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가 편두통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뇌내 단백질인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를 타깃으로 삼아 개발한 ‘앰겔러티120밀리그램/밀리리터프리필드시린지주’ (Emgality, 성분명 갈카네주맙, Galcanezumab-gnlm)를 화이자의 ‘너텍오디티’(Nurtec ODT, 구강분해제 제형, 성분명 리메게판트 rimegepant)와 직접 비교한 편두통 예방 효과 입증 4상 ‘CHALLENGE-MIG’ 임상시험에서 우월성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
릴리가 16일(현지시각) 발표한 바에 따르면 간헐성(Episodic) 편두통 예방약인 앰겔러티는 1차 평가지표인 월별 편두통 발생일수가 50% 이상 감소한 피험자 비율에서 너텍ODT에 비교해 통계적 우위를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응률도 두 약이 유사한 수준이었다.
다만 3개월 간 진행된 시험에서 앰겔러티의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됐으며 이전의 6개월 임상연구와 일치되는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요 2차 평가지표가 수치상으로 보다 나은 경향을 보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안전성면에서 새로운 문제점은 관찰되지 않았다. 릴리는 상세한 임상 결과를 차후에 공개할 예정이다.
앰겔러티는 CGRP에 직접 결합해 CGRP의 작용을 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인 반면 너텍은 게판트(gepant) 계열로서 CGRP 수용체에 결합하는 차단제다. 앰겔러티는 피하주사제인 반면 너텍은 경구 복용약이다.
엠겔러티는 2018년 9월 편두통 예방약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은 반면 화이자의 너텍은 급성 편두통 치료(2020년 2월) 및 편두통 예방(2021년 5월)이라는 두 가지 적응증을 미국서 획득했다.
릴리 부회장으로 뉴로사이언스를 이끄는 앤 화이트(Anne White)는 “이번 임상결과는 신속하게 작용해 보다 적은 투여 횟수로도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앰겔러티의 능력을 입증했다”며 “편두통 발생일수가 감소하면 이처럼 파괴적인 신경계 증상으로 인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ALLENGE-MIG 임상시험은 580명이 피험자로 참가해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됐다. 피험자들은 앰겔러티 120mg을 3개월간 4회(0주, 1일, 30일, 60일) 투여받거나, 너텍 ODT 75mg을 45회(격일) 복용했다. 피험자 중 앰겔러티은 플라시보 ODT를, 너텍 ODT 복용군은 플라시보 주사제를 투여받았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의대의 피터 고즈비(Peter Goadsby) 신경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3번째로 높은 고빈도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편두통이 여전히 진단율과 치료율이 낮다”며 “이처럼 과감한 시험을 진행하고, 편두통 커뮤니티에 보다 나은 정보를 제공하고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릴리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앰겔러티는 2022년에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6억509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올들어 1분기에는 1억543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3% 상승했다.
반면 너텍은 2022년 2분기 매출이 1억94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무려 57%나 상승했다. 연간 총 매출로 추산하면 7억달러를 근소하게 넘긴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는 2022년 5월 바이오헤븐(Biohaven)을 116억달러에 인수하면서 너텍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