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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GLP-1 작용제 비만약 ‘위고비’ ‘삭센다’에 찬물 … 미국서 부작용 경고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3-10-06 13:41:49
  • 수정 2023-11-20 19: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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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진 JAMA에 발표 … 비GLP-1 계열 대비 췌장염 위험 9.09배, 장폐색 4.22배, 위무력증 3.67배

비만약으로 잘 나가던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프리필드펜’(Ozempic)과 ‘위고비프리필드펜’(Wegovy)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GLP-1) 작용제에 부작용 위험을 경고하는 브레이크가 걸렸다. 


캐마다 밴쿠버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모히 소디 교수(Mohit Sodhi, 1저자) , 압바스 케조우(Abbas Kezouh, 3저자) 교수, 캐나다 퀘벡의 통계전문가인 라민 레자이안자데(Ramin Rezaeianzadeh, 2저자) 등은 5일 위고비(비만치료 피하주사제), 오젬픽(당뇨병 치료제 피하주사제), ‘리벨서스정’(Rybelsus, 경구용 당뇨병 정제) 등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성분 약물과 ‘빅토자펜주’(당뇨병 피하주사제), ‘삭센다펜주’(SAXENDA, 비만치료 피하주사제) 등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 성분 약물을 복용한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결과를 5일(미국 현지시각)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미국 전체 외래 환자 처방 및 의사 진단의 93%를 포함하는 보험료 청구 데이터베이스(PharMetrics Plus Database)에서 2006~2020년의 1600만명 환자 가운데 이들 5가지 약물을 처방받은 4757명(세마글루타이드 613명, 리라글루타이드 4144명)을 무작위 추출했다. 샘플로 꼽힌 환자들은 당뇨병 치료 목적이 아닌 비만치료(체중감량) 목적으로 이들 약물을 복용했으며 비만 병력이 있고 당뇨병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들 환자군(실험군)은 2014년에 출시된 비(GLP-1 체중 감량 치료제인 부프로피온-날트렉손 복합제를 복용하는 654명의 환자(대조군)와 비교됐다. 이 복합제는 일본 다케다제약의 자회사인 오렉시젠테라퓨틱스(Orexigen herapeutics, 나스닥 OREX)가 2014년 9월 14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콘트라브서방정’(Contrave, 국내선 광동제약 판매)이다. 


양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 GLP-1 수용체 작용제(촉진제)인 세마글루타이드 및 리라글루타이드 약물은 췌장염, 장폐색, 위무력증(위마비, 위배출지연, gastroparesis)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GLP-1 작용제를 복용한 환자는 콘트라브 복용군에 비해 췌장염 발생할 위험(통계 처리)이 9.09배, 장폐색 위험이 4.22배, 위무력증 위험이 3.67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염 발생률은 리라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0.8%,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0.5%로 나타났다. 위무력증 발생률은 각각 0.7%, 1%였다. 장폐색은 리라글루타이드 투여군의 0.8%에서 나타난 반면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콘트라브 투여군은 췌장염 0.2%, 위무력증 0.4%, 장폐색 0.2% 등의 부작용 발생률을 보였다.  


연구 결과 GLP-1 작용제의 당뇨병 치료 환자에서 흔히 나타나는 담도질환은 비만 치료 환자에서 발병률이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관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1000인년당 담도질환 발병률은 세마글루타이드가 11.7건, 리라글루타이드가 18.6건, 부프로피온-날트렉손이 12.6건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1000인년당 췌장염 발생 건수는 각각 4.6건, 7.9건, 1.0건이었다.


이 분석에서 고지혈증이란 변수를 제외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비만이란 변수를 감안하면 위험비(HR)가 감소하고 신뢰구간(CI)가 좁아졌지만 GLP-1 작용제의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결론엔 변화가 없었다. 다시 말해 비만하면 이런 양자 간 부작용 위험의 차이가 줄어들 수 있지만, 비만 지표인 환자의 체질량지수(BMI)에 의해 부작용 정도가 크게 좌우되는 것은 아니었다.


저자들은 “체중 감량을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GLP-1 작용제들의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비만 환자의 위험 대비 혜택 여부는 당뇨병 환자의 위험 대비 혜택 계산법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당뇨병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들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감수해야 할 위험이지만, 살을 빼기 위해 이런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재고해봐야 한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GLP-1 작용제의 체중 감량 효능을 조사하는 무작위 임상시험(시판승인 용도)은 표본이 작고 추적 기간이 짧아 위장장애 포착이 어렵게 설계되기 마련”이라며 “이번 연구는 GLP-1 작용제를 사용한 비 당뇨병 환자의 위장관 부작용에 대한 첫 대규모 연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GLP-1 작용제는 인슐린 생산을 자극하고 포도당 생산을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효과가 크지만 체중 감량에도 효과도 있어 환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비만치료제로 정식 승인되기 전에도 당뇨병약(라벨)을 오프라벨(비급여, 비적응증)으로 비만에 처방하는 관행이 생겼다. 


삭센다는 2014년 12월, 위고비는 2021년 6월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만 치료제 승인을 받았다. 


GIP/GLP-1 수용체 이중 작용제인 릴리의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프리필드펜주’(Mounjaro)는 현재 2형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및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마치고, 연내에 비만치료제 적응증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JAMA에 발표된 연구결과는 노보노디스크와 릴리가 법적 다툼에 직면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8월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여성 자클린 비요클룬드(Jaclyn Bjorklund, 44)는 “오젬픽과 마운자로가 위장 문제의 심각성을 경시했고 특히 위무력증에 대한 위험을 축소하거나 무시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그녀는 고소장에서 응급실로 실려가는 등 위장 문제로 입원했고 과도한 구토로 인해 치아가 빠지고 음식을 토하고 구토를 완화하기 위해 다른 약물을 사용해야 하는 등 부작용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오젬픽과 위고비는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복통, 위염, 소화불량과 같은 위장관장애와 다소간의 위 배출 지연 위험을 의약품 설명서에 표시했지만, 위무력증에 대한 부작용은 명시하지 않고 있는데 고소인은 이런 맹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 여성의 소송 대리를 맡은 로펌은 미국 CBS 뉴스에서 45개 주에 걸쳐 환자로부터 받은 400건의 GLP-1 작용제 부작용 관련 문의사항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노보노디스크 대변인은 "위장관계 이상반응은 '잘 알려진' GLP-1 계열 부작용"이라며 "세마글루타이드의 경우 위장관 부작용의 대부분은 경증~중등도 정도에 그치며 짧은 기간 동안 발생한다"고 해명했다. 릴리 대변인은 “환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면서 “우리는 약물에 대한 안전 정보를 모니터링, 평가 및 보고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미국마취과학회(American Society of Anesthesiologists)는 2023년 6월 수술 중 구토 위험이 증가할 우려가 있어 환자들이 수술 1주일 전에 GLP-1 작용제 복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또 CNN은 지난 7월에 오젬픽과 위고비를 복용하는 환자가 위무력증을 겪은 다른 사례를 보고했는데 일부 환자는 먹은 지 오래된 음식을 토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영국 의약품 및 건강관리제품 규제기관(MHRA)과 유럽 의약품청(EMA)은  GLP-1 작용제 계열 약물의 자살 충동 및 자해 위험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또 미국 록펠러대의 여성 화학자 스베틀라나 모이소프(Svetlana Mojsov) 교수는 자신이 1980년대에 GLP-1을 합성하고 GLP-1이 실제로 인슐린 분비를 유발한다는 것을 입증한 논문의 제1저자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적 수상 및 특허권 행사에서 소외됐다며 최근 법적 대응을 공언해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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