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샌프란시스코의 신경퇴행성질환 전문제약사인 디날리테라퓨틱스(Denali Therapeutics, 나스닥 DNLI)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신약개발 프로그램인 ‘항체 수송 운반체: 아밀로이드 베타’(ATV:Aβ)의 라이선스 도입 옵션을 행사키로 했다고 1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ATV:Aβ 프로그램은 혈액뇌장벽(BBB)를 통과하는 ATV 플랫폼을 사용해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의 뇌 노출과 표적 결합을 증가시키도록 설계됐다. 아밀로이드 베타의 뇌내 축적은 알츠하이머병을 규정짓는 대표적인 특징이다.
디날리의 항체 수송 운반체(Antibody Transport Vehicle, ATV) 플랫폼은 혈액뇌장벽을 통과하는 데 사용되는 플랫폼 기술이다. 항체 치료제의 뇌내 노출과 표적 결합이 증가하면 플라크 제거를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밀로이드 관련 검사결과 상 이상(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y, ARIA)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디날리는 설명했다.
디날리테라퓨틱스社의 조셉 류콕(Joseph Lewcock) 최고학술책임자는 “최근 이루어진 아밀로이드 베타 기반 치료용 항체 분야의 발전에 힘입어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대안의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임상시험 자료를 보면 응집된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면 환자들에게 유익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입증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ATV:Aβ 프로그램은 뇌 내부에서 치료용 항체의 노출량을 안전하게 높여 효능과 안전성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개발됐다”며 “바이오젠이 이에 대한 라이선스 도입 옵션을 행사해 기쁘다”고 밝혔다. 또 이번 옵션 행사가 차세대 항-아밀로이드 베타 치료제의 개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젠의 신경퇴행성질환 연구 부문의 도미닉 월시(Dominic Walsh) 대표는 “이번 결정은 ATV:Aβ와 관련해 디날리와 구축한 제휴에서 중요한 한 걸음이 내디뎌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는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화의 중요성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을 위해 바이오젠이 노력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택권 행사는 양사가 2020년 공표한 제휴에 따라 이뤄졌다. 당시 디날리는 3상을 진행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LRRK2 (leucine-rich repeat kinase 2) 저해제 신약후보인 DNL151(BIIB122)을 도입했다. 400여명의 LRRK2 유전자 변이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LIGHTHOUSE’ 임상시험이 2022년 12월 3일 시작됐다. 1일 1회 복용하는 용법으로 위약과 대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 신약후보가 파킨슨병 진행을 효과적으로 지연시키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초기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2b상 ‘LUMA’ 임상시험도 병행 중이다. LRRK2 유전자 변이는 파킨슨병 환자에서 가장 빈도 높게 발견되고 있다.
2020년 당시 제휴 계약에는 디날리의 BBB 투과기술로 신경퇴행성질환 신약후보 2개를 라이선스 도입하는 옵션이 걸려 있었다. 이 중 하나의 옵션 행사가 결정됨에 따라 바이오젠은 전체적인 ATV:Aβ의 개발‧발매를 주도하고 이에 소용되는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디날리는 옵션 행사료와 추가 성과금을 지급받게 된다. 또 상용화 이후 별도의 순매출액 대비 로열티까지 수수할 수 있다.