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의 브루톤 티로신 인산화효소(Bruton’s tyrosine kinase, BTK) 억제제 계열의 ‘제이피르카’(Jaypirca 성분명 피르토브루티닙 pirtobrutinib) 50mg. 100mg 정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성인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또는 소림프구성백혈병(SLL) 적응증을 1일(현지시각) 추가 승인받았다.
제이피르카는 올해 1월, 기존 BTK저해제를 포함해 최소한 2회 이상 전신요법제를 사용해 치료한 적이 있는 성인 재발성 또는 불응성 외투세포림프종(mantle cell lymphoma, MCL) 치료제로 FDA 가속승인을 받았다.
이번에 추가된 새 적응증은 구체적으로 최소한 2회에 걸쳐 기존 BTK 억제제또는 B세포 림프종-2(BCL-2) 저해제로 치료를 진행한 적이 있는 CLL 또는 SLL 환자의 치료다.
제이피르카의 적응증 추가는 표지 개방, 단일군, 멀티코호트, 글로벌 1/2상 ‘BRUIN’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객관적반응률(ORR), 반응지속기간(DOR)을 평가지표로 삼아 가속승인 형태로 이뤄졌다.
제이피르카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FDA의 허가를 취득한 비 공유(non-covalent, 가역적) BTK 저해제로서 CLL 또는 SLL 환자에서 기존 BTK 저해제로서 달성할 수 없는 역량을 가졌다. 즉 BTK 저해 경로를 재구성하고(reestablish), BTK 표적에 고도 선택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약효 지속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즉 ‘임브루비카캡슐’(이브루티닙) 또는 ‘칼퀀스캡슐’(아칼라브루티닙) 또는 ‘브루킨사캡슐’(자누브루티닙) 등 기존 BTK 저해제는 BTK의 시스테인-481(c481) 결합 부위에 공유결합해 B세포 수용체의 신호전달은 억제하는 기전을 갖는 반면 제이피르카는 c481와 무관하다. 기존 BTK 저해제가 공유결합으로 인해 c481의 돌연변이가 발생, 내성을 초래함으로써 불응성 또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나 제이피르카는 c481에 의존적이지 않고 BTK 표적에 더 선택적으로 작용해 치료제 내성과 불응성 저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이피르카는 이번에 적응증을 획득한 조건의 CLL 및 SLL 환자 108명을 대상으로 한 BRUIN 임상에서 객관적반응률 72%(모두 부분반응, 78명), 반응유지기간 중앙값은 12.2개월(9.3~14.7개월)을 입증했다. 치료반응에 도달하는 소요기간의 중앙값은 3.7개월(1.7~27.9개월)이었다.
이 임상에서 제이피르카 200mg 1일 1회 복용요법은 종양이 진행되었거나 독성이 수용할 수 없는 수준으로 나타날 때까지 시행됐다. 피험자들은 적어도 BTK 억제제 또는 BCL-2 저해제 등 2가지 약제를 썼으며 쓴 약제 종류의 중앙값은 5개(2~11개)였다. 과거에 복용했던 BTK 저해제의 투여 비율은 임브루비카 97%, 칼퀀스 9%, 브루킨사 0.9% 등이었다. 피험자의 77%는 불응성 또는 진행성으로 병세가 악화되지 최종적으로 사용했던 기존 BTK저해제를 중단했다.
안전성 평가는 여러 종류의 BRUIN 임상시험 참여한 제이피르카 200mg 단일요법제를 1일 1회 복용한 혈액암 환자 593명을 대상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임상검사 이상(laboratory abnormalities)을 포함해 전체 피험자들의 20% 이상에서 가장 흔하게 보고된 부작용을 보면 호중구수치 감소, 헤모글로빈 감소, 피로, 림프구 수치 감소, 근골격계통증, 혈소판 감소, 설사, 코로나19, 타박상, 기침 등이었다.
CLL/SLL 환자 110명으로 국한하면 1% 이상의 환자들이 두번째 원발성 악성종양(second primary Malignancy), 코로나19, 균혈증 등으로 투여를 영구 중단했다. 환자의 56%가 중증 부작용을 보였다. 중증 부작용 가운데 피험자의 5% 이상에서 나타난 부작용은 폐렴(18%), 코로나19(9%), 균혈증(7%), 열성 호중구감소증(7%) 등이었다.
제이피르카 의약품 사용설명서에는 감염증, 출혈, 혈구감소증, 심부정맥, 두 번째 원발성 악성종양(second primary Malignancy), 태아-배아 독성 등의 유의토록 하는 내용의 경고‧주의사항이 삽입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MD앤더슨암센터 백혈병 분과의 윌리엄 위어더(William G. Wierda) 교수는 “CLL 또는 SLL 환자들은 기존 공유 BTK저해제 및 BCL-2 저해제를 사용한 후에도 종양이 악화되면 치료대안 선택의 폭이 제한적인 데다 치료결과도 취약해 제이피르카의 새로운 적응증이 승인된 것은 유의미한 진일보이자 환자 다수가 원하는 수요에 대한 치료대안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차별화된 기전의 제이피르카가 BRUIN 임상에서 기존 치료제 사용해도 진행한 환자에서 높은 비율의 임상적 유익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LL학회의 최고의학책임자이자 집행 부회장인 브라이언 코프만(Brian Koffman) 박사는 “공유 결합성 BTK 억제제와 BCL2 억제제의 도입으로 CLL 치료 환경이 극적으로 개선됐다”며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환자는 결국 재발하게 된다. 피르토브루티닙의 적응증 추가 승인은 환자에게 절실히 필요한 선택권을 제공하고 치료 여정을 계속하는 가운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릴리 계열사인 록소온콜로지앳릴리의 야콥 판 나르덴(Jacob Van Naarden) 대표는 “올 들어 FDA가 제이피르카에 두 번째 적응증을 승인한 것은 BTK 경로를 이용하는 방법이 CLL 및 SLL에서 영향력이 큰 임상적 유익성이 있음을 강조한다”며 “가장 먼저 획득한 두 가지 적응증이 환자들에게 궁긍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한 출발선에 선 것인 만큼 포괄적인 이들 적응증의 3상 개발 프로그램에서 확보될 확증시험 결과가 잘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