이 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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