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의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 제약기업 솔리제닉스(Soligenix, 나스닥 SNGX)는 신약승인신청서를 제출했던 피부 T세포 림프종(cutaneous T-cell lymphoma, CTCL) 치료제 ‘하이브라이트’(HyBryte 성분명 합성 하이페리신 나트륨, synthetic hypericin sodium, 개발코드명 SGX301) 국소도포제와 관련,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두 번째 임상시험을 시작하라는 지침을 받았다고 1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하이브라이트’는 기존의 자외선보다 안전한 가시광선의 적-황 스펙트럼에 의해 약효가 활성화되는, 하이페리신 0.25% 함유 연고제다. 가시광선에 의해 활성화되는 계열 최초의 광역학요법제(photodynamic ointment)다.
솔리제닉스는 최근 FDA와 회의를 갖고 이같은 지침을 통보받았다. 이 회의에서 FDA는 하이브라이트의 신약승인신청(NDA)이 접수되려면 피험자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 방식의 3상 ‘FLASH’ 임상시험 외에 두 번째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이로부터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솔리제닉스는 이같은 회의 결과를 토대로 임상시험규약을 정하고 추가적인 임상시험의 진행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FDA와 추가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14일 FDA로부터 승인신청 접수거절( refusal-to-file, RTF) 서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FDA 입장은 솔리제닉스의 승인신청 내용이 심사를 진행하기에 충분히 완전하지 않다(not sufficiently complete)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당시 주가는 38% 이상 하락했다.
솔리제닉스는 1건의 3상 ‘Study HPN-CTCL-01’ 임상연구(또는 FLASH 임상시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한 결과를 토대로 신약승인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추가 임상 시행 요구와 관련, 솔리제닉스의 크로스토퍼 샤버(Christopher J. Schaber) 대표는 “허가신청이 지연된 데 매우 실망스럽다”며 “솔리제닉스와 임상시험 연구자들은 FDA와의 협력을 유지하면서 하이브라이트가 고통받는 피부 T세포 림프종 환자들을 위해 시장에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상 FLASH 임상시험은 피부 T세포 림프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역대 최대 규모의 이중맹검법, 피험자 무작위 배정, 위약 대조 방식의 임상시험”이라며 “FDA가 제출된 허가신청서를 접수하지 않은 것은 놀랍지만 FLASH 임상시험 규약에 대한 첫 협의를 진행한 이래 피부 T세포 림프종 치료제 평가에 대한 FDA의 생각에 진보가 있었음을 확신하고, 하이브라이트의 신약승인신청을 뒷받침하기 위한 또 다른 3상 임상이 필요해 보인다”고 인정했다.
이어 “FDA와 회의를 진행하는 동안 우리는 추가적인 확증시험을 위한 시험규약 설계에 필요한 부분들을 협의했고, 평가를 용이하게 하고 필요조건을 충족한 합리적인 시험설계가 빠른 시일 내에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피부 T세포 림프종은 비호지킨 림프종(NHL)의 일종이다. 일반적인 NHL이 B세포 림프구(항체 생성에 관여)와 관련된 것과 달리 CTCL은 일반적으로 피부로 이동하도록 프로그램된 악성 T세포 림프구(세포매개 면역에 관여)의 확장으로 인해 발생한다.
CTCL은 70만명의 환자 중 4%에서 실질적으로 발현한다. 미국에서는 약 2만5000명에게 영향을 미치고, 매년 3000면이 새로 진단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병소는 일반적으로 패치(patch 얕은 흉기) 형태를 띠다가 플라크(덩어리) 및 종양으로 진행될 수 있다. 사망률은 CTCL의 단계와 관련이 있으며, 생존기간 중앙값은 일반적으로 초기 단계에서 약 12년, 질병이 진행된 경우 2.5년에 불과하다. 현재 CTCL에 대한 치료법은 없다.
하이브라이트는 FDA ‘희귀의약품’ 및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받았으며, 유럽의약품청(EMA)도 ‘희귀의약품’ 지위를 부여했다. 초기 T세포 림프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3상 FLASH(Fluorescent Light A ctivated Synthetic H) 임상시험은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로부터 비용을 부분적으로 지원받았다.
하이브라이트의 약효 성분은 약성 T세포들에 의해 발생한 피부병변 부위에 국소 도포하고 가시광선을 쏘이면 약 24시간 후 활성화되는 잠재적 광감작제의 일종인 합성 하이페리신이다. 적-황 스펙트럼을 나타내는 가시광선에 노출되면 피부 내 심부로 좀 더 깊숙하게 침투해 심부 피부질환과 두터운 플라크 및 병변 부위를 치료할 수 있다. 기존 광감각제는 자외선에 의해 활성화되므로 DNA 변형이나 흑색종 같은 2차 악성종양 위험성을 안고 있었다.
광활성화된 하이페리신은 림프성 세포의 비정상적인 증식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피부 T세포 림프종 환자들에게서 분리된 악성 T세포들의 증식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