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퇴행성질환 유전자치료제 전문기업인 영국 런던의 아비아도바이오(AviadoBio)는 치매 신약후보물질 ‘AVB-101’의 임상시험계획(IND)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은 동시에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고 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AVB-101은 프로그래뉼린(progranulin)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전두측두엽성 치매(frontotemporal dementia with mutations in the progranulin, FTD-GRN)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AVB-101은 프로그래뉼린 유전자의 기능 복제(functional copy)를 통해 뇌내에서 전두측두엽성 치매 증상이 영향을 미치는 부위의 프로그래뉼린 수치를 적정한 수준까지 회복시켜 주는 기전으로 치매 증상의 진행을 차단하는 잠재적 1회 주입용 치료제로 설계됐다.
앞서 FDA와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AVB-101을 전두측두엽성 치매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다.
아비아도바이오는 지난달 유럽 각국에서 임상 1/2상 ‘ASPIRE-FTD’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한 피험자 등록에 들어갔다. 이 임상은 AVB-101의 안전성과 예비적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라벨 공개, 다의료기관, 용량증대 방식으로 설계됐다.
아비아도바이오의 리사 데샹(Lisa Deschamps) 대표는 “이번 FDA의 임상시험 승인 및 패스트트랙 지정은 전두측두엽성 치매 커뮤니티 뿐 아니라 우리 회사를 위해서도 중요한 성과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며 “유감스럽게도 현재까지 프로그래뉼린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전두측두엽성 치매 환자들을 위한 질병조절제가 허가를 취득한 게 없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패스트트랙 지정은 치료대안이 절실하다는 방증”이라며 “미국 내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될 의료기관들을 공개하고, 프로그래뉼린 유전자 변이 동반 전두측두엽성 치매 환자들을 위한 혁신적인 치료대안이 하루빨리 공급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비아도바의 데이비드 쿠퍼(David Cooper) 최고의학책임자는 “우리는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AAV) 기술을 사용해 프로그래뉼린 유전자의 기능 복제 유전자를 뇌내에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프로그래뉼린 유전자가 정상적인 수치로 회복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임상 단계의 프로그램에서 프로그래뉼린 수치의 회복을 필요로 하는 뇌내 부위에서 체내분포를 개선한 결과 프로그래뉼린 유전자 변이 동반 전두측두엽성 치매 증상의 진행속도가 둔화되거나 중단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체내의 다른 부위에서는 프로그래뉼린이 존재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부작용이 수반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두측두엽성 치매는 파괴적인 형태의 조기 발병형 치매다. 보통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후 7~13년 이내에 사망에 이르게 되고, 진단시점으로부터는 3~10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성격변화, 행동장애, 언어상실, 무감각증 및 이동성 감소 등을 나타내게 된다.
65세 이전에 치매를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의 하나로 꼽히는 전두측두엽성 치매는 1000명당 최대 4.6명 정도의 비율로 발생하고 있다. 유전성인 경우가 전체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프로그래뉼린 유전자를 포함한 3개 유전자들에 나타난 상염색체 우성 돌연변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