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는 화이자와 스위스 바젤 ·영국 런던·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로이반트사이언스(Roivant Sciences, 나스닥 ROIV가 지난해 12월 공동 설립한 텔라반트홀딩스(Telavant Holdings)를 71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2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번 합의로 로슈는 종양괴사인자 유사 리간드 1A(Tumor necrosis factor-like ligand 1A, Tumor necrosis factor-like cytokine 1A, TL1A)를 표적하는 항체 치료제인 ‘RVT-3101’에 대한 지적재산권과 미국‧일본 시장 내 후속 개발 및 판매, 전반적인 제조 권리를 확보했다. 다만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화이자가 판권을 갖기로 했다.
계약에 따라 로슈는 71억달러의 인수금 외에 1억5000만달러의 단기 성과금을 추가로 지급키로 했다.
로이반트사이언스는 텔라반트 발행 주식(보통주와 우선주)의 75%를 보유해 왔으며, 나머지 25%는 화이자가 갖고 있다. 이번 계약은 이르면 연내에 늦어도 내년 1분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RVT-3101은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을 포함해 염증성 대장질환을 겨냥한 유망한 치료제다. 현재 2b상이 거의 끝나, 가급적이면 일찍 3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염증성 대장질환은 세계 각국에서 80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진단받은 것으로 추산되며, 이들 중 80% 정도가 지속적인 증상 완화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염증과 섬유성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항체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RVT-3101은 현재 중등도~중증 궤양성대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2b상 ‘TUSCANY-2’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피험자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댝대조 방식의 이 임상시험은 생물학적제 투여 경험이 있거나 또는 없는(naïve) 궤양성대장염 환자 245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올해 1월 4일 발표된 RVT-3101의 2상 ‘TUSCANY-2’ 임상시험 결과, 12주간의 유도요법 기간이 끝난 후, RVT-3101 투여군(매달 한번 피하주사)은 32%가 임상적 관해를 보인 반면 위약 투여군은 12%에 머물렀다. 바이오마커(TL1A) 양성 환자로 분석 범위를 좁히면 위약보정 관해율이 21%(32-12+α)에서 27%로 증가했다. 위약보정 내시경 개선 비율은 모든 참가자에서 21%, 바이오마커 양성 하위군에서는 41%였다. 3상에 투여될 것으로 예상되는 용량에서는 RVT-3101의 모든 용량 환자에 대한 통합 분석보다 약간 더 나은 성능을 보였다.
지난 6월 22일, 처음으로 용량 발견(dose finding) 임상시험 자료가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3상에 투여될 것으로 예상되는 용량을 투여한 결과 유도요법(14주)에 이어진 장기 유지요법 단계에서 56주차에 36%(14주차 29%)가 임상적 관해를 보였다. 내시경적 검사결과 개선 달성률은 56주차에 50%(14주차 36%)였다.
또 이를 바이오마커(TL1A) 양성 환자로 분석 범위를 좁히면 임상적 관해율이 56주차에 43%(14주차 33%)를 보였다. 내시경적 개선 비율은 56주차에 64%(14주차 47%)를 보였다.
유지요법이 기간 중 전체 피험자에서 호의적인(favourable) 안전성 프로필이 도출됐다.
로슈의 토마스 쉬네커(Thomas Schinecker) 회장은 “TL1A를 표적하는 새로운 항체가 염증성 대장질환뿐만 아니라 기타 질환에서도 괄목할 만한 차별성을 이끌며 변혁적인 치료제로 자리잡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확고하게 믿는다”면서 “최근 도출된 RVT-3101의 2b상 임상시험에서 장기적이고 탄탄한 데이터세트가 확보되면서 유지요법 단계의 임상적 관해 개선 효능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높은 유효성과 안전성, 가정에서 피하주사하는 편리함이 돋보인다고 덧붙였다.
로슈는 아울러 인수절차가 완료되면 화이자의 TL1A/p40(IL-12 및 IL-23)를 표적하는 이중특이적 항체 PF-07261271에 대해 글로벌 개발을 공동 진행할 수 있는 옵션을 보장받았다. 이 이중특이항체는 궤양성대장염에서 1상(NCT05536440)을 진행 중이다.
현재 TL1A 표적 항체치료제 치료제로는 미국 머크(MSD)가 지난 4월 16일 108억달러에 프로메테우스바이오사이언스(Prometheus Biosciences)를 인수하면서 확보한 PRA023(이달 중 3상 착수 예정), 사노피와 테바가 이달 4일 공동개발키로 계약한 TEV-48574(궤양성대장염‧크론병서 임상 2b상 중), 암젠의 TL1A/TNF-α를 표적하는 이중특이항체 AMG966(1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