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은 스위스 생명공학기업 T3파마슈티컬스(T3 Pharmaceuticals AG)를 최대 4억5000만 스위스프랑(5억8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2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그밖의 상세한 인수금액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스위스 바젤대 바이오센터에서 2015년 분사된 T3파마는 생균을 이용해 면역조절단백질을 암세포내로 전달함으로써 종양미세환경을 변화하는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
T3파마는 유전자 변형 여시니아 엔테로콜리티카균(Yersinia enterocolitica)을 사용해 생리활성 단백질들을 종양미세환경 내부로 직접적이면서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반면 건강한 조직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차별화된 플랫폼(bacterial type III secretion (T3S) system)을 개발해왔다. 이 신물질(유전자 변형 세균)은 선택된 다양한 면역조절 단백질을 장착시킬 수 있어 면역항암제 복합물을 단일제로 설계하는 것을 가능케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 선도물질인 T3P-Y058-739는 현재 진행성 고형암에서 1상을 진행 중이다. 베링거는 이 신물질의 임상 진입을 위해 이미 2020년, T3파마의 펀딩에 27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베링거인겔하임 측은 T세포 관여자(Engagers), 종양세포 용해성 바이러스, 항암백신 등 상호보완적인 면역항암제 플랫폼을 이용해 아직도 낮은 암 환자의 장기 관해율을 크게 높이기 위해 이번 T3파마 인수를 추진했다.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유의할 만한 진전이 이뤄졌지만 이를 통한 암 환자들의 장기 관해율은 여전히 15~20% 정도에 머물고 있다는 게 베링거의 견해다.
따라서 베링거인겔하임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면역항암제 플랫폼을 동원해 차가운 종양(cold tumor: 치료제에 대해 치료반응이 좋지 않은 종양)을 뜨거운 종양(hot tumor: 치료제에 대해 치료반응이 좋은 종양)으로 전환시켜 면역치료제들이 더 많은 환자들에게 유익성을 제공해 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베링거인겔하임의 미헬 파이레트(Michel Pairet) 혁신부문 이사는 “T3파마 인수로 우리의 면역항암 포트폴리오를 크게 확대하고 현재 보유 중인 R&D 프로그램들 다수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암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화하고자 하는 우리의 비전을 달성하는 데 일보 전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T3파마의 지몬 이티크(imon Ittig) 대표는 “지금까지 우리가 이룩한 성과에 커다란 자부심을 갖는다”면서 “베링거인겔하임의 일원으로 우리가 보유해 왔던 세균 전달 플랫폼의 성공적인 개발을 지속하고 가속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암세포를 직접 표적하는 방법은 물론 면역항암제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이는 환자의 수명을 연장하는, 계열 최고의 항암제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에 활발하게 투자해왔다.
그 중 하나인 T3파마슈티컬스는 스위스 바젤 인근의 소도시 알슈빌(Allschwil)에 있으며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후에도 현 위치를 유지할 예정이다.
이밖에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 3월, 선불 계약금 1000만달러, 성과에 따른 마일스톤 최대 4억7100만달러의 조건으로 코밴트테라퓨틱스(Covant Therapeutics)를 인수했다.
양사는 새로 부상한 표적인 ADAR1의 저분자 억제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ADAR1는 RNA 편집효소로서, 암세포는 인체의 면역 탐지를 회피하기 위해 ADAR1 활성을 착취(저감)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종양 유형은 이 효소의 손실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양사는 ADAR1을 제거함으로써 종양을 면역요법제에 민감하게 만들어 더 많은 환자가 면역관문억제제 등에 더욱 효과를 볼 수 있게 한다는 가설 아래 연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