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 산하 종양약물자문위원회(ODAC)는 4일(현지시각) 고위험 신경모세포종(neuroblastoma)을 앓는 소아 환자의 재발 위험 감소를 위해 월드메드 미국법인(US WorldMeds)의 신약후보물질인 플로르니틴염산염(eflornithine hydrochloride, DFMO)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다.
ODAC은 DFMO가 무작위 대조 시험(RCT) 없이도 환자 모집단의 무사고 생존율을 향상시킨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충분한 증거를 제공했음을 확인했다며 14대 6으로 찬성했다.
ODAC 위원장인 미국 콜로라도대 의대 위장관 담당 종양내과 교수 크리스토퍼 리우(Christopher Lieu)는 자문위 회의에서 “무사고 생존에 대한 데이터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찬성으로 투표했지만, 무작위 배정군이 부족해 제시된 임상 데이터에서 DFMO의 이점을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DFMO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논의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독성이 낮은 치료제”라며 “치료로 인한 위험보다 기대되는 이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우 교수는 위원회의 회의 자료 요약을 통해 “희귀난치성질환 적응증을 획득함에 있어 임상 증거 능력의 정도 측면에서 ‘미끄러지는 경사로’(slippery slope, 나쁜 상황)로 이어질 수 있다”며 승인 반대 위원의 의견을 반영했다. 이어 리우는 “약물 개발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FDA가 향후 유사한 상황에서 어느 수준의 증거를 요구할 것인지에 대해 위원회의 많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DFMO 신약승인 신청에서 US월드메드는 여러 가지 약물과 여러 형태의 치료를 마친 환자를 대상으로 한 DFMO 유지요법을 전향적으로 평가한 다의료기관, 라벨 공개, 단일군 방식의 2상 임상 결과를 제출햇다.
자문위 개최에 앞서 공개된 FDA 브리핑문서에서 이 회사는 FDA로부터 “RCT가 이러한 유형의 약물(희귀의약품)에 대해 ‘선호되는 승인 경로’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희귀질환에 대한 무작위 연구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 회사는 대신 외부 대조군 설정 방식으로 접근했다고 제안했다.
이후 US메드월드는 고위험 신경모세포종 환자에 대한 후향적 차트 검토를 바탕으로 FDA와 협력해 랜드마크(대표적) 연구를 외부 대조군으로 설정해 ‘엄격한 성향 점수 일치 분석’(rigorous propensity score matched analysis)을 설계해 유효성을 평가했다.
FDA는 브리핑자료에서 US메드월드의 외부 대조군을 설정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예상 치료 효과를 해석하는 데 실험적인 중개연구를 외부 대조군 데이터와 비교해야 하는 ‘내재적 한계’가 있음도 인정했다.
US월드메드는 켄터키주 루이스빌과 캘리포니아주 산디에이고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오피오이드중독, 혈우병, 악성고열증 등에 특화된 제품을 갖고 있는 비상장 강소제약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