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퍼드(STAMFORD)의 바이오제약사 스프링웍스테라퓨틱스(SpringWorks Therapeutics, 나스닥 SWTX)는 ‘옥시베오’(Ogsiveo 성분명 니로가세스타트, nirogacestat) 정제가 연조직 육종이자 공격성 섬유종의 하나인 데스모이드종양(desmoid tumors)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다고 2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 적응증으로 FDA 승인받은 옥시베오가 처음이다.
데스모이드 종양은 연간 인구 100만명 당 3~5명꼴로 진단된다. 비 암성을 나타내지만, 국소적으로 공격성이 강하며, 주위의 구조와 장기(臟器)들에 침입해 통증을 수반한다. 두로 복부, 팔, 다리에 발생한다. 전이되지는 않지만 높은 재발률을 보인다. 환자를 쇠약하게 하고, 드물게 중요한 구조에 영향을 미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수술적 절제로 잘 치료됐지만 수술 이후에도 국소적 재발이 잦아 주변조직으로 침윤해 혈관과 주요 장기에 영향을 끼친다. 이에 수술 대신 다른 치료가 선호되지만 그동안 승인된 치료제는 없었고, 방사선요법이나 항암화학요법 또는 티로신키나제를 활용했지만 재발률은 여전한 상황이다.
FDA 암연구센터(OCE) 소장이자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 종양 담당 국 국장인 리처드 파즈더(Richard Pazdur) 박사는 “데스모이드 종양은 심한 통증과 장애를 수반하는 희귀종양”이라며 “이번 승인은 절제수술과 방사선요법 이외의 새로운 치료대안이 처음으로 허가를 취득한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옥시베오의 유효성은 이전에 다른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77%)를 포함해 수술이 적합하지 않은 142명의 성인 진행성 데스모이드 종양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1건의 글로벌, 다의료기관, 피험자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 방식의 3상 DeFi 연구에서 나온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피험자들은 독성이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될 때가지 옥시베오 150mg 또는 위약을 1일 2회 경구 복용했다. 1차 평가지표는 독립중앙심사위원회가 평가한 무진행생존기간(PFS),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이다. 2차 및 탐색적 평가지표에는 안전성 및 내약성, 객관적반응률(ORR), 반응지속기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측정된 종양 부피 변화, 환자보고결과의 개선 정도 등이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위약군 15.1개월로 산출됐으나 니로가세스타트 투약군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분석시점 기준(투약 2년차) 질병의 진행위험을 위약 대비 71% 낮췄다.
주요 2차 평가지표인 객관적반응률은 니로가세스타트가 41%인 반면 위약은 8%에 불과했다. 암 세포가 모두 사라진 완전반응률은 각각 7%, 0%였다.
그러나 옥시베오는 10번째 치료주기에 도달해서야 통증이나 다른 질변 관련 지표에서 위약 대비 이점을 보였다. 부작용도 적잖다. 피험자의 15% 이상에서 나타난 고빈도 부작용으로 설사, 난소 독성, 발진, 구역, 피로, 구내염, 두통, 복통, 기침, 탈모증, 상기도감염증, 호흡곤란 등이 보고됐다. 환자의 42%가 부작용으로 복용량을 줄여야 했다.
임상시험 데이터에 따르면 약 90%의 임상의사가 데스모이드 종양 환자에게 옥시베오로 전환할 것을 권장했다고 스프링웍스의 사킵 이슬람(Saqib Islam) 최고경영자는 설명했다. 또 의사의 90% 이상이 현재 이 질병에 대한 치료를 받고 있지 않은 신규 환자를 발굴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스프링웍스는 미국에서 매년 약 1000~1650명의 새로운 데스모이드 종양 환자가 진단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현재 미국에서 약 6000~7000명의 환자가 적극적인 치료를 받고 있으며, 훨씬 더 많은 환자가 치료효과에 대한 우려 등 다양한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슬람 CEO는 “우리는 환자들이 이들 세 가지 범주(많은 환자, 적극적인 환자, 치료받지 않은 환자) 모두에서 의미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옥시베오는 앞서 FDA로부터 우선심사, 패스트트랙, 혁신치료제, 희귀의약품 등으로 지정받았다. 스프링웍스테라퓨틱스는 5~10일 내에 옥시베오를 미국에 공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에 유럽 의약품청(EMA)에 옥시베오 신약승인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스프링웍스는 니로가세스타트와 미르다메티닙(mirdametinib) 등의 개발을 위해 2017년 화이자의 지원을 받아 분사한 회사다. 옥시베오는 스프링웍스의 첫 상용화 제품이기도 하다.
이 약은 경구용 선택적 감마 세크레타제 억제제(gamma secretase inhibitor)저분자 물질이다. 감마 세크레타제는 데스모이드 종양 및 난소과립세포종의 성장에 기여하는 활성 경로에서 노치(Notch)를 포함한 비롯한 다중 막관통 단백질 복합체 절단(분해), 활성화시킨다. 이는 종양의 성장을 유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감마 세크레타아제는 또한 막결합 B세포성숙항원(BCMA)을 직접 절단하여 세포 표면에서 BCMA 세포외 도메인(extracellular domain. ECD)을 방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니로가세스타트는 감마 세크레타제를 억제함으로써 많은 양의 노치 단백질을 줄일 수 있고, 세포막에 결합된 BCMA를 보존할 수 있으며, 그 표적 밀도를 증가시키는 반면 BCMA-지시요법에서 유인(decoy) 수용체 역할을 할 수 있는(즉 BCMA 표적 지향을 방해하는) 가용성 BCMA ECD의 수준을 감소시킨다.
옥시베오는 원래 유방암 치료를 위해 개발됐다. 그러나 당시 국립암연구소에서 초기 임상시험 개발을 주도하고 있던 시바니 쿠마르(Shivaani Kummar) 박사는 1상 바스켓 임상시험(이런저런 적응증을 한꺼번에 평가)에서 데스모이드 종양에 대한 이 약물의 유망한 데이터를 눈여겨 봤다. 쿠마르는 나중에 2상 임상을 진행했고, 그 결과 스프링웍스의 분사가 이뤄졌다.
니로가세스타트는 올해 2월 27일,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지난 8월 27일까지 승인 여부가 결정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임상시험 데이터 입력 오류 문제로 인한 해결을 위해 3개월이 지연돼 이번에 승인을 얻었다.
스프링웍스는 과립막세포종양(granulosa cell tumor)이라고 불리는 난소암의 희귀아형에 대해 옥시베오를 평가 중이다. 2상 임상시험은 2024년 하반기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스프링웍스는 이보다도 옥시베오를 BCMA 표적 다발성골수종 치료제들의 강화제(보완제)로서 잠재력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옥시베오가 감마 세크레타제를 억제함으로써 종양세포 표면에서 BCMA 수용체가 절단되는 것을 방지하고 그에 따라 표적치료제들의 BCMA 표적지점에서의 밀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해 스프링웍스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항체-약물접합체로서 BCMA를 표적하는 ‘블렌렙’(Blenrep: 벨란타맙 마포도틴-blmf, belantamab mafodotin-blmf), 존슨앤드존슨(얀센)의 BCMA 및 CD3 이중표적 다발성골수종 항암제인 ‘텍베일리’(Tecvayli, 성분명 테클리스타맙-cqyv, teclistamab-cqyv), 화이자의 BCMA 및 CD3 이중표적 억제제인 ‘엘렉스피오’(Elrexfio 성분명 엘라나타맙-bcmm, elranatamab-bcmm) 등과 옥시베오를 병용 투여하는 임상 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스프링웍스는 이외에도 최근 희귀질환인 수술이 불가능한 ‘1형 신경섬유종증 총상(叢狀) 신경섬유종’(Neurofibromatosis Type 1 (NF1) Plexiform Neurofibromas. NF1-PN) 치료를 위해 2세 이상 어린이를 대상으로 미르다메티닙을 평가한 2b상 ReNeu 임상시험의 긍정적인 중추적 데이터를 보고했다. 내년 상반기에 FDA에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미르다메티닙은 MAPK 신호전달경로 중 핵심인 MEK1. MEK2 표적을 억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