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대 중년에서 발생하는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병’(Early-onset Alzheimer's Disease, EOAD)를 보다 일찍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됐다. 조한나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UCSF)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EOAD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늘어나는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을 PET 영상으로 검출함으로써 초기 진단 정확성을 높이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병에서 아밀로이드와 타우-양성자방출단층촬영(PET) 자료를 통한 장기간 기저연구’(Amyloid and tau-PET in early-onset AD: Baseline data from the Longitudinal Early-onset Alzheimer’s Disease Study)’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Alzheimer's & Dementia’(IF=4.0)에 지난 9월 10일자로 게재됐다.
알츠하이머병(AD) 환자는 대부분 65세 이후인 노년기에 증상이 발생한다. 예외로 약 10%의 환자는 이보다 더 일찍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EOAD라 한다. EOAD는 사회활동이 여전히 활발한 50, 60대에 증상이 시작돼 환자의 직업, 가족관계, 사회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 및 경제적 부담이 일반적인 노인성 알츠하이머병보다 큰 편이다.
그러나 EOAD는 환자 수가 일반적인 알츠하이머병보다 적고,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초기 진단이 복잡해 대규모 임상시험이나 연구를 진행하기 어렵다.
조한나 교수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세계 여러 기관이 협력하는 ‘LEADS’(Longitudinal Early-onset Alzheimer's Disease Study) 프로젝트를 통해 EOAD의 원인 규명과 진단율 향상 방안을 연구했다.
조 교수팀과 미국 UCSF의 Memory & Aging Center 연구진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LEADS 프로젝트에 등록된 321명의 EOAD 환자와 87명의 정상인 뇌에서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의 분포와 농도를 PET 영상으로 조사했다.
연구 결과 EOAD 환자에서 일반 알츠하이머병 환자보다 많은 양의 타우 단백질이 뇌의 광범위한 영역에 분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가 일반 노인성 알츠하이머보다 임상적으로도 더 많은 기능 손실을 야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조한나 교수는 “이번 연구로 아밀로이드와 타우 PET 영상 검사가 EOAD를 초기에 진단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그동안 많은 연구에서 소외됐던 EOAD 환자들에게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 전략 및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