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진행성 폐섬유증(progressive pulmonary fibrosis, PPF) 치료제로 개발 중인 잠재적 계열 최초 경구용 리소포스파티딘산 수용체 1(lysophosphatidic acid receptor 1LPA1) 길항제 ‘BMS-986278’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치료제’로 지정됐다고 2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FDA는 특발성 폐섬유증(IPF) 및 진행성 폐섬유증(PPF) 환자들을 대상으로 ‘BMS-986278’ 또는 위약을 복용케 하면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한 글로벌 피험자 무작위 배정 방식의 2상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혁신치료제 지정을 결정했다.
이 시험에 참여해 26주 동안 1일 2회 60mg의 ‘BMS-986278’을 복용한 진행성 폐섬유증 환자 코호트 그룹은 퍼센트 예측 강제폐활량(percent predicted forced vital capacity, ppFVC)의 감소율이 위약 대조군에 비해 69% 낮게 나타났다. 이런 효과는 30mg 1일 2회 투여군에서는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았다(위약 대비 42% 감소).
이 같은 치료효과는 기본요법제(항섬유화제, 즉 닌데타닙 또는 퍼페니돈 성분)의 사용 유무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BMS-986278은 양호한 내약성과 부작용 발생률이 위약 대조군과 비슷했다. 약물 중단 환자 비율도 낮았다. 이 임상에서 기본요법제를 병용한 사람의 비율은 38%나 됐다.
지난 5월 22일 발표된 2상 결과에 따르면 부작용이 보고된 비율은 위약 대조그룹, BMS-986278 30mg 복용군, 60mg 복용군에서 각각 80%, 76%, 74%로 조사됐다. 중증 부작용의 경우 각각 17%, 11%, 11%에서 관찰됐다. 부작용으로 인해 약물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각각 10%, 10%, 7%로 파악됐다. 가장 흔하게 나타난 부작용은 설사, 기침, 기립성저혈압 등이었다.
이번 2상 결과는 지난달 4~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던 유럽 호흡기학회(European Respiratory Society, ERS) 2023년 국제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BMS의 롤랜드 첸(Roland Chen) 면역‧심혈관계‧신경의학 개발 담당 부회장은 “폐섬유증 환자는 폐 기능이 망가지고, 증상이 악화되면서 삶의 질이 감소해 결국에는 호흡부전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번 혁신치료제 지정은 BMS-986278의 계열 최초의 치료제가 될 혁신성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성 폐섬유증을 치료하는 최초의 표준요법제로 재정의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FDA는 앞서 BMS-986278을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를 위한 ‘패스트트랙’ 및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다.
BMS는 BMS-986278을 진행성 폐섬유증 및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ALOFT’ 임상시험 프로그램을 지속해나갈 방침이다. PPF를 위한 임상(NCT06025578)과 IPF를 겨냥한 임상(NCT06003426)이 각각 별도로 추진되고 있다. 올해 9월에 시작돼 각각 2027년 12월과 10월에 종료되는 일정이다.
현재 진행성 폐섬유증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취득한 제품은 하나에 불과한 형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승인한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 치료제로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오페브연질캡슐’(Ofev 성분명 닌테다닙, Nintedanib), 로슈의 ‘에스브리엣’(Esbriet 성분명 퍼페니돈, Pirfenidone) 등 항섬유화제 (anti-fibrotic agents)가 있다. 이 중 오페브만 진행성 표현형을 나타내는 만성 섬유성 간질성폐질환(chronic fibrosing interstitial lung diseases (ILD) with a progressive phenotype)의 치료제로 허가돼 있다. 즉 진행성 폐섬유증 치료제다.
폐섬유증은 폐 조직이 손상되고 상처를 입어 폐 기능에 영향을 미칠 때 발생하는 생명을 위협하는 만성 간질성 폐질환(ILD)입니다. 진행성 폐섬유증(PPF)은 진행성 섬유증 표현형(phenotype)을 지닌 ILD 환자를 설명하는 데 더 선호되는 용어다. 특발성 폐섬유증(IPF)은 진행성 섬유화 ILD의 가장 일반적인 유형이다. 식별 가능한 원인이 없어 특발성이라 부르며, 2021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70만명 이상의 성인이 IPF를 앓고 있다.
PPF 및 IPF를 앓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신체적 장애가 있고, 폐 기능의 점진적인 저하를 경험하며, 호흡 곤란으로 인해 간단한 일상 활동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호흡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산소보충요법이 필요하다.
IPF는 진단 후 평균 생존기간이 3~5년이고 5년 생존율이 약 45%인 치명적인 질병이다. PPF도 비슷한 예후를 보인다. 오페브가 2014년 10월 IPF로 승인된 이후 거의 10년 동안 승인된 새로운 치료제가 나오지 않아 치료가 제한적이다.
오페브는 2022년에 32억유로(약 34억달러)의 연간 매출을 올렸다. 에스브리엣은 같은 해 연간 매출이 7억1800만 스위스프랑(약 8억500만달러)에 달했다. 로슈는 작년 2분기부터 제네릭 출시로 인해 매출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반면 오페브는 2029년까지 특허로 보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